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에서 현지인 친구 사귀기, 왜 이리 어려워

by 영국품절녀 2012. 7. 24.



영국에 오는 한국 어학 연수 학생들이 겪는 불편한 사실 중에 하나가 바로 “영국에 와도 영국인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 입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홈스테이 영국 가족 및 어학원 영국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영국 생활 중 학생들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전에 어학연수를 했을 당시를 떠올려만 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학원에서 만나는 영국 선생님들과 같은 집에서 살았던 영국 여대생들이 제가 이야기를 나눈 유일한 영국인들이었지요. 그것도 영국 여대생들과 함께 살기만 한 것이지 특별히 친한 관계를 유지한 것도 아니었어요.

다시 말해서, 영국 학위 과정 및 현지 직장이 없는 한, 영국인들을 실제로 만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설사 같은 집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살거나 혹은 교회, 모임 등에서 그들과 만나더라도 친하게 지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고요. 그러니 단기간 영국 생활을 하는 어학 연수생에게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제 경험을 토대로 그 이유를 알아볼까요?


외국인들은 영국 현지인들을 도대체 어디서 만날까요? 길거리, 펍 등등  물론 다양한 곳이 있겠지만요. 저의 경우에는 영국인들을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영국 교회를 찾았습니다. 물론 저는 기독교인이므로 당연히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간 것이지만요, 꼭 종교를 가지지 않더라도 친절한 영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이 곳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영국 교회를 2년 넘게 다니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요, 사실 영국 교회에는 매 주 다양한 국적의 어학연수 및 유학생들이 새로 옵니다. 그리고 몇 주 다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가끔 오는 경우도 있고요. 영국인들은 이런 모습들을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인지, 외국인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저 처음 오는 외국인들에게 가벼운 형식적인 인사 및 안부 정도만 묻는 게 다입니다. 저희 부부도 처음에 영국에 와서 어떤 교회에 갔는데, 예배 후에 한 명도 저희들에게 인사 한 번 건네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바로 그 다음에 다른 교회로 옮겼거든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외국인 학생들은 영국인들과의 매 번 똑같은 안부 정도만 묻고 답하는 등... 몇 번 오다가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요. 비록 기독교인이지만 영어 설교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교회 저 교회를 방황하면서 돌아다니곤 하지요. 제가 지금까지 봐 온 한국 어학생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이런 패턴으로 영국 교회를 다니다가 중단하고 맙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영국 교회에서 가장 싫은 순간이 있다는데요, 바로 "항상 처음 온 사람 취급" 이라고 해요.

너 어디에서 왔니?  이름이 뭐니?  여기서 뭐하니?   (질문 삼종 세트)

 

외국인 친구들은 영국 교회를 거의 몇 달 이상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그 곳에 있는 영국인들이 항상 자기들을 볼 때마다 처음 본 것처럼 똑같은 질문을 하는데, 진저리난다고 했어요. 한 브라질 아줌마는 그런 일을 몇 번 당한 뒤로는 아예 그 영국 교회에 발을 끊어 버렸고요. 제 주변에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외국인 학생들은 그냥 포기하고 한 교회에 나가는가 하면, 자신을 잘 기억해 주는 교회를 찾아 자주 옮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나 이런 사람이라고요.. 제발 기억 좀 하라고~~~ 플리이즈~~  (출처: Google Image)

 

또 다른 이유로는 교회, 모임 등에서 만난 영국인들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영국인들과 2년 넘게 지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영국인들은 쉽게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지요. 하지만, 친해지는 데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한 번 친해지게 되면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영국인들의 성향으로 인해 단기간 영국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영국인 친구를 사귀기 참 까다로울 수 있겠어요.

  

그렇다고 절대 영국인 친구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이 나에게 와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그런 수동적인 자세로는 절대 현지인 친구를 사귈 수 없습니다. 현지인들이 있는 교회, 모임, 행사 등을 찾아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말을 붙이거나 친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 주변에도 보면, 활발하고 붙임성 좋은 학생들은 영국인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누군가 자신에게 와서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기만 한다면, 절대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조차 없을지도 몰라요.

저희 부부의 경우에도 2010년부터 현재 출석하는 교회에 매주 주일 예배 출석은 물론이고, 다양한 행사 참여 및 구역 모임에도 거의 다 참석하면서 이들과의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친하게 지내는 교회 분들의 도움을 받아 아주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었거든요. 또한 다양한 모임에서 만난 제 또래의 현지인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하고 식사 초대도 서로 하면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분명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지에 따라 현지인 친구를 얼마든지 사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영국까지 와서 현지인들과 많은 이야기도 못 해보고 귀국하면 너무 아쉽잖아요.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

                                                                         관련 글 더 보기

수줍음을 타는(?) 영국인들과 친해지기 위한 한국인 커플의 분투 ~

 해외 나온 한국인, 유독 현지교회 가는 이유

한국인 아줌마의 영국인과 하는 자원봉사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