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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집 주인은 복불복

by 영국품절녀 2011. 6. 16.


대부분의 한국 학생및 가족들은 자기 가족끼리 안락하고 편하게 삽니다. 그러다가 영국에 오면 집 주인과 함께 사는 홈스테이 또는 집을 렌트하여 살게 되지요. 분명히 우리가 돈을 내고 정정당당하게 사는 것인데도, 주인 집에서 얹혀사는 마냥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사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일이겠지요.

 

 

                     좋은 집주인 및 홈스테이 가족을 만나는 것은 복불복일 수 밖에 없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저희는 커플이라서, 단독으로 저희끼리만 살 집을 구하느라 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싱글 인 경우에는 여러 명이 사는 플랏에 들어가기가 쉬우니까요. 저희가 행운이었던 것은 현재 집주인이 너무 친절하고 정이 많다는 거에요. 저희 집 주인은 캔터베리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Ashford 근처에 사는데 목장도 가지고 있어 말, 닭 등을 키우고 있어요. 그래서 매 달 집 값을 받으러 올 때마다 닭이 바로 낳은 신선한 달걀 몇 알씩과 가끔 케이크 등을 함께 가져오십니다. 처음에 이사 올 때는 집 들이 선물로 케이크와 난을 선물해 주셨고요. 크리스마스에는 카드와 초콜릿, 푸딩 등 크리스마스 때 먹는 음식들을 너무나 많이 선물해 주셨답니다. 그리고 매 달 오실 때마다 약 2-30분 이상을 안부 등 자신의 이야기도 해주시고, 우리의 걱정과 푸념에 함께 동감도 해주시지요. 목장에 한 번 놀러 오라고 해서 곧 갈 예정이고요.

 

                                저번 달에 아줌마가 주신 완전 신선한 유기농 달걀입니다.
                                      계란 후라이를 해 먹어 보니 정말 맛있었어요.


또한 주인 아저씨는 맥가이버에요. 키도 크고 완전 멋있어요. (울 주인 아줌마가 미인인데다가 아마 재혼하신 것 같아요. 아저씨가 완전 어려보이거든요.) 집에 열쇠구멍에 이상이 생겨 고장이 났을 때는 새로운 자물쇠를 만들어 주시고, 토스터기가 작동하지 않을 때, 화장실 스위치가 고장 난 경우 등 집에 무언가 이상이 생겨 SOS를 외치면, 언제든지 자신의 공구 박스를 가지고 와서 바로 고쳐주시지요. 특히 작년 가을에 갑자기 무선 인터넷과 전화가 불통이 되었을 때도 아저씨가 직접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고장 신고도 해 주셨고요. 또한 저희가 작년 겨울에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보증금을 2/3를 돌려주셔서 그것을 쓰라고 하시기도 했지요. 아무도 없는 영국에서 주인 부부의 따뜻한 마음씨에 저희는 너무 감사하게 살고 있답니다.


 
不福

그런데, 간혹 영국 어학연수 생들이 홈스테이를 하다가, 주인과 트러블이 생겨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는 한국인 학생은 주인이 아침 식사로 씨리얼과 우유를 주면서, 자기들은 English Breakfast를 먹더래요. 거기다가 음식도 형편 없고 항상 따로 식사를 한다고 해요. 이렇게 집 주인들이 매일 값싼 재료 및 냉동, 인스턴트 음식 등을 주기도 하는 등 학생들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학연수 생들 사이에서는 그 집의 사정을 알려면, 얼마 짜리 감자를 먹는 지 확인해 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하니까요. 또, 어떤 영국인 주인은 한국인 가족에게 한국 음식 때문에 커튼, 카페트에 냄새가 배었다고 하면서, 보증금도 안 돌려주고, 세탁비를 더 내라고 했던 경우도 있었대요. 이런 영국 집 주인들 때문에 영국 사람들이 싫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답니다.



물론, 모든 영국 집 주인들이 다들 이렇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을 위해 많은 관심을 써주기도 합니다. 어떤 주인은 늦으면 전화하라고 하면서 픽업을 나오기도 하고, 아침에 어학원 및 교회에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또한, 친절하게 자주 대화도 해 주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 주기도 하지요.

주인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샤워, 세탁, 귀가 시간 등을 철저하게 따지기도 하며, 영어 공부 등등 좀 간섭하는 주인들이 있어요. 그 배경에는 집 주인도 어학원에서 학생들을 받으면, 최소한의 그 학생들의 교육 및 생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다고 해요. 그래서 평가가 좋으면 어학원에서 더 많은 학생을 소개시켜 준다고 해요. 하지만, 그 곳에 머문 아이들이 영어 공부 등 나태하거나 좋지 않은 상태가 되면 학생들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하기도 한데요. 그러므로 주인도 학생들 관리에 힘쓰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온 한국 학생들은 주인들의 그런 행동과 말에 적잖이 기분이 상하거나, 원할하지 못한 의사 소통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고 해요. 그래서 몇 명의 한국인들은 주인과 언성을 높이고 싸우고 나오기도 한다는 군요. 




                             돈 버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주인 만나면 골치 아프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이렇게 영국에서 어떤 홈스테이(집) 주인 을 만나느냐는 복불복 인 것 같아요. 홈스테이를 하는 학생들은 정말 어떤 주인이냐에 따라 거주 기간이 더 길어질지 짧아질지 결정이 되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다른 국적, 문화라고 해도, 사람 사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생각이 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를 서로가 가지고 있다면, 무슨 큰 문제가 있겠어요.
아무튼 영국에 오신 여러분들
, 좋은 홈스테이 주인 만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