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한국에서 날라온 시아버지의 편지 구절, 눈물 왈칵

by 영국품절녀 2012. 5. 12.



영국에서 살면서 지금까지 시댁 및 친정에서 택배를 꽤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저희가 부탁한 물건 혹은 한국 음식이었지요. 처음에는 부모님께 이런 저런 부탁도 많이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경제적, 육체적으로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자제하고 있지요. 그런데, 몇 달전에 시아버지께서 신랑 앞으로 택배를 보내셨다는 거에요. 신랑은 저에게 한국에서 책이 담긴 택배가 곧 도착한다고  잘 받아 놓으라고 했지요.

전 속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도대체 무슨 책을 보내셨을까?  책만 보내셨을까? 혹시 다른 것이라도??? (먹을 거리.ㅎㅎ)

신랑은 책이라고 알려줬지만,,,,그래도 호기심이 넘치는 전 괜히 궁금해지더라고요.

드디어 택배를 받았습니다. 딱 봐도 정말 책 한권 크기였어요. 책이라고 분명 했건만 전 왜 실망이 되던지요. 그리고는 별 관심이 안 생겨 뜯어볼 생각도 않고 식탁 위에 놔두었어요.

 

저: (뽀로통한 목소리로) "신랑 앞으로 왔으니까, 신랑이 뜯어봐~~~"

신랑: 너가 왠일이냐? 다른 것은 잘 도 미리 뜯어 보더니만...

신랑이 소포를 뜯어보니, 그 책은 영국에 오기 전에 저희가 함께 구입한 "생각의 탄생"이라는 하드커버로 된 책이었어요. 

 

 

저는 속으로 "왜 이 책을 보내셨을까?" 갸우뚱하고 있는데....

신랑이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나 요즘 이 책이 무척 읽고 싶었는데...아버지는 어떻게 아셨을까??"

허걱~~ 부자지간에 텔레파시가 통했나 봅니다. 역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뭔가 있나봐요.

그리고, 책 속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짧은 노트가 있었습니다.

전 그 글귀를 보고 먹는것만 밝히는 저의 행동이 심히 창피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났어요.

 

내 아들이 천재 아들이라고 믿는 바보 아빠가

이 책을 보낸다.

 

                                       2012. 3. 20 오전

* 네 책장에 소장된 책이다.

 

 

저희 시아버지께서는 신랑의 책장 속에 꽂여있는책을 감명깊게 읽으시고는, 신랑에게 현재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리고는 바로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아들에게 보내신거에요. 나중에 알고보니 시어머니도 모르게 보내신거였어요.

 

비록 짧은 문구지만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시아버지의 택배를 통해 전 우리 신랑이 참 행복하고 귀한 아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이처럼 자녀에게 힘이 되는 멋진 부모님이 계시는데, 우리 신랑은 어떤 힘든 고난도 잘 견뎌 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영국에서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부부지만, 뒤에서 묵묵히 저희를 위해 기도하시고 항상 긍정적인 말로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니 뭐가 두렵겠습니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우리 시아버지의 깜짝 선물과 강하고 짧은 편지 구절을 저와 울 신랑은 항상 기억하며 힘든 이 시간을 잘 극복할 것입니다. 시아버지, 감동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

더 보기

며느리는 주고 싶은 도둑이라는 시부모님, 감동이야

한국 장병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시아버지의 명언편지

며느리의 맛 없는 된장국을 드신 시아버지의 유쾌한 대처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