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한국과 영국 크리스마스 분위기, 달라도 너무 달라

by 영국품절녀 2011. 12. 24.


오늘은 201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는 토요일이어서 아무래도 시내가 일찍 시끌법적해질 것 같습니다. 벌써 눈이 보슬보슬 내리고 있으니, 올해는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겠지요. 사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일이지만, 현재는 본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진 것 같아요.


                   Christingle 예배로 드릴 때 만든 것이에요. 각 재료가 뜻을 담고 있어요.


                                           오렌지: 세계,   붉은 띠: 예수의 피,
                               4
개의 막대기에 꽂힌 말린 과일 또는 젤리: 사계절
                               오렌지 중간에 있는 초: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영국 젊은이들 중에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예수님의 탄생일인지도 모르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하네요. 예수님 빠진 크리스마스 문화는 한국이나 영국이나 비슷해 보이네요.


그러면, 한국과 영국의 상반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 번 보실까요?

밖으로 나가는 한국인  VS  집으로 들어가는 영국인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친구들끼리 매일 파티, 모임에 참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집으로 쏘옥~ 들어가서는 가족들끼리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냅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성탄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와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깁니다. 단순히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크리스마스 게임 등을 하면서 그들만의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을 갖습니다. 영국인들은 말일까지 긴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거리의 한적한 캔터베리 시내 모습이에요.

이에 반해, 한국인들은 (특히 젊은이) 크리스마스에는 무조건 시내로 나갑니다. 그러므로 시내 레스토랑,영화관 등등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기 때문에 예약 안하고는 들어갈 수도 없어요. 또한 크리스마스 성수기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텔, 음식점, 술집 등의 가격이 두 세배로 올라가는 등 완전 크리스마스 대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영국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습니다.)

또한 한국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베이커리 및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고 파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어요. 일반 케이크보다는 약 두배 정도 더 비싸게 판다고 하네요. 올해에도 온통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겠지요?


연인들을 위한 날 (한국)  VS  가족들을 위한 날 (영국)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괜히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눈이 펑펑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것도 일맥상통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연인들은 크리스마스에 만나서 특별한 행사(?)를 갖지요. 즉, 선물 교환,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식사 등등.....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기대하게 되지요.

일부는 연인들끼리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숙박업소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기사를 보니깐, 크리스마스에는 대실만(약 3~4시간) 받고 가격도 두 세배로 올려 받는다고 하네요. 그래도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예약을 해서 왠만한 모텔은 빈 방이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영국인들도 크리스마스를 위해 카드 및 선물 교환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다만, 크리스마스에는 서로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오붓한 크리스마스를 보냅니다. 특별히 크리스마스 날 만큼은 평소 보지 못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크리스마스 디너를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이 영국인들에게는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디너에 앞서 모든 사람들이 왕관 모양의 크래커(cracker)를 씁니다.


시끄러운 한국의 크리스마스 거리  VS  조용하고 한적한 영국 크리스마스 거리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정말 시끄럽고 난리도 아니지요. 시내 거리마다 많은 인파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으며, 많은 레스토랑, 술집 등도 들어갈 곳이 없을 정도로 꽉 찹니다. 그런 한국의 시끄럽고 흥분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익숙한 한국인은 너무도 적막하고 텅 빈 영국의 크리스마스 거리를 보면 참 당황스럽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당일에 성탄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갔는데, 예배가 끝나자마자 다들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기려고 집으로 일찍 가버리더라고요.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 독거 노인 및 한국인 가족 (저희 부부 포함) 등 외로운 사람들끼리 교회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겼답니다. 영국 크리스마스 거리에는 버스도, 사람도 거의 구경하지 못할 정도로 시내는 참으로 한적하기만 했어요.


   영국 크리스마스가 외로운 저희들을 위해 한 영국인 가족이 선사해주신 내 생애 첫 크리스마스 디너



지금까지 제가 영국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느낀 상반되는 한국과 영국의 크리스마스 문화 비교였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영국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참으로 다르네요. 전 한국에 있지만, 가족과 함께 영국식으로 크리스마스를 오붓하게 보낼 예정입니다.

Merry Christmas!! (여러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