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야만의 역사를 즐기며 배우는 영국 어린이들, 과연 한국 아이들은?

by 영국품절녀 2011. 10. 11.


영국 9월에는 역사 체험 행사(Heritage Open Days)가 열렸습니다. 영국 전 도시에 있는 교회, 대성당, 대학교, 박물관, 미술관, 성 등 많은 역사 유적지에서는 다양한 역사 체험 활동 및 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곳 캔터베리에서는 9 8일부터 11일까지 캔터베리 대성당, 켄트 대학교, 박물관, 교회 등 에서 다채로운 역사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캔터베리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The Vikings (바이킹 역사와 문화 체험) 행사를 보러 갔습니다.


                               캔터베리 박물관에서 아이들을 위한 바이킹 역사 체험 행사


바이킹(Viking)은 대략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약 300여년에 걸쳐 전 유럽을 - 특히 해안 지역을 - 공포에 떨게 한 족속입니다. 원래 현재의 덴마크 및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거주했던 사람들인데요. 대략 8세기부터 이 지역의 날씨가 급속도로 추워지자, 물론 현재도 춥습니다만, 바다를 건너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대서양을 건너 북아메리카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들의 코 앞에 있던 브리튼섬(영국)은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일찍부터 바이킹들에게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다른 나라들과 잉글랜드는 거의 국토 전역이 바이킹들로 몸살을 앓았다고 합니다. 많은 수의 바이킹들이 아예 영국에 눌러 앉아 살 정도라고 하며, 중세영어에도 꽤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야만성 때문입니다. 너무 과장되었다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바이킹에 관한 영국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살육했다는 유적이 아직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네요. 고대판 Killing Field였을 정도랍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 바이킹 역시 현대 영국인 - 스코틀랜드인들 포함 - 들의 조상이 되기도 하다 보니, 이 곳 사람들의 바이킹에 대한 관심이 스칸디나비안 사람들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캔터베리 박물관 바이킹 역사 체험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많은 어린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바이킹 역사 체험 활동에 참여 하고 있었습니다. 바이킹의 복장을 한 분들과 그 당시 코스튬을 입은 행사 도우미들이 아이들에게 바이킹 체험을 돕고 있었습니다. 



캔터베리 박물관 안에서는 바이킹 역사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바이킹들이 쓰던 칼, 투구 등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 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고 요구하는 아이들의 등쌀에 못 이겨 아빠, 엄마들이 칼 만드느랴, 투구 만드느랴 참 바쁘셨지요. 

 

 


                 보시는 대로, 박물관 안에는 바이킹 문화를 직접 체험하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이미 다 만든 아이들은 바이킹 투구를 쓰고, 칼을 들고, 바이킹의 흉내를 내기도 하고, 부모님들은 이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박물관 밖에서는 바이킹 배를 직접 만들어 띄우는 놀이도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야만스러운 역사를 재미있게 몸소 체험으로 배우는 영국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역사 교육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지하철역 어딘가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서 일본에 대한 증오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독도 문제가 한창 떠들썩 했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도저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그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극적이고 잔혹했었지요.



절대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주제이기는 하지만요, 영국 어린이들이 바이킹을 배우며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그 초등학생이 그림을 그렸을 수업시간이 어땠을까?" 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어린이도 영국 어린이들처럼 즐기면서 그렸을까요?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느껴졌었네요. 과연 무엇이 맞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