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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내 눈을 의심했던 영국 여자의 겨울 클럽 복장

by 영국품절녀 2013. 2. 6.


오늘은 "영국 여자들의 클럽 복장" 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이미 영국에 사신 경험이 있거나 혹은 현재 사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요. 제가 살고 있는 클럽 수가 몇 개 안 되는 이 곳 캔터베리에도 금요일 밤이면 클럽 앞에는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그 주변 일대는 아주 시끄럽습니다. 시골도 이 정도이니, 대도시의 주말 밤 풍경은 과히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전에 살았던 브리스톨 금요일 밤에는 어김없이 경찰관들이 클럽 거리에 서 있을 정도로, 그들의 행동이 상당히 과격해 보였습니다. 당시에 살고 있었던 기숙사가 바로 클럽이 많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금요일 밤에는 외출을 삼가할 정도였으니까요.

 

                                  현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캔터베리 클럽 금요일 밤 풍경

 

영국의 젊은이들에게 금요일에는 "술 먹는 날" 혹은 "클럽 가는 날"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밤 11시가 넘으면 클럽 앞에 젊은이들은 줄을 서지요. 문 앞에는 몸집이 좋은 가드가 지켜 서서 ID 검사를 하고 입장 시킵니다. 특히 주말에는 일부 클럽에서는 입장료를 받기도 하고요. 이미 이들은 초저녁부터 펍 혹은 집에서 모여 술을 어느 정도 먹고 약간 취한 상태에서 클럽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주말 밤에는 한국도 홍대, 강남, 이태원 등지의 클럽 거리는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거에요. 재작년에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늦은 밤에 홍대에 갔다가 깜짝 놀랐거든요. 클럽 주변에 외국인들이 너무 많아서요, 이 곳이 한국인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클럽 앞에서만 볼 수 있는 낯선 풍경은 바로 "여자들의 클럽 복장" 일 거에요.

(사실 북미는 잘 모르겠지만요, 제 주변의 다른 유럽 친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미쳤다는 반응을 보였거든요.)


영국 여자들의 클럽 (혹은 밤 데이트) 복장의 첫 느낌은 솔직하게 말하면 참 야합니다. 일부 한국 남자들의 말에 의하면, 싸 보인다고 해야 하나요? 어떤 한국 남학생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옷이라고 보기도 그렇고, 천으로 간신히 중요 부위만 가리는 정도~

 

 

베스트셀러인 영국 유머 책에 나온 영국 여자의 클럽 옷차림으로, 영국인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 바로 "And I say you're not properly dressed." (적절한 옷차림이 아니야~)

                                                       (출처: How to be British)

 

물론 모든 영국 여자들의 클럽 옷차림이 아슬아슬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들의 클럽 드레스 코드는 여자인 제가 봐도 어디를 쳐다봐야 할 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 (속이 다 보일 것 같아 걷기도 힘든) 완전 짧은 미니 스커트, 10~15cm 족히 되 보이는 킬힐, 가슴만 겨우 가릴 정도의 조그만 탑 혹은 속옷처럼 보이는 슬립 원피스 등.. 하긴 한국도 클럽 옷차림은 평상시 보다는 섹시하고 파격적이게 입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요, 차라리 이런 복장을 따뜻한 계절 혹은 날씨에만 하면 좋으련만,,,


 

참 충격적인 것은~

영국의 추운 한 겨울에도 클럽 앞에는 겉옷 하나 걸치지 않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줄을 서 있는 현지 여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 광경을 처음 본 것은 브리스톨에서입니다. 그 당시에는 어학원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밤에 클럽을 가는 등 그렇게 어울릴 기회가 많았습니다. 추운 한 겨울에 저와 한국인 친구는 롱부츠를 신고, 코트에 목도리까지 칭칭 감고 왔는데, 클럽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현지 여학생들은 정말 슬립 같은 속옷처럼 보이는 드레스 혹은 시원하게 파인 탑에 미니 스커트만 입고 스타킹도 안 신은 맨 다리에 킬힐을 신고 서 있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워낙 낯선 광경에 제 눈을 의심했어요. 보는 제가 더 춥더라고요. 워낙 브리스톨에서 이런 광경들을 봤던터라, 캔터베리에 와서는 별로이상해 보이지는 않네요. 그런데 확실히 캔터베리보다는 브리스톨에서 본 현지 여자들의 옷차림이 훨씬 과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영국 여자들은 유독 클럽 옷차림으로 코트를 제외시키는 걸까요?

클럽 복장은 "나 이렇게 멋지고 섹시한 사람이다" 라는 것을 보이도록 표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두꺼운 겉옷으로 몸을 가리지 않고, 되도록이면 자신의 몸을 과감하게 노출시키기 위해 짧고 파인 옷만 걸치는 것이지요. 특히 애인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성을 찾아야 하니까 그런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참, 보통 젊은 남자들은 반팔 상의를 입곤 합니다.

 

그런데, 몇 주 전에 제가 사는 켄트 주에서 영국 여자의 클럽 옷차림과 관련하여 큰 사건이 있었어요.

 

(출처: TheTimes.co.uk)

 

25살의 영국 여자가 추운 영국 겨울 밤에 동사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클럽에 코트를 입지 않고 아주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간 것이 큰 화를 불렀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예쁘고 똑똑한 여성이지만, 안타깝게도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과 클럽에 갈 때에는 절대 코트를 입지 않고 노출이 심한 옷차림만을 즐겼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죽은 날은 특히 영국에서도 가장 추운 영하 권의 날씨였는데, 역시 그 날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고, 밤에 집에 돌아 왔는데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집 열쇠도 없는 그녀는 아무도 없는 줄 모르고 그저 기다리다가 동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개와 함께 산책을 나온 주민이 그녀를 발견했답니다.

만약 그녀가 술에 덜 취해있었더라면, 휴대폰으로 전화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요. 그녀를 밤에 본 친구의 말에 따르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있었다고 하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매년 겨울마다 보는 영국 여자들의 클럽 옷차림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녀들은 "우리는 너희(동양인) 보다 살이 두꺼워서 추위를 잘 못 느껴" 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요, 실제로 추위를 덜 타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추운 겨울에 코트 하나 걸치지 않고 한여름 복장을 하고 밖을 다니는 것은 위험해 보입니다. 이번 사건이 영국 여자들의 클럽 복장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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