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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 발렌타인 데이에 먹은 짬뽕 한 그릇에 감동, 왜?

by 영국품절녀 2012. 2. 15.



어제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였지요. 영국은 거의 한달 전부터 발렌타인 데이 행사가 시작이 되었답니다. 각 종 레스토랑에서는 발렌타인 메뉴 홍보 및  예약을 받고, 시내의 다양한 샵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선물 및 장식이 진열되었지요. 그런 광경을 보니 저도 모르게 괜히 마음이 설레이는 것 같아요..

발렌타인 데이 기사를 보다가, 저는 옆에 있는 신랑에게 "나 발렌타인 데이에 뭐 해줄꺼야?" 이렇게 물었더니 역시나 울 신랑의 차가운 눈빛과 함께 "발렌타인은 상술이라느니", "발렌타인이면 여자가 해 주는 거 아니냐" 며 본전도 못 찾고 이렇게 구박만 들었습니다.


신랑은 자신의 대답에 시무룩해진 저의 표정이 신경이 쓰였는지, 제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짬뽕을 만들어 준다고 하네요. 제가 이웃 맛집 블로거들이 소개한 짬뽕 사진을 보고 먹고 싶다고 그랬거든요.

연애 때에 신랑의 짬뽕을 먹은 기억이 있지만, 오래간 만에 신랑의 짬뽕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먼저, 신랑표 짬뽕 준비물이에요.
각종 야채와 해물이 있어야지요.



짬뽕에는 고추기름이 꼭 필요해요.
신랑이 직접 고추가루와 식용유로 고추 기름을 만들었네요. 너무 기름에 고추가루를 오래 두거나 센 불로 두면, 고추가루가 타 버리니까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은 현란한 솜씨로 해물을 볶는 모습 찰칵~ 
고추 기름과 해물 및 야채를 넣고 볶아 줍니다. (고추 기름이 상당히 필요한 것 같아요.)



다 볶아준 뒤에 굴소스, (다시마, 대파, 멸치) 육수, 고추장 조금, 고추가루를 넣고 팔팔 끓이면 완성



             발렌타인 데이에 어떤 선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이 가득 담긴 신랑표 짬뽕밥~



정신없이 "너무 맛있어" , "신랑 고마워, 사랑해"를 외치며 짬뽕 국물을 훅훅~ 불어가며 먹었습니다. 솔직히 고개 푹 숙이고 정신없이 먹어, 이런 말을 정말 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네요. 발렌타인 초콜릿보다 더 따뜻한 사랑이 담긴 신랑의 짬뽕 한 그릇, 완전 감동 받았어요.

신랑은 짬뽕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운 저를 보면서, "이런 남편이 어딨냐?" 그럽니다. 
당분간은 영국에서 보낸 행복한 발렌타인 데이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