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에서 보내는 인디언 써머, 이런 기분 처음이야

by 영국품절녀 2011. 9. 30.



혹시 여러분은 인디언 써머(Indian Summer)를 아시나요?

겨울이 오기 전 가을 끝에 오는 잠깐의 여름.
가을이 가기 전 겨울을 준비하게 해주는 일시적 유예기간 같은 시간.
신이 내린 선물이라 일컬어지는 기간.

이 말 혹시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하시겠지요? 
맞습니다.
바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시크릿 가든"의 첫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나래이션이었지요.

현재 영국은 인디언 써머가 제대로 찾아왔어요.
저번 주까지 영국 날씨는 시원한 가을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계속 되었어요. 
'이제 가을이 정녕 왔구나!'를 실감했지요.
길거리에 서 있는 나무들의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면서,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도 보면서요.

                                    오후 캔터베리의 모습으로, 너무 더워요. 헉헉~~

올 2011년 여름에도 26도까지 올라간 적이 손에 꼽힐 정도로 별로 없었는데요.
이번 주 내내 26도에 햇빛 쨍쨍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분명, 저는 이제까지 영국 가을을 두 번 겪었는데요, 이번 영국의 가을은 저에게 뭔가 특별하게 다가 오는 것 같아요.

                                           
                                     이번 주 내내 캔터베리의 날씨 예보입니다. (출처: BBC News)


올해 영국의 인디언 써머를 제 몸으로 직접 느낀 것은 처음이었답니다.

뭐랄까요? 
가을이긴 한데, 여름 철 오후에 느껴지는 그런 뜨거운 태양열이 허공에 남아 뭔가 두 계절이 혼합되어 있는 상태라고 할까요? 그러면서 저는 몸이 늘어지면서 약간 몽롱하기도 하고, 좀 공허하고 허전한 뭔가가 느껴졌어요. 이 느낌이 뭘까?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나 가을 타나?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날씨에 대한 내 느낌을 막 설명하는데, 그녀가 갑자기 그러는 거에요.

언니, 이번 주가 인디언 써머래요. 나도 좀 기분이 그래요~~~~

솔직히 인디언 써머에 대해 들어 보긴 했지만, 이렇게 내가 직접 몸으로 느끼다니....
날씨에 따라 기분이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경향이 있지만,
잠시 찾아 온 인디언 써머를 내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는 것이
좀 신기하네요.

시크릿 가든에서 나온 말처럼
겨울이 오기 전에 잠시 저에게 준 선물인 인디언 써머를 원없이 즐기고 있답니다.
올 여름에 입지 못했던 살랑거리는 튜브탑 원피스도 입고 캔터베리 시내를 활보하기도 하면서요.


 

                      영국 여성들 인디언 써머로 인해 다시 옷 훌러덩 벗어 던졌네요. ^^


인디언 써머! 
토요일은 28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네요.
영국에 계시는 분들, 마지막 찾아온 여름 원없이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