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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정보

영국에서는 함부로 도둑 촬영하면 큰일나요~

by 영국품절녀 2011. 4. 18.


몇 주 전에 토들러 그룹 자원 봉사를 하다가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인데요. 여러분들도 알면 좋을 것 같아 중요한 정보 하나 알려 드릴께요. 제가 여러분들에게 생생한 영국 문화와 생활 방식들을 소개하기 위해 오늘도 토들러 그룹에서 아이들의 귀여운 포즈를 찍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룹 리더 분이 말씀하길, 여기서는 부모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부모들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저는 그 말을 듣고 보니, 미안하기도 하면서 좀 당황이 되더군요. 아무래도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는 나라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전 꺼림 직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 찍은 사진들은 자진 삭제 해 버렸지요. ^^;


 

같이 일하는 친구가 말하길영국에서는 학교나 Youth Group에서도 사진을 찍을 일이 있으면, 반드시 부모 동의가 있어야만, 그것도 그냥 구두 동의가 아니라, 자녀의 사진을 찍기에 앞서 서명으로 동의를 다 구한 후 사진 촬영이 진행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크게 별일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제가 너무 이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너무 외국인 태를 낸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다행히 이런 중요하고 새로운 사실에 대해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감사했지요. 나중에 더 큰 실수를 할 수 도 있었을 테니까요.

영국에서는 무조건 타인의 의한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동의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보호자의 - 를 구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그 사진이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밝히고, 그 외에 다른 용도로는 전혀 사용이 불가 된다는 것이에요.


예전에 Christchurch University의 기독교 학생회에서 글로벌 카페에 대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었는데요. 그 때도 입구에서 본 촬영의 내용을 동의할 경우에 서명하라고 하더군요.



                                            도둑 촬영은 절대 안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따라서 혹시 영국 여행 중 지나가다 너무 예쁜 아이를 발견해서 사진을 찍고 싶은 경우에는 먼저 아이의 엄마나 아빠에게 반드시 동의를 구한 뒤에 사진을 찍도록 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나 Facebook 등에는 안 올리는 게 좋을 듯 해요. 왜냐하면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동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도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문화 차이를 잘 이해하고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경에 브리스톨에서 여대생 한 명이 살인을 당한 사건이 있었어요. 제가 전에 살았던 곳이라서 그런지 그 사건에 좀 관심을 가졌거든요. 그러다가 얼마 안가 그 여대생의 주인 집 아저씨가 범인으로 추정되었지요. 그런데 확실한 물증도 없이 그냥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만 될 뿐이었어요.
그런데 벌써 영국에서 출판된 모든 신문 1면에는 그 아저씨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다는 거에요. 아직 범인인지도 확실히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말이지요. 그런데다가, 그 아저씨의 얼굴이 약간 음산하고, 범죄를 저지를만하게 생겼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아예 그가 범인일 것이라고 말도 했어요. 정말 약 2 주 동안에는 BBC 뉴스는 물론이고, 신문에는 온통 그 아저씨 얼굴이 도배되었어요. 결국 그 아저씨는 범인이 아니었답니다.


영국에서는 한동안 각 신문마다 대문짝만하게 이 분의 얼굴이 1면을 장식했답니다. 저는 약간 사진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얼굴을 흐리게 보여드리오니, 사진이 왜 이상하지 그렇게 생각 마세요. ^^

 

프라이버시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국에서는 범인의 얼굴은 (범인이 아니더라도 의심을 받는) 개의치 않고 바로 공개를 해버리네요.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었지만, 벌써 영국 전 역에는 그 사람의 얼굴이 다 공개되어버렸어요. 그 분의 상세한 개인 정보까지도요. 이에 프라이버시를 영국보다는 중요시 하게 취급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얼굴 공개를 거의 하지 않고 있잖아요.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무슨 프라이버시가 있냐는 등의 항의가 많잖아요.

영국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꽤 엄격하게 보호하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6살 먹은 아이들한테 통장이나 컴퓨터의 비밀번호(Pin Number)에 대한 교육을 하고 부모에게도 절대 가르쳐 주지 말라고도 하니까요. 그런데 프라이버시가 예외적으로 공개될 때가 있어요. 다름이 아닌 공공의 안녕의 위협할 수 있다고 여겨질 때이죠.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에 영국의 언론에서도 이렇게 다루는 것 같아요

 

영국의 프라이버시 정책이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