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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명절 휴유증으로 고생하는 영국인과 한국인 비교

by 영국품절녀 2012. 1. 24.



한국은 이제 설 명절의 끝을 달리고 있습니다. 막상 설 명절이 끝난다고 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할 것 같아요. 다시 학교로, 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저희 부부는 오늘 단촐하게 주변 한국인들과 함께 떡국을 끓여 먹었는데, 저의 떡국이 아주 맛있었다는 평을 받아 기분이 아주 좋네요.

명절이 끝나면, 보통 사람들은 "명절 휴유증(Holiday Fatigue)" 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영국의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난 후, 영국인들도 명절 휴유증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러면, 영국인과 한국인이 갖는 명절 휴유증에 대해 알아 볼까요?

명절 음식 스트레스  -  명절 음식 장만, 과식, 급 몸무게 증가

한국 편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장보기, 음식 장만, 상차리기, 설거지와 청소까지 할 일이 태산입니다. 특히 기혼 여성들은 명절이 참 힘들지요. 일부 가정에서는 남자들도 함께 음식을 장만하기도 하지만요.


한국 명절 음식은 칼로리가 높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명절 내내 기름 진 음식만 먹다보면, 속이 느끼하거나 덥부룩,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곤 합니다. 특히 음식을 만들다 보면 기름 냄새로 인해 먹기가 싫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명절 내내 똑같은 명절 음식을 먹는 것이 가끔은 지겨울 때도 있어요.


                         
                             칼로리가 이 정도일 줄이야...   (출처: 이데일리 종합 NEWS)


또한, 명절 내내 기름진 고열량 음식을 먹다보면, 금방 살이 찝니다. 저도 예전에 명절 내내 집에서 TV를 보면서 명절 음식을 먹었더니 몸무게가 2~3kg 정도 쉽게 찌더라고요.


영국 편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준비를 적어도 한달 전부터 시작합니다. (빠른 경우는 3개월 전부터) 보통 여자들이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에요. 예를 들어 쇼핑,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 집안 장식, 카드 쓰고 보내기, 크리스마스 요리 등등 할게 너무 많아요. 제 주변의 영국 아줌마들은 크리스마스 준비가 너무 힘들다고 불평을 하기도 했거든요.

영국 크리스마스 메뉴도 보면, 터키, 파이 등 고열량 음식, 단 디저트, 푸딩, 초콜릿 등으로 살이 찔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콜릿, 쿠키, 푸딩 등을 주고 받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저희 집 주인 아줌마가 초콜릿, 쿠키 푸딩 등을 엄청 선물로 주셨더군요.

               
                   울 신랑은 작년 크리스마스에 영국 가족에게 크리스마스 디너 초대를 받았어요.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휴가 내내 집에서 가족들과 이런 고칼로리 음식들을 먹으면서 보냅니다. 일부는 크리스마스에 먹는 음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요. "Too much eating, Too much drinking..."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고 만난 제 주변의 영국 아줌마들은 어쩜 그리 다들 살이 찌셨는지. 원래 뚱뚱하신 분들인데, 뱃살이 눈에 띄게 찌셨더라고요. 영국 아줌마들은 현재 몸매의 심각성을 아셨는지, 당분간 초콜릿, 버터, 마요네즈 등 코칼로리 음식은 자제하거나 아예 입도 대지 않아야겠다고 하시더군요. 제 주변의 영국 여학생들도 크리스마스에 과다 섭취한 단 음식 특히 초콜렛, 쿠키 등을 끊는 경우도 보이더라고요.


  소비, 지출 자제  -  경제적으로 쪼들림. 지갑이 가벼워짐.

한국 편
올해 직장인 설 명절 평균 지출 예산이 35만원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었어요.
그들 중 미혼자는 평균 28만원, 기혼자은 평균 46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비용은 부모님 용돈, 음식 준비 비용, 교통비, 세뱃돈이라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명절 이후에 보통 가정들은 소비를 자제하게 되지요. 

영국 편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명절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또한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 복싱데이이므로, 영국인들은 일년 쇼핑을 그날 다 해버리겠다는 자세로 무지막지하게 쇼핑을 합니다. 그들이 쇼핑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정말 무서울 정도로 쓸어 담습니다.

                                      복싱데이의 영국 백화점 모습   (출처: Telegraph.co.uk)

그렇다보니, 1월부터는 지출을 자제하는 경향이 나타나지요. 그래서 영국인들은 1월이 가장 힘든 달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12월에 너무 많은 소비로 인해, 1월에는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기 때문이지요.

영국인과 한국인의 명절 피로 및 휴유증은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해 보입니다. 
이제 명절 휴유증을 하루 빨리 떨쳐 버리는 일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