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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해외에서 살면 정치 스트레스 덜 받을까?

by 영국품절녀 2013. 1. 30.



결혼하고 다시 온 영국에서의 생활이 이제 꼬박 3년이 흘렀습니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나 싶은게 놀랄 정도입니다. 현재 영국에서 울 신랑은 외국인 출신 학생으로, 저는 외국인 노동자(?) - 기껏해야 몇 시간 일하는 것이지만요 - 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가 없어서 양육이나 교육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요, 게다가 영국 주류 혹은 한인 사회에 들어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유학생 신분의 (의료 공짜, 세금 면제) 혜택을 누리면서 영국과 한국 사회를 멀찌감치 떨어져 관망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영국에 사는 저희들은 영국 및 한국 사회로부터 받는 정치 스트레스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남편 혹은 자녀의 학업을 위해 영국에 온 한국 아줌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나 보면, 한국보다 영국에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는 훨씬 덜 받는다는데 동의 합니다. 각 자 나름대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작년 대선이 끝난 후, 한국 지인들을 통해 들었던 말들이 있어요.

너희들은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좋겠다. 영국에 있으니까.

5년 동안 안 들어오면 그만이잖아~

 

또한 이번 대선 결과에 불만족한 해외에 있는 유학생들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해외에서 5년 더 살면 되지 뭐.

 

이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음만 먹으면, 해외에 있는 한국인들은 때로는 방관자 혹은 도피적인 언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을 등지거나 국적을 바꾸어버리는 그런 극단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일부는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요.

 

 

 

영국에 사는 대부분의 한인들은 항상 국내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언젠가는 돌아갈 날을 꿈꾸며 삽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현지 취업이 어려워 영국 대학 졸업자들은 다들 귀국하는 추세입니다. 연령대는 달라도 다들 국내 정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제가 해외에 있다보니 확실히 국내의 경제 및 정치적 상황에 대해 국내에 있는 분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국외에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현장감이 떨어지다 보니 그저 보고 듣기만 하는 것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거든요.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정치 스트레스 덜 받고 살기 위해 이민을 생각하나 봅니다.

 

 

 

마찬가지로 영국에 사는 한국인을 보면 이 곳에서도 방관자적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어요.

현지인과의 결혼 혹은 취업 및 사업 등으로 영국에 사는 한인의 수가 늘고는 있지만, 미국에 비해 워낙 이민의 역사가 짧다 보니 영국 주류사회에 제대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아주 일부 한인 분들 정도가 성공 스토리를 쓰고 계시는 것 같기는 합니다. 또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한인 분들의 수보다는 유학생이나 회사 파견 나온 분들의 수가 훨씬 많다 보니, 영국 정부의 정책에 큰 관심도 없을 뿐더러 그저 "얼른 내 할일 끝내고 돌아가자" 라는 자세로 살고 있는 듯 합니다.

 

"나는 영국인이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아직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뭘~~"

 여전히 우리는 두 나라 사이에서 주변인(?) 혹은 방관자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부부처럼 영국에 사는 많은 한국인들은 그저 영국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한국 사회에도 아직까지는 발을 들어놓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서 그저 두 곳 사이에서 떠도는 방랑자 혹은 양쪽 국가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확실한 위치가 정해져 있지 않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두 국가의 정치, 경제 등 심각한 사안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덜하다는 것이 그나마 장점이겠네요. 어쩌면 타국에 있는 사람들의 심정이 다들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산 3년 동안은 경제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마음 편하게 정치 스트레스 안 받고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보면, 남편 학업 혹은 자녀 교육이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아줌마들 중에는 귀국이 두렵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한국에서 제대로 정치적인 문제들과 직접 대면하게 되면서 살아야할테니까요. 한국 온라인 기사들을 보면, 저 역시도 귀국이 종종 두렵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저희 부부는 지지고 볶고 살아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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