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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외국인이 묻는 한국인의 국적, 남이야 북이야

by 영국품절녀 2012. 7. 28.



한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정치 체제를 가졌지만, 둘 다 "Korea"이기 때문에 서로는 뗄 수 없는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번에 북한 국기 해프닝이 있었을 때에, 지난 번에 김정일이 죽었을 때만 해도 영국인들은 주변의 한국인에게 북한 소식을 알리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너희들(한국인) 김정일 죽었을 때 울었니??  

이런 질문을 거의 한달 간 들었을 정도라니까요.

 

한국에서만 생활했을 때에는 전혀 생각치도 않았던 질문 혹은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영국에서 마주치게 될 때마다 저는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랍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인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이 바로 국적에 관한 질문일 거에요.

Where are you from?

보통 한국인들의 대답은 두 가지 일 수 있겠어요.

1. South Korea

2. Korea

 

1번처럼 딱 정확하게 짚어주면 별다른 질문이 없지만, 2 코리아 라고만 대답했을 때에는 보통 아시아 출신 (한국과 북한의 정치 상황을 잘 아는) 외국인들은 당연히 "한국에서 왔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지만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혹은 관심이 없는) 외국인들은 다시 (남) or 남(북) ?? 이렇게 묻습니다. 하도 자주 듣는 질문이라 농담조"북한에서 왔다" 라고 해도 "응..그렇구나" 하며, 전혀 의심없이 다른 친구들에게 저를 북한에서 왔다라고 소개할 정도로 진짜 그렇게 믿습니다.

 

아는 한국 분의 실제 사연인데요, 피쉬앤칩스를 먹으려고 들어간 음식점에서 터키 아저씨를 만났다고 해요. 그 아저씨는 한국인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 (South Korea)"이라고 대답을 하니까 갑자기 이렇게 아는 척을 하더랍니다.

"너네 이번에 대통령 바꼈지?" 

 (우린 아직 대통령 선거하려면 몇 달 남았는데..뭐라는 거야...)  ??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키 작은 사람... 김정은.."

"나는 거기(북한)가 아닌 한국에서 왔다고"

 (신기한 듯이) "거기(북한)는 너희(한국)랑 달라??  그럼, 너는 북한 가 봤니?" 

 

사실 저는 처음에 외국인들이 "남쪽에서 왔냐? 북쪽에서 왔냐?" 라는 말을 물어보는 자체에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영국에 와서 내 마음대로 누구를 만나고 그러면... 당연히 남쪽에서 온건데..왜 그걸 왜 모르는 거지? 이렇게 저는 제 중심적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또한 영국에는 북한 사람들이 별로 없어 현지인 및 외국인들은 그들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는 줄로만 알았거든요.

 

                 

          북한 태극기 소동으로 인해 많은 영국인이 한국과 북한의 국기를 확실히 알았을 것 같아요.

              아까 개막식에서도 북한 선수단 입장할 때 국기 소동과 김정은을 언급 하더라고요.

                                                                 (출처: BBC)

 

그런데, 알고보니 영국에는 북한사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북한 출신 탈북자들이 영국에 이천명(2010년 통계)이나 넘게 있다고 하거든요. 또한 영국 전 역에 어학연수 및 유학을 하는 북한 학생들도 상당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행동을 보인답니다. 직접 북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영국 교사와 같은 어학원에 다녔던 한국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통 어학원 및 학교에 재학 중인 북한 젊은이들은 전혀 같은 반의 외국인 친구들과는 어울리지도 않고  오로지 자기들끼리만 다니고, 이야기하는 (혹은 수업도 자기들끼리만 하는) 확실히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한 북한인들은 현지인들 및 한국인들과도 어울리긴 하지만요.

 

일부 한국 학생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해요.

왜 South Korea 라고 말하느냐?  그냥 Korea 라고 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하나이니까..... (갑자기 코리아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ㅎㅎ)

이런 말을 듣고 보니, 사람에 따라 국적을 대답하는 것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어떤 한국인 남학생의 국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어요.

Where are you from?

Korea

South or North?

From good one~~

굳이 "남이다, 북이다" 가 아닌 이렇게 대답을 하면....

외국인 친구들은 예상치 못한 반응에 " I see"  하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웃는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외국인이 국적에 대해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시는지요? 사실 외국인들이 우리가 남한 혹은 북한에서 왔는지 크게 관심이 있어서 묻는 것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지만요, 분단된 국가에서 사는 우리들만 듣는 슬픈 질문이 아닐 수 없네요. 어서 통일이 되어 그냥 "Korea" 라고 단순하게 대답할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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