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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결혼과 박사 과정의 공통점, 바보가 하는 것?

by 영국품절녀 2012. 11. 15.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요즘 감기 기운이 있는지 몸이 으슬으슬 떨리네요.

 

오늘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그림 하나를 봤습니다.

결혼 vs 박사과정 을 비교한 것인데요.

흥미롭기도 하고 약간 공감도 가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출처: PHDCOMICS By Jorge Cham )

 

결혼 생활과 동시에 박사 과정 중인 제가 그림을 제 나름대로 분석해 볼게요.

(단, 별로 언급할 것이 없는 3, 6번째는 자동 패스함을 알려 드립니다.)

1. 기간은 ??

평균 결혼 유지 기간과 박사 학위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한 것 같습니다. (미국인 것 같아요.)

미국인의 평균 결혼 지속 기간이 "7년 반"인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궁금해서 영국을 찾아보니, "11년 6개월" 로 미국보다는 평균적으로 4년 6개월이 길다고 볼 수 있네요. 영국인들의 평균 결혼 유지 기간이 약 11년이라고 해서, 박사 과정을 11년까지 연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되겠지요? ^^;;

확실히 미국의 박사 과정 기간은 영국보다는 조금 길군요. 아무래도 보통 석박사 통합과정이 대부분이고, 코스워크가 길어서 그런가 봅니다. 물론 영국도 개인 차가 있긴 하지만, 저희 학과에 일부 영국인 학생들은 딱 3년 만에 끝냈어요.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빠르면 학부 3년, 석사 1년 (단, 학부 성적이 좋으면 바로 박사 과정으로 패스), 박사 3년까지 단 6~7년만에 박사 학위를 딸 수 있어서 그런지 종종 20대 중 후반에 대학에 임용되기도 합니다. (정말 똑똑한 경우에는 박사과정 중에 임용이 되어 강의를 하면서 논문을 쓰기도 하네요.)

 

2. 시작은 ??

 "Proposal" 이라는 영어 단어를 통해 비교한 것인데요. 영어 단어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먼저 영미권에서는  보통 남자가 "Would you marry me?" 라는 프러포즈를 하면서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주는 경우에 여자가 "Yes" 를 해야 결혼 준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비슷하게 박사 지원을 할 때에도 역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연구를 할 것인지에 관한 프러포즐을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 후 학업 계획서를 받아들인다는 대학 통보가 있어야 박사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겠지요.

 

 

몇 번이 좋으신가요? 영국 품절녀님은 저로부터 별다른 프러포즈가 없어 기다리다 지쳐 자기가 먼저 해버렸는데요, 그래도 프러포즈는 남자가 해야 멋진 것 같나요? (출처: Everyday Jokes)

 

제가 박사 과정 생인 동시에 유부남으로 비슷한 점을 하나 더 발견했습니다.

결혼할 때 남자가 하는 프로포즈와 박사과정에 지원할 때 제출하는 학업 계획서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내용이 바뀌게 되지요. 결혼을 약속하면서 남자는 "나만 믿어, 행복하게 해줄게~~블라블라" 영화에서 나오는 이벤트와 함께 감동 섞인 대사로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합니다. (저는 안했지만요.) 하지만 결혼 후 생활은 말처럼 마냥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더 이상은 말 못합니다. ㅎㅎ) 마찬가지로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연구 계획서를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달라질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저도 박사과정 지원할 때 제출했던 학업 계획서와 지금 정작 연구하고 있는 주제는 완전히 딴판이니까요.

 

           그림을 보기 위해 맨 위로 올라가야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또 올립니다.

                         (출처: PHDCOMICS By Jorge Cham )

3. 대상은 ??  

이 부분은 한편으로는 웃었지만, 동시에 참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결혼은 보통 어리석은 젊은이들이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박사과정은 어리석은 젊은 백수가 마땅히 할 것이 없어서 (직장이 없어서) 시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바보처럼" 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에 빠진 사람은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에 푹 빠진 바보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어요.

요즘 온라인 기사를 보면, 삼포 세대라는 말이 흔히 등장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을 포기한 세대를 뜻하는데요. 이제는 사포 세대라고 "취업"까지 포기한 것을 말한다고 해요. 좁은 취업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친 후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 들 용기가 생기지 않아 박사 과정에 진학을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고 해요. 현재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이런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이 참 씁쓸하기도 합니다. 저도 백수여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을까요?

 

4. 50%는 ??

그러면 50%는 무슨 의미일까요? 정작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반은 쓰디쓴 이혼을 경험하며 부부의 연은 끝이 나고, 박사과정생 반은 씁쓸한 후회를 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번에 박사 논문을 제출한 영국인 친구가 올 여름에 마지막 논문 교정을 하면서 상당히 지치는지 이렇게 말하더군요. "내가 왜 하필 박사과정을 시작했는지.. 이렇게 힘든데..." 결혼 생활과 박사과정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품절녀님의 눈치가 보이는 관계로 조용히 패스할게요. ㅎㅎ

 

5. 지속은 ??

마지막 질문과 대답이 재미있네요. 결혼 생활은 "운"이 좋아야지만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고 보고 있고, 박사과정이 게으르다면 그 과정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박사과정 기간 제한이 있어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5년 정도 이내에는 논문을 제출해야 하지 않나요?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놀면서 공부하지 않는 박사과정 학생들에게는 나름대로 경종을 울리는 문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재미로 본 결혼 vs 박사과정 비교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단지 재미로만 보기에는 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 생활과 박사과정에 있는 저로서는 "게으르지 않고, 빨리 박사과정을 끝내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그래야 결혼 생활이 앞으로 더 풍요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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