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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정보

영국 사는 한국인의 가장 골칫거리, 비자 발급

by 영국품절녀 2013. 3. 2.



한국에 살 때에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비자(VISA)" 인데요, 우리나라가 아닌 영국에서 살다 보니 비자 문제는 항상 골치가 아픕니다. 그래도 다행히 제 경우에는 신랑이 학생 비자를 받았으므로, 저는 학생 비자에 따른 동반자 비자를 별탈없이 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을 보면 비자 타입이 이렇게 나뉘어 질 수 있어요. (영주권 및 시민권 제외)

1. (학부 이상) 학생 비자 – 해당 교육 과정에 따라 비자 발급 기간은 달라요.
2. 어학연수생들이 주로 받는 비자 – (영어 점수 無) 11개월 비자 or (영어 점수 충족) 1년 비자
3. 자원 봉사 혹은 워킹 홀리데이 비자 – 자원봉사 1년 비자, 워킹 홀리데이 2년 비자

이외에도, 워크폼 비자 및 특정 업무, 연구 등에 관련된 비자가 있습니다.

 

                             영국 동반자 비자                                                            영국 학생 비자

 

분명한 것은, 영국에서 대학교(원) 입학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어학원 등록 시에는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학연수로 오는 학생들은 11개월 비자는 재정만 충분하다면 별탈 없이 받을 수 있고요, 영어 성적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1년짜리 학생 비자도 받을 수 있어요. 이처럼 학업 혹은 어학을 위해 영국에 오는 것은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또한 부모 중 한명이 대학교(원) 학생으로 풀타임 등록이 되면 배우자 및 자녀들도 동반자 비자를 받고 영국 입국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영국 사는 한국인들이 비자 문제에 직면하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자녀의 조기 유학보다는 부모의 학업으로 영국에 온 경우인데요, 일부 어린 자녀가 있는 한국 가정에서는 부모의 학업이 끝난 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왔을 때, 자녀의 교육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아이를 한국으로 데리고 가야 할지.. 아니면 남겨야 할지..

 

가장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가족 모두 귀국입니다. 하지만, 아빠만 귀국하고 엄마와 자녀가 남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즉 기러기 생활을 선택한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엄마와 아이의 비자 타입이 바뀝니다. 예전에는 부모 중 한 명이 학생 비자로 왔기 때문에, 가족들은 모두 그에 따른 동반자 비자를 받았을 텐데요, 영국에 남은 한 부모는 가디언 비자를 받게 되고, 아이는 학생 비자를 받게 됩니다. 또한 전에는 공립 학교를 무료로 다닐 수 있었다면 그 이후에는 사립 학교에 입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립 학교의 비싼 학비보다도 엄마의 비자가 골칫거리입니다.

영국 Home office 에서는 한국 초등학교 5학년 즉, 나이 12살이 되면 가디언 비자를 부모에게 더 이상 발급하지 않고, 대신에 직업이 있는 영국 현지인 혹은 학교 교사 등이 가디언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영국에서 남아 자녀를 계속 돌보고 싶은 엄마는 다른 비자 타입을 알아봐야 합니다.

일부 엄마들의 경우에는 어린 아이를 놔두고 귀국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대학원 입학 및 어학원을 등록하여 학생 비자를 받고 영국에 체류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대학원 과정 혹은 어학원 등록을 해도 고작 1~2년 밖에 비자를 받지 못하니, 결국 아이가 어릴 경우에는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시키고 보딩 스쿨(Boarding school)에 입학 시키거나, 아예 아이와 함께 한국으로 귀국하곤 합니다.


 

하나 더~~

요즘 영국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는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받기 힘든 비자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워크 퍼밋 비자 (Visa Work Permit) 입니다.

 

영국 워커 퍼밋 비자 (출처: Google Image)

 

영국 경제가 나빠지면서, 외국인 고용을 아예 기피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에는 Post  Study Work Visa 가 있어서 영국 학부 이상을 졸업한 외국인들에게 "2년 동안 영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비자" 를 발급해 주었어요. 현재는 그것 마저도 없애 버렸습니다. 따라서 학생 비자를 받고 온 한국인들은 학업이 끝나면 비자 만료일 전 (보통 학기 종료 후 4개월) 에 무조건 귀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에는 그래도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자리를 찾거나, 잡 인터뷰 등 취업을 준비할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영국에서 비자를 신청하면, 발급받는 바이오메트릭 카드

 

특히 제가 영국에 온 2010년부터는 현지 회사에서 외국인 고용을 기피하는 상황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답니다. 약 20년 넘게 영국 회사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한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되도록이면 현지인들을 고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분의 직장에도 몇 년 사이에 외국인은 절대 볼 수 없고 영국인들로만 채워지고 있다고 하지요. 수많은 이력서가 쌓여 있어도, 적합한 현지인들을 뽑으려고 계속 구인 광고를 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는데요.

석사를 마친 한국인이 영국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현지 회사에 거의 몇 백통의 이력서를 보냈는데요, 그나마 인터뷰를 보자는 약 몇 곳에서는 이렇게 말을 했답니다. 영국 현지의 한국 회사도 포함이고요.

 

우리는 너를 뽑고 싶은데,

혹시 비자 문제를 네가 해결해 올 수는 없겠니?

 

아니, 말이 됩니까?

외국인인 우리는 일을 할 수 있는 비자가 있어야지만 영국에서 체류를 하고 일을 할 수 있는데...  영국 회사에서는 너를 고용할 테니 비자를 해결해 오라는 말이요... 즉, 너를 뽑을 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요?

결국 그 학생은 한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비자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곳은 한국인이 아니면 절대 안 되는 히드로 공항의 면세점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만약 그 학생이 영국에 어떻게든 남아 있고 싶었다면 당연히 그 일을 했겠지만,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일하고 있는 곳도 다들 현지인 혹은 유럽 출신들입니다. 저와 같은 외국인들은 모두 저처럼 학생인 배우자의 동반자 비자로 일하는데 문제가 없거나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즉, 많은 회사가 굳이 외국인에게 워크퍼밋 비자까지 해결해 주면서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요즘에 영국에서는 비자 문제가 전혀 없는 (영국 영주권 및 시민권 혹은  EU 출신) 한인들이 취업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절대 귀국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현지인과 결혼을 하기도 하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비자 문제가 해결되니까요.

 

영국 비자 (출처: Google Image)

 

이런 상황으로 요즘 영국 대학을 졸업하는 한국인들은 여기서 취업을 하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태반입니다. 실제로 대부분 귀국한다고 보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제가 전에 석사 때 만난 한국 학생들 대다수가 현재 졸업 후에 거의 귀국했거든요. 일부 영국에 남아서 취업을 한 사람은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이에 반해 물론 소수이지만, 워크퍼밋 비자를 받고 일하고 있는 한국인들도 있습니다. 영국 회사에서 봤을 때 현지인, 유럽인 등을 통틀어 적임자가 오직 "너" 밖에 없다는 판단이 설 경우에는 설사 외국인이라고 해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비자 발급을 받도록 도와줍니다. 다만, 운이 안 좋을 경우에는 회사에서는 비자를 내줬을 지라도, Home Office 에서 비자 발급이 거절되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고 하니까요.

 

영국 유학 및 취업을 목적으로 오실 분들은 꼭 명심하세요.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쉽게 취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단순히 영국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 직장을 무작정 퇴사하고 나오는 것도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다만, 남들과 비교해서 나만의 뭔가가 확실하게 있을 때에는 취업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역시 신랑의 학업이 끝나면 비자 문제가 걸리게 됩니다. 울 신랑도 워크퍼밋 비자를 받을 만큼 뭔가 특출난 것이 있어야만 현지에서 취업을 할텐데요. 정말 영국에서 비자 걱정 않고 마음대로 일하고 사는 EU국가 출신들이 부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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