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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옥스포드대 교수가 본 한국 대선 주자, 누구?

by 영국품절녀 2012. 6. 25.



오늘은 영국 품절녀가 바쁜 관계로 블로그에서 종종 언급되었던 바로 그 울 신랑이 글을 씁니다.

 

영국의 대부분의 대학은 지난 주로 모든 학사과정을 마치고 방학에 들어갔지만, 박사 과정 학생은 오히려 더욱 바쁜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는 강의나 컨퍼런스 등등으로 인해 자신의 논문 쓸 시간이 조금 부족하기도 했는데, 방학이 되면 온전히 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한창 학부 및 석사생들의 시험으로 바쁘던 지난 5월말 제 지도교수가 저에게 문득 자신의 옥스포드 시절 지도교수를 만나보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 분이 회의 참석차 이곳 캔터베리에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좋다고 수락을 하고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캔터베리 시내의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교수님은 일본 정치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으며, 훌륭한 학술적인 업적으로 인해 영국정부로부터는 작위를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분입니다. 비록 현직에서 은퇴하였지만 아직도 활발하게 학술활동을 하시는 것이 저에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어학에도 뛰어나, 일본 정치 전문가답게 일본어는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어도 거의 네이티브 수준으로 하신다고 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어로 음식 주문을 하시는데 발음이 예사롭지(?) 않으시더군요. 현재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으며, 곧 프랑스에서 있을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논문을 쓰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은 한국의 정치에도 상당히 깊은 관심이 있으셨는데, 앞으로 있을 한국의 대선에 대해 저에게 이것 저것 물어 보셨습니다. 특히 유력한 대선 주자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의원과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의원에 대해서 유독 관심을 보이셨지요.

 

 

주로 그 분이 질문하시면 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는데, 그 분은 현재 새누리당 아직 한나라당이라고 아시긴 했지만 에서 "박근혜"에 대적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확실히 차기 대통령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대선 주자로 평가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분의 관심은 여권보다는 야권 후보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야당 후보 중 누가 앞서고 있냐고 물으셔서 저는 "문재인 의원"으로 전직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했습니다

 

 

 

 

 

                                                            ( 출처: 동아 )

 

조용히 듣고 계시던 그 분은 대뜸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손학규는 인기가 없을까?

 

저는 손학규 의원에 대해서 아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아 조금 당황했지만, 사견임을 밝히고 대답을 했습니다.

 

교수님 이미지가 강해서가 아닐까요? 당적을 바꾸기도 했고

 

그 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학규 의원의 옥스포드대학 시절과 그 이후 자신이 지켜 보았던 손학규 의원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손학규 의원의 귀국 후 활동에 대해서는 인터넷만 훑어봐도 많이 나와 있지만, 손학규 의원의 영국 유학시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손학규 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그 분의 평가는 블로그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막상 쓰고 보니 안티 손학규 의원 글처럼 되어 버렸네요. 좋은 이야기도 많았다는 것을 밝힙니다.)

 

 

다음 날 다시 만나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는 학교의 공식적인 점심 만찬이어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습니다. 그 분이 전날 부탁하였던 제 명함을 드리면서 저는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 분이 한글을 읽으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 이름을 영문으로만 봐서 정확히 발음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분은 한글을 보면서 이렇게 읽으면 되지?”라고 반문하시는데 저는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자신의 제자에게 소개를 할 터이니 한국을 가거든 꼭 만나보라고 하셨고, 앞으로의 학업에 대해서도 당부와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아직 학생이다 보니 이런 친절의 한 마디에도 쉽게 감동이 되더군요. ㅎㅎ

 

 

사실 이 분과 이틀 동안 나눈 대화는 2시간을 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정치 이야기만 한 것도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학식과 내공이 있는 분과 만나면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자극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네요. 바로 영국 품절녀 복귀시키도록 조치하겠습니다.

 

6월 마지막 한 주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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