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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회식 모르는 영국인, 12월은 회식 속에 파묻혀

by 영국품절녀 2011. 12. 22.
영국인들은 특별히 한국처럼 (퇴근 후 모임 or 일의 연장) 회식이라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영국 문화 중하나인 "예약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한국처럼 시도 때도 없이) 예기치 않은 회식 문화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다만, 영국(특히 런던) 영업 직종은 한국처럼 회식이 자주 있다고 하네요.)


영국 회사에 파견 근무를 6개월 동안 했던 제 친척 분은 한번도 회식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나마 한국으로 돌아갈 때 작별 파티 정도 한 번 했었는데, 그것도 점심식사로 간단히 끝을 냈다고 해요. 또한 전에 아는 일본인 친구가 영국 지역 축구팀 소속이라서 그의 경기를 보러 갔는데,  경기가 끝난 후에 다들 각자 뿔뿔히 헤어지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답니다. 그것도 이긴 경기였는데 말이지요. 한국 같았으면 다들 좋아서 맥주 한 잔이라도 하러 갔을텐데 말이지요.  


이처럼 회식 문화 없이 사는 영국인들도 12월 달은 회식, 파티, 모임 등으로 일년 중에 가장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10월부터 많은 영국 내 레스토랑에서는 크리스마스 정식(Christmas Meal) 예약을 받기 시작했어요. 보통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정작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떠나거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2주 전부터는 크리스마스 및 연말 모임을 가집니다. 보통 학교, 회사, 자선 단체 등등 많은 회식이 크리스마스 전에 다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레스토랑 예약은 필수 입니다.

 

 

 

 

              영국 내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메뉴가 제공됩니다. (출처: Caférouge.co.uk)

 

매 년 12월 공식적으로 크게 열리는 영국인들의 회식 및 모임은 보통 레스토랑에서 진행이 됩니다. 레스토랑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겠지만, 크리스마스 때라 평상시 코스보다는 좀 비싼 편이고 크리스마스용 식단이 주를 이루지요. 특이하게도, 크리스마스 회식은 개인이 원하는 식단 메뉴 (레스토랑에서 제공한)를 미리 정할 수 있다는 점이 참 합리적이에요. 다만, 영국 음식 이름이 생소한 한국인들은 어떤 음식인지 이름만 보고는 선정하는 것이 어려워, 자주 들어봤던 것 혹은 다수가 선택한 것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답니다. 


 

울 신랑도 크리스마스 2주 전부터 이번 주 내내 점심, 저녁 회식이 계속 있다고 하더군요. 작년에 저도 소속되어 있는 모임에서 12월에 크고 작은 회식이 많이 있었어요. 이처럼 12월은 영국인들이 회식에 파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네요. 따라서 12월 한달 동안은 영국 내 레스토랑에는 항상 많은 모임으로 북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젊은 친구들은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친한 친구 및 동료들끼리 펍, 집, 클럽 등에서 크리스마스 및 종강 파티를 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서 식사하는 영국인들

 

 

신랑 역시 정치학과 교수들 및 박사 과정 학생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모임을 한다고 했다더군요. 울 신랑은 멋진 교수님을 둔 덕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신의 식사 값을 대신 내주셨다고 합니다. 영국에 홀로 남아 쓸쓸하게 보내고 있는 울 신랑에게 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크리스마스 모임이 끝나면, 많은 영국, 유럽인들은 가족이 있는 곳으로 떠나지요. 울 신랑 말로는 이미 학교 기숙사 및 도서관에는 텅텅 비었다고 합니다. 그럼 한동안 학교에는 아시아 친구들만 남겠네요. 영국에 계시는 한국 학생들은 그저 크리스마스 전까지 다양한 모임, 파티 및 회식 등을 통해 재미있는 시간 보내세요.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