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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에서 대머리는 정력의 상징! 한국에서는 왜?

by 영국품절녀 2011. 11. 8.


대부분의 한국 미혼 여성들은 (결혼 전) 머리가 벗겨진 남자하고는 절대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 남자들 중에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미혼 남성들은 특별히 두발 관리에 큰 관심을 나타내곤 하지요. 요즘에는 과거보다 학업, 취업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 남학생들 중에도 머리숱이 별로 없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주변에서 들은 실화입니다. 미혼 남녀가 소개팅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여자가 보기에 남자 머리 스타일이 좀 이상하더랍니다. 소개팅 내내 여자의 시선은 남자의 머리로만 향했대요. 그리고 한 번 더 만나게 되었는데, 역시나 머리 스타일이 아주 어색했다고 해요.

그런데, 남자가 갑자기 고백을 하더랍니다.
소개팅 남: (우물쭈물하면서) "제가 하지 못한 말이 있는데요."
소개팅 여: (대뜸) "대머리에요?"
띵똥!!  알고보니 가발을 쓴 지 얼마 안 되어 스타일이 다듬어지지 않고 좀 엉성했다네요.
그리고 둘의 관계는 더 이상 진전없이 끝나고 말았대요. 어떤 여자 분은 결혼 날짜까지 잡고, 남자가 대머리라는 것을 나중에 밝히자, 파혼까지 불사했다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네요.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을 정도로, 대부분 미혼인 한국 여성들은 결혼 상대자로 대머리인 남자를 기피합니다. 요즘 많은 한국 여자들은 키가 큰 남자를 선호 하지요. 전에 미수다에 어떤 여학생이 "키 작은 남자 = 루저"라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표현을 써서 온, 오프라인 공간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미혼인 한국 여자들은 결혼 상대자로 대머리보다는 차라리 키 작은 남자가 낫다고 할 정도라고 해요.


반대로, 영국에는 대머리를 가진 남자들이 참 많습니다. 유전, 인종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자주 맞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영국 여자들 중에는 취향이 한국 여자들과는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머리를 좋아하는 비율이 다소 높은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몇 퍼센트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요.) 제가 주변의 영국 대학생 및 미혼 여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개인적으로 대머리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영국 여대생들도 있고, 결혼 상대자가 대머리여도 상관 없다고 합니다. 또한 제 나이 또래의 영국 친구들도, 전에 어학 연수 선생님 남편도 다들 대머리였어요.


한국과 달리, 왜 영국 여자들은 대머리를 선호하거나 기피하지 않을까요?


1. 영국 남자들의 두상은 대머리와 잘 어울린다?

영국 남자들 중에는 머리 숱이 없어서(빠져서) 인지, 아니면 멋을 부리려고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예 깨끗하게 밀어버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영국인들의 두상이 좁고 작아서 그런지 머리 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머리여도 크게 비호감이라는 느낌은 없습니다. 영국 교포 친구가 그러더군요. 머리카락을 전부 밀어버린 영국인들은 별로 이상하다는 느낌이 없지만, 한국 남자들이 대머리인 경우에는 별로 호감이 가진 않는다는 거에요. 그러면서 대머리가 잘 어울리는 한국 남자는 본 적이 없다는 거에요. 아마도 영국에서 오래 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사실 영국인들보다는, 한국인의 얼굴이 다소 크고 넓적한 이마에 둥근 편이어서 대머리가 잘 안 어울리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면, 차라리 깨끗하게 밀어버리는 것이 보기에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친구들 중에 머리 숱이 없거나 빠진다고 해서 아예 깨끗하게 밀어버릴 수 있는 환경도 허락 되지 않지요. 연예인 혹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가능하겠지만, 직장인 남성이 머리숱이 빠진다고 해서 깨끗이 밀고 회사를 다닐 수는 없지요. 설사 그렇게 했다해도, 주변 사람들은 "아프냐?" 등등의 폭탄 질문과 뜨거운 반응에 아주 골치 아플거에요.


2. 영국에서 대머리는 정력의 심볼?

영국 여자들이 대머리인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은 비단 영국 뿐이 아니라 독일에서도 사회적인 통념인 것 같습니다. 다른 유럽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울 신랑의 의사 친구의 말에 의하면, 대머리와 남성 호르몬과의 관계가 없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요. 부부, 남녀 사이에 밤일(?)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영국 여성들은 밤일 잘할 것 같은 대머리 남자를 선호하나 봅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3. 영국 여자들의 독특한 취향? (섹시, 깜찍~~)

영국에는 젊은 층의 대머리가 많아서 그런지 검색 엔진에는 "대머리에 대한 조언 및 스타일리스트" 등의 다양한 정보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머리의 자부심"을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머리에 윤이 나게 반짝거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이런 모습을 본 여성들이 섹시함을 느낄 것이라도 장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재미있네요. 실제로 일부 영국 여자들은 반짝 거리는 머릿가죽을 보는 것을 꽤 좋아한다고 해요.

개인적인 취향이 물론 있을 것 같아요. 제 주변의 영국 여대생들은 대머리가 "너무 섹시하다", "깜찍하고 귀엽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네요. 그런데 꼭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 축구 스타 루니는 부인의 취향 때문인지 자신이 싫어서 인지 몇 달전에 머리를 심어서 화제가 되었잖아요? 불같은 루니 부인의 성격을 고려해 보면 루니가 부인의 허락도 없이 머리를 심었을리 만무할 것 같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런 세 가지 이유로 영국 여성들은 대머리 남성의 선호도가 한국보다는 확실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머리를 가진 남자를 만나 본 적이 없어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요, 다른 것은 다 맘에 드는데, 단지 머리 숱이 없다는 이유로 파혼을 결정하거나, 헤어지자고 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자신의 자녀들이 대머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요. 이제는 가발의 기술이 발전해서 이제는 가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또한 자식들은 일찍 두발 관리를 시키면, 천천히 덜 벗겨 지겠지요.

한국 미혼 여성 분들, 남자가 대머리라고 해서 무조건 기피하거나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은 하지 맙시다.
(저희 신랑이 대머리가 아니어서 "넌 말할 자격이 없다" 라고 하시면, shut up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