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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2월 29일, 영국 남자가 프러포즈 기다리는 날

by 영국품절녀 2012. 2. 29.



영국에서는 올 2012년을 “Leap year(윤년)”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전통적으로 영국 여자들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청혼을 할 수 있는 유일하게(?) 허용된 해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남자들이 결혼 전에 여자에게 프러포즈 하는 것이 하나의 통례로 자리 잡았지요. (물론 모든 남자들이 프러포즈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보통 결혼을 앞둔 여자들은 프러포즈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고 있기에, 남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혹은 자신이 진정 원(?)해서 프러포즈 이벤트에 열을 올리곤 하지요.

 

영국에서는 보통 남자가 여자에게 “Will you marry me?”을 하지 않으면 약혼 및 결혼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 중에는 그냥 서로 좋으면 동거를 하는 경우가 높기 때문이지요. 주변을 보면 동거 중에 아이 몇 낳고 살다가, 나중에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거든요.

 

영국인들은 보통 결혼 전에 약혼이라는 것을 거칩니다. 한국에서도 상황에 따라 약혼식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보통은 생략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약혼식을 크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보통 영국의 약혼은 커플끼리 간단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 때, 우리 여자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청혼이 이루어지는 때 입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남자:  (반지를 주면서) Will you marry me?

                       여자:  (여자는 수줍게) Yes, I will. 혹은 OH, MY GOD을 연발하며 호들갑~

 

                                
                     여성들의 로망인 티파니 제품의 다이아몬드 약혼 반지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의 약혼 반지는 여자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라고 합니다. 여자들은 로맨틱한 프러포즈에 다이아 반지까지 받으니……  그 기분은 말 안 해도 상상이 가지요?

보통 영국에서는 약혼은 둘이서 비밀스럽게 하기 때문에 커플들은 특별한 곳에서 하는 것 같아요. (전 세계의 여자들이 프러포즈 받고 싶은 곳 1위가 바로 야경이 끝내주는 파리 에펠탑 이랍니다.) 전에 권상우, 손태영 부부는 호주에 가서 프러포즈를 했다고 했잖아요. 제가 아는 친구도 영국 남자친구(현재 남편)가 호주에 데려가서 로맨틱한 프러포즈와 함께 다이아반지를 껴 줬다고 하더군요.

이에 반해
, 결혼식 반지는 심플하고 얇은 금반지(밴드)라고 해요. 그래서 결혼한 영국 여자들의 손을 보면, 다이아몬드 약혼 반지와 결혼 금반지를 함께 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드디어 오늘 2012 2 29일은 Leap day입니다. 제가 자원봉사를 하는 카페에서는 오늘 특별한 Leap Lunch을 마련한다고 해요. 오늘 여자가 사랑하는 이에게 프러포즈를 할 경우에는 그 커플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행사가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여자가 남자에게 프러포즈하면 아주 행운이 좋을 것이라고 하는 군요. 

 


여자가 남자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는 말에 문득 떠 오른 것이 있어요.

상황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여자: (자신이 직접 준비한 다이아 반지를 꺼내 들고) Honey, Will you marry me?

            남자:  ..... ye...s?   (당황스럽고 내키지 않더다고 거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랍니다. ㅎㅎ) 


         
                           "Leap Year" 행사로 "로맨틱 수중 프러포즈"   (출처: telegraph.co.uk)

여자가 청혼을 했을 시 남자는 무조건 "OK" 할 수 밖에 없대요.  왜냐하면, 상어가 득실득실한 물 속에 다이빙한 후, 살아서 물 밖으로 나올 때에만 "NO"가 가능하거든요. 이처럼 올해에는 재미있는 프러포즈 행사가 영국 여기저기에서 행해질 것이라고 해요. (특별히 오늘은 유독 프러포즈가 많을 것 같아요.)
 


2010년에 개봉한 Leap Year 라는 영화에서 보면, 아일랜드에서는 2월 29일에 여자들의 청혼을 남자가 절대로 거절할 수 없다는 전설로 이야기가 시작 되지요. 영국 역시, 전통적으로 여자의 청혼을 남자가 거절할 시 벌금 (1파운드)을 물거나 Kiss를 해 줘야 했답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와 비슷한 전통이 있다고 해요.

 
                                                          (출처:  구글 이미지)


"여자가 직접 다이아반지를 사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과연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전 솔직히 없을 것 같아요. 물론 프러포즈를 여자가 하는 경우는 있겠지만요. 제가 그랬거든요. ^^ 단, 반지까지 자신의 돈으로 부담을 해서 남자에게 청혼을 할까 의문이에요.


그런데, 영국 교포 친구가 말하길, 영국에서는 이런 여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하는 거에요. 국에서는 경제력이 있는 여자가 본인보다 낮은 경제력 위치에 있는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상당하다고요. 즉, 자신이 좋으면 남자의 조건에 상관없이 결혼을 결심한다고 하니까요. 실제로 영국에서는 더 이상 "leap day (여자가 청혼하는 날)"가 특별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영국 여자 10명 중 한 명은 여자가 직접 청혼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영국에서도 일부는 여자의 프러포즈에 대해 별로 달갑지 않은 반응인 것 같습니다.
일부 남자들은 프러포즈는 남자의 몫이라고 못을 박기도 하고, 여자들 역시 남자에게 프러포즈 하는 것 자체가 Weird (기이한) 라는 단어로 표현하더군요.  대다수의 영국인들도 프러포즈는 남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오늘 영국 남자들 중에는 직접 구입한 다이아반지를 들고 "나랑 결혼해 줄래?" 하며 부드럽게 속삭이는 로맨틱한 고백을 기다릴지도 모르겠어요. 여자가 하는 프러포즈, 부러운 가요?  한국 미혼 남자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