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에 온 한국 남자들 이발 후 처참한 꼴을 안 당하려면~

by 영국품절녀 2011. 4. 9.


한국에서는 쉽게 헤어 스타일을 바꿀 수 있었지만, 영국에 오니 내 맘대로 헤어 스타일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런던, 본머스 같은 한국인 미용실이 있는 곳은 가능하지만요. 요즘에는 다소 어려워지긴 했지만, 제가 어학연수를 하던 2005년도만 하더라도, ~ 보면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이 바로 구분이 가능했지요. (일본인 찾기가 제일 쉽지요. ㅋㅋ) 그 당시에도 물론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분간이 안되던 중국 여자애가 있었지만요. 그 애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1년 있어서 그런지 입고 다는 것이 어쩌면 한국 애랑 그리 비슷하던지…… 더군다나 요즘에는 중국 친구들도 한류의 영향인지 돈이 많아서 인지, 한국이나 일본 친구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몸에 치장을 하고 다닙니다. 오죽하면 대형마켓에서 장보는 중국 여자애들은 샤넬, 루이비통 백 등 명품 가방을 들고 장을 보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가 있지요.

그런데 한국인과 중국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헤어 스타일입니다. 헤어 스타일 만큼은 중국 친구들이 한국 친구들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남녀 성별을 불문하고 한국 사람들이 헤어 스타일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오죽하면 숱 가위까지 가지고 온 한국 친구들도 여럿 만났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런던까지 가서 한국 미용실을 이용한답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래도 여자들은 머리가 길면 질끈 묶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남자들은…… 묶고 다닐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울 신랑은 두 달에 한 번씩 영국 미용실로 머리 자르러 간답니다. 올 때마다 참~ 파격적인 스타일을 하고 오지요. 신랑 말이 머리 자르기 전에 미용사와 샘플 사진을 보면서 상의를 하기는 한다고 하는데, 같은 미용사에게 잘라도, 어떤 날은 너무 짧고 어떤 날은 신기하게 잘라 가지고 오더군요. 어쨌든 오늘은 영국에 온 한국 남자들의 이발에 대해서 이야기 해 드릴게요.

 

제가 캔터베리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미용실이나 이발소가 굉장히 많다는 거였어요. 미용실의 경우 남자 컷트가 대략 10~20파운드 정도, 이발소의 경우 6~8파운드 사이로 가격은 천차만별이에요. 한국과 비교해 헤어 관리 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여자컷트는 거의 25~30파운드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미용실의 경우는 누가 자르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이 짧은 머리를 고수하는 분이면, 이발소도 나쁘진 않을 것 같네요.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솔직히 서양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얇아서 대충 이렇게 잘라 놓고, 왁스 정도로 힘만 줘도 스타일이 사는데 말이지요.
                                              (출처: http://media.photobucket.com/)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머리카락이 두껍고, 뻣뻣한 편이죠. 실제로 울 신랑 머리를 잘랐던 영국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말하길 가위가 자꾸 미끄러진다고 하더군요. 울 신랑도 한국에선 참 드문 찰랑찰랑 생머리인데 말이죠. 결국 샘플 사진을 보고 아무리 얘기를 해 봤자영국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은 정작 자를 때 난감해 한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정말 마음에 들게 머리를 하셨을 때, 사진을 찍어 두세요. 약간 큰 사진으로 앞, , 옆 뭐 이렇게 부분 별로 현상하세요. 준비한 사진을 헤어 스타일리스트에게 보여 주세요. 그러면 그나마 비슷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자란 교포 분 영어 문제가 아니죠? - 도 아무리 설명을 해도 원하는 머리가 안 나온다고 합니다. 결국 이 방법이 가장 나을 수 있다는 거에요.

 

 

Tip. 좋은 정보 하나 더!  Low payment but high risk (저렴한 비용이나 큰 위험부담)입니다. 조금 전에 미용실에서도 누가 머리를 만지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했었죠? 여기서도 미용실은 나름대로 계급사회인 것 같네요. 신입은 주로 떨어진 머리 쓸고 손님에게 차 준비하는 일을 합니다. 각 미용실에서는 막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모델을 구합니다. 여기서 모델은 그야말로 모델입니다. 이를 테면, 한 쪽은 고참이 깎고, 그걸 지켜본 막내들이 다른 한쪽을 똑같이 자르는 것이에요.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요. 물론 마무리는 고참이 와서 해주긴 하지만요.

 

 


                          한국이나 여기나 미용실 막내들의 일은 다르지 않네요.  (출처: http://www.vacumaid.com/)

 

울 신랑이 다니는 단골 미용실에서는 2~3파운드(물론 미용실마다 다르나 공짜일 때도 있어요)에 모델을 구하곤 하더라고요. 아는 한국인 여학생이 공짜로 자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이상하게 잘라서 온 적이 있네요. 그 헤어 드레서는 이쁘다며 잘라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너무나 맘에 들지 않았지만, 만지면 만질수록 이상해 질 것 같아서 그냥 좋다고 나왔다고 하네요. 이런 위험을 감수하시려면 공짜 모델로 나서도 된답니다. ㅋㅋ

참고로 이런 정보는 동네 지역 신문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주로 테스코나 세인즈베리와 같은 대형 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지역 신문에는 미용실 쿠폰, 프로모션 및 디스카운트 정보 등이 담겨 있을 때가 많으므로 대충 훑고 버리지 마세요. 참, 학생 할인되는 곳도 많으니까 참고 하세요.


보통 영국 미용실은 예약제로 이루어져있으므로, 항시 예약을 먼저 하세요. 간혹 가다 예약 없이 물론 가능할 수도 있긴 하지만요. 기다리는 수고를 피하시려면, 예약을 하면 좋겠지요.

 

                        울 신랑의 단골 미용실이에요. 학생 할인되어 11파운드 정도로 자르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미용실에서 필요한 용어 정리가 도움이 될까해서 알려드릴게요.

(1)   머리를 얼마나 짧게 할거에요? How short do you want (your hair)?

(2)   귀 위로 살짝 올라갈 정도로요. A little bit above the ears.

(3)   그 반대는 A little bit below the ears.

(4)   그리고 가장 중요하죠?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씀 하세요. I’d like this.

(5)   구레나룻은 남겨주세요. Please, leave my sideburns.

(6)   영화 아저씨의 원빈처럼 바리캉만으로 자르는 것을 Clipper Cut이라고 합니다. 일반 컷보다는 물론 쌉니다. 자신

         있으신 분 해보십시다. ㅋㅋ

                이 장면 보고 신랑에게 이렇게 잘라보라고 했더니, 원빈의 외모가 아니라서 못하겠다고 하네요. ㅋㅋ
                주변의 한국 남학생들은 원빈처럼 바리깡으로 자신의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해요.
                                                            (출처: 네이버 영화)

(7)   숱 좀 쳐주고 간단히 정리하고자 할 때는 I want thinned it out.

(8)   머리를 기르는 중이므로 끝만 살짝 다듬어 줄 때는 I want my hair trimmed.

(9)   1인치만 잘라주세요. Just cut an inch off. 설마 1인치만 남겨달라고 하진 않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