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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안현수를 보는 언론과 국민의 달라진 시선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4. 2. 8.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품절녀님은 제가 노는 꼴을 못 보는 모양입니다. 논문 제출하고 집에서 좀 빈둥거렸더니 글을 쓰라고 사람 못 살게 구네요. 사실 몇 달 동안 논문만 생각했던 터라 어떤 내용을 포스팅해야 할 지 난감합니다.

어제 지도교수를 만나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한 후, 집에 오니 BBC에서 소치 동계 올림픽을 중계해 주더군요. 품절녀님이 대청소 중이시라 틀어놓기만 하고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제가 동계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관심은 덜 하네요.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전 스케이트와 스키를 못 탄답니다. 스노우 보드는 말할 것도 없지요. 운동 신경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김연아 선수 덕분에 피겨 스케이트는 몇 번 보긴 했습니다만 잘 모릅니다.

 

지난 주부터 인터넷을 보니 동계 올림픽 관련 뉴스들이 꽤 나오고 있던데,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는 역시 안현수 선수가 아닐까 아닙니다. 러시아로의 국적 변경은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한국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정작 현재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잘 모를 정도로, 유독 안현수 선수에게만 조명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국내 포탈 사이트에는 안현수 기사가 시시각각 올라오고 있습니다.

 

(출처: 다음 기사 검색)

 

안현수 여자친구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며,

국적이 러시아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게다가 안현수 선수 관련 뉴스의 댓글에는 국적 변경을 비난하기보다는 응원하는 분위기가 많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물론 그 배경을 저도 어느 정도 뉴스나 관련 TV 프로그램을 통해 접했기 때문에 모르지는 않습니다. 일부 한국 스포츠 종목의 뿌리 깊은 파벌 싸움 – 비단 이 분야만 심각하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 에 대한 반발 심리가 어느 정도 반영된 듯 보이네요. 한국 언론조차 관심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보다 안현수 선수에게 있다는 점은 그 만큼 이 문제가 가볍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출처: 다음 뉴스)

 

제가 논문을 쓰면서 잠깐 읽어 본 논문과 책 중에는 "스포츠와 민족주의" 에 관련한 글들이 몇 편 있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자국 선수들의 운동 경기에서의 선전을 지켜 보면서 국민들은 선수들의 승리를 자신과 국가의 승리로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운동 선수들임에도, 오직 같은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그들의 인생을 드라마화하곤 하지요. IMF사태로 한국 경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 국민들을 위로해 준 사람도 다름아닌 박찬호 선수와 박세리 선수였지요. 또한 김동성 선수가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이른바 "오노 액션" 으로 인해 금메달을 박탈당했을 때에도, 전국민은 분노했고 그 화살은 오노선수의 모국이자 올림픽 개최국이었던 미국에게 쏠렸었지요.

 

 

이랬던 한국에서 국적을 바꾸어 올림픽에 출전하는 (前 한국 국적의) 러시아 선수를 응원하는 초유(?)의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부분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출처: 연합뉴스)

 

1.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파벌주의와 상대적 박탈감

 

전 세계 어느 사회나 조직에 가더라도 학연 및 지연 등으로 얽힌 파벌 – 그에 따른 청탁 – 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다만 운동 경기처럼 "능력"만이 선수 선발에 가장 큰 요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외적인 부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이는 두 말할 것 없이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안현수 선수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과도한 관심은 훌륭한 선수가 국적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관련 단체에 대한 분노이자, 나아가서는 이 사회의 "불공정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차라리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관련 단체의 부정부패가 – 그런 문제가 존재하느냐의 논의는 뒤로하더라도 – 해소되기를 기대하는 댓글들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출처: 다음 검색)

 

 

2. 한국인의 약해진 혈연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

 

우선 한국인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외국 국적인 한인도 한국인으로 받아 들일 수 있을까요? 사실 대중뿐 아니라 언론들도 "Korean"의 피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한국인 혹은 한국계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와서 한국 국적을 딴 사람들과 한국계이지만 외국 국적자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국제결혼과 이민이 보편화된 21세기에는 한국인을 규정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욱 복잡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최근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오늘날 한국인들에게는 혈연을 중심으로 한 민족 의식보다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공유해야 할 시민(Civic)의식이를 테면 헌법이 보장한 자유 민주제를 수용하고 그 의무를 다하는 – 이 더 강해졌다고 보는 편이 타당해 보입니다. 쉽게 설명해 보자면, 1990년대까지는 중국 동포들을 한민족 테두리 속에서 인식해 왔었으나, 이제는 한국어를 하는 중국인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지요.

 

 

(출처: 연합뉴스)

 

만약 10년 전에 이런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조국을 배반한 선수라고 대중이나 언론들로부터 낙인 찍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바로 추성훈 선수가 이 케이스에 해당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2년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추성훈 선수가 일장기가 달린 유도복을 입고 금메달을 땄을 때, 스포츠 신문 제목이 "조국을 메쳤다" 였다고 하더군요. 만에 하나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면, 우리 언론에서는 어떤 기사 제목이 등장할 지 궁금해지네요.

 

(출처: BBC)

 

BBC 기사에서는1,500m 남자 쇼트 트랙의 전망을 이렇게 합니다.

"한국과 캐나다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되지만,

"빅토르 안을 주목해야 한다"

 

과연 지난 10년 동안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뀌게 했을까요? 이제 한국인들도 예전처럼 무턱대고 한국 선수들의 선전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 결과를 내기 위한 공정한 과정 (fair play) 역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지요. 아울러 국적 변경을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기 보다는 한 개인의 자유로운 – 안 선수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 선택으로 인정해 주네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지금까지 동계 올림픽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오늘부터는 여러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동계 스포츠 자체의 매력을 느껴 보려고 합니다. 아~ 저는 당연히 우리나라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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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5

  • 노지 2014.02.08 10:07 신고

    정말이지 우리나라의 혈연 지연 학연은 없어져야만 해요. 그 악습은 철저한 사회의 부조리를 만들어내고 있으니까요.
    이번 전라도 섬노예 사건도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죠. 빅토르 안, 응원합니다!!
    답글

  • 보헤미안 2014.02.08 10:15

    둘 다에요...우리나라 스포츠 연맹은 빙상계나 어디나 할 것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늙은이들의 집합소라 선수들을 무슨 경주마처럼 취급하는걸..
    알 사람은 다 아니까요.
    실력있는 선수들은 전폭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ㅉㅉ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같은데서 메달을 따오는 선수들이 있는게 저는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아선수같은 전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피겨선수의 전용링크가 없는 거나 뭐...기타..현실이 참...
    그걸 뭐 다 아니까요☆ 안현수 선수를 욕할 수가 없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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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칼타 2014.02.08 10:20 신고

    한국 네티즌들의 교양도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예전에 이슈성 글 한 편 쓰면 악플이 수십 수백개 달린 적이 있는데..
    요즘은 욕도 잘 안하고, 말도 곱게 잘 하더라고요..^^

    지난 10년 한국인들이 피가 깨끗해져가는 건 아닐까요...
    지킬 필요가 있는 부분은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ㅎㅎ

    답글

  • kyw0277 2014.02.08 10:51

    저는 그 동안 우리나라가 강조해 왔던 순혈주의 등등에 대한 반발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순혈주의, 집단주의를 강조한 탓에 부조리가 정당화 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하니 한민족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약해진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civic에 의한 정의가 혈통보다 더 낫다고 봅니다.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를 믿고 사회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을 원하지 혈통만 강조하는 사람은 원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시선이 높아진 것이지요.
    그나저나 품절남님께서 사시는 켄트와 영국 남부지방은 물바다라고 난리가 난것 같은데 괜찮으신지 걱정이 되네요. 제가 있는 곳은 고지대라서 그나마 문제가 없는데 지금 폭풍이 몰아쳐서 걱정이 되네요.
    답글

  • 아직도 혼혈에 대해 너무 냉소한거 같아요.
    점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품절남님 블로그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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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lsl 2014.02.08 16:07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요인이 있겠죠
    내가 생각한 제일 큰 문제는..... 불공정이 비상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진 결과라고 봅니다
    기득권층 지도층의 대를 이은 부귀영화를 위해 온갖 부정 불법을 저지를 뿐 아니라 방송 언론을 앞세워 그 불법들을 편법을 이용 법망을 피하거나 아예 대놓고 법개정을 통해 돈과 권력을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회 전반에 거쳐서.... 사회 일각에서 인권 공정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고 아예 그것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보호망인 사법권이 제일 부패하고 가진자 편에 서서 그 부정들을 합법과 정당화 시키고 있습니다

    정치의 타락이 사회의 타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언론이 감추고 왜곡해도 알만한 사람들은 알죠 분노하고 있습니다 힘이 없어 외면하거나 살기 바빠 내일 아니라 무관심할지라도 말이죠
    스포츠계도 얼마나 타락했는지 오랫동안 임원자리 꿰차고 있는 사람들의 좌지우지로 승부조작에 돈주면 국대시키는...
    안현수는 빙상의 일각이지만 워낙 존재감이 큰 선수이며 천재적 재능인이라 불거진 극단적인 경우 일뿐입니다
    지난 월드컵때(우리나라에서 열린) 우리나라 선수 소개때보다 안현수 등장에 관중이 더 큰 함성으로 환영했음을 보고
    실소했습니다 나는 안현수 응원입니다(토리노이후 팬이라...)
    답글

    • 서점 2014.02.09 00:03 신고

      정치가 타락하면 사회전체가 타락한다...
      이현이라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해준 짧은 영상에서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해줬던 이야기들이 떠오르네요
      우리사회는 너무도 타락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슬퍼요

  • 풋사과 2014.02.08 23:25

    그냥 안현수가 휩슬어버려서 빙신연맹이 뼈저리게 느끼게 해줫으면 좋겟내요
    러시아는 안현수 보호한다고 별걸다 하던데
    우리나라는....
    답글

  • 서점 2014.02.09 00:02 신고

    좋은글 잘봤습니다
    안현수 선수의 여자친구도 호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죠 ^^
    그동안 한국 스포츠협회들의 굉장히 당황스러운 저질행정에서 사람들이 질려있더터라
    안현수 선수의 마음을 더더욱 잘 이해하는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람들은 스포츠애국주의가 강하긴 한듯해요
    그리고 승리에 유독 집착하는듯하기도 하구요 ^^

    답글

  • JEETLEE 2014.02.09 00:53 신고

    전반적으로 영감님들의 감투자리 성향 때문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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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투도 2014.02.09 00:54

    협회 영감님들의 감투자리에 안주하면서 기성세대의 부도덕한 모습을 보면서 신세대들은 반감을 느낀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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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공장 2014.02.10 10:55 신고

    안현수 선수가 배척받게 된 배경이 코치가 한체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었는데다 매 경기마다 같은 한국 선수들이 반칙해서 안선수를 밀어내고 견제하는 모습을 봐온 분들이 많아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도 파벌주의가 강해서 임원급이 전부 같은 학교 출신인 벤처, 중견, 중소 (심지어 일부 대기업)기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니까요.
    답글

  • 박대표님 2014.02.10 21:52

    과거 추성훈 선수도 유도협의 파벌의 희생양으로 대한민국 국적 포기하고 아시안게임에 일본대표로 나와 우리나라 선수를 보기좋게 매쳤지요 원래는 제일교포로 이중국적이였으나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정정당당히 일본대표가 된거죠 당시 뭣모르는 기자들이 조국을 매쳤다며 쓰레기 찌라시 기사을 찍어내기도 했넜습니다
    답글

  • 아줌마 2014.02.10 22:00

    마음이아프네요..우리한귝사회전반에..학연..지연..혈연..로비..정말끈이지않는것같아요..이번에이게무슨일인가봣더니..마음아픕니다..
    힘내요..응원합니다..
    답글

  • 부여황제 2015.09.29 21:17

    빅토르안도 파벌혜택 받았고 러시아간것도 조건좋아서 국적바꾼건데 저런 외국국적자들을 다른 한국인보다 응원하는게 호구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 버리고 간사람을 지지할필요가 없는거죠. 한국기득권들이 외국국적자들이라서 빅토르안같은 한국계외국인들 우호전파하는거지... 이나라 보면 자국민보다 외국인우선인것 같애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