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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국내 블로그 유럽 맛집 후기, 복불복인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4. 2. 27.

어제 다음 기사를 검색하다가 선정적인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파워 블로거 한마디에 10년 직장 관둔 사연은? "  대형 마트의 행사장을 찾았던 블로거가 직원의 행동에 화가 나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포스팅한 것이 화근이 되어,10년 다닌 직장을 그만 두기로 마음 먹은 직원의 사연입니다.

 

저도 블로거지만, 개인적으로 "파워 블로거" 란 말 자체가 참 거슬립니다. 아마도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그 명칭이 사용되어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요, 종종 누군가는 저에게도 파워 블로거라 하시기도 하는데요, 듣는 저는 손발이 오그라든다고나 해야 할까요.

솔직히 저는 어디가서 블로거라는 말도 하기 싫더라고요. 괜한 오해 살까봐요. 제가 해외에 있어서 못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남들에게 자신의 입으로 "나 파워 블로거니까 공짜~ 아니면 깎아줘~" 라고 말할 수 있는지 정말 칼만 안 들었지 도둑이나 다름 없습니다. 참 기가 찰 노릇이네요.

 

 

(출처: Google Image)


 

제가 전부터 꼭 쓰고 싶었던 주제가 바로 "블로그 맛집 후기, 얼마나 믿어야 하나?" 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그저 딱 "반만 믿어라" 입니다. 물론 일부 블로거들의 경우에는 100% 믿지 말라 라고도 하고 싶습니다. 언제부턴가 맛집이라는 말이 아무 음식점에서나 쓰일 정도로 흔해졌고요, 맛집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맛집이라는 말을 그냥 레스토랑 혹은 음식점의 다른 말로 사용하는 편이 훨씬 나을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맛집이라는 단어를 그저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맛집이라는 기준도 잘 모르겠어요. ㅎㅎ

 

제가 3년 전에 한국에 잠깐 간 적이 있었는데요, 직장인 동생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요즘 2-30대 직장 여자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 줄 알아?


바로 "맛집 블로거" 후기 사이트들의 협찬으로, 비싼 음식들을 먹은 후 사진 찍고  후기평만 잘 올리면 되니까. 아예 친구 및 지인들의 약속을 해당 음식점으로 잡는다고 해요. 그 말이 제가 참 이해가 되는 것이 한국에 잠깐 있었을 때에 저 역시도 우연히 기회가 생겨 호기심 삼아 몇 번 후기평 행사에 참여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유명 호텔에서 이루어진 위스키 파티 행사에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어요. 꽤 많은 2-30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저녁 행사에 참여했는데.. 다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큰 카메라들을 들고 사진을 찍더라고요. 일부는 이 날 참석을 위해 며칠 전부터 야근을 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일찍 퇴근한다고 상사에게 혼났다 뭐 이러기도 하고요. 제가 그들에게 직장 다니면서 어떻게 이렇게 저녁에 맛집, 행사 등을 쫒아다니면서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냐고 했더니.. 잠 잘 시간 쪼개거나, 회사에서 근무 중에도 블로그를 틈틈히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저는 속으로 열정이 대단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참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답니다.

 

 

 

그런데 과연 이처럼 공짜로 협찬 받아 후기평을 쓰는 블로거들의 글이 과연 얼마나 신빙성이 높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몇 번의 맛집, 영화, 음반, 화장품 등의 후기들을 쓴 후에,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고 그만 두었어요. 저는 마음이 약해서 협찬 받은 대가로 블로그 후기평을 쓰는 일은 절대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후기들을 보면 공짜로 받아 쓴 후기평들은 다들 좋기만 합니다. 게다가 대놓고 음식점 주인들은 후기평을 잘 써달라고 간곡하게 요구하기도 하거든요.

 

 

저는 국내 맛집 후기평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실제로 협찬 없이도 진정 맛집 탐방으로 인해 후기평을 써 주시는 분들이 많고요, 일단 대다수의 블로거들은 맛집 후기들을 심심치 않게 올리다 보니 어느 정도 비교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다만 유럽 여행 맛집 후기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블로그 맛집 후기만 100% 믿었다가는 손해(시간과 비용)가 크기 때문이니까요. 자칫 하다가는 여행 기분마저 망칠 위험도 있습니다. 실제 제 주변에 블로그 유럽 맛집 후기로 인해 낭패를 본 분들이 꽤 있거든요.

 

그럼 제 개인적인 경험과 추론에 의해 국내 유럽 여행자들의 맛집 후기평이 복불복인 이유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그림들을 직접 보면서

음식을 먹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음식 맛이 절로 좋아지지 않을까요. ㅎㅎ

 

1. 유럽이라는 낭만에 취해, 음식도 맛있어.

일단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유럽이라는 나라에 온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일단 이국적인 환경으로 인해 분위기와 낭만에 취합니다. 그러니 그냥 뭐든지 다 새롭고, 좋고, 맛있게만 느껴지는 법이지요. 특히 2~30대 미혼 여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원래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우 크게 맛이 이상하지 않다면, 그저 괜찮다라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거든요. 음식 맛이 이상해도 원래 이런가 보다라고 합리화 시키기도 하지요. 그러니 아무 펍이나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먹는 새로운 현지 음식들이 신기하고 맛있게만 느껴질 것이고, 일단 먹기 보다는 사진 찍느라 볼 일 못 보지요. 이처럼 기분에 따라서 음식의 맛도 얼마든지 달라지는 법입니다.

 

 

제가 아는 분들은 블로그 유럽 맛집 후기에 몇 번 속은 뒤로 이렇게 당부합니다. 

지나친 미사어구 사용 "안습," "눈물이.." "감동" "하트 뿅뿅" 등을 날리면서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써 놓은 유럽 맛집 후기들은 절대로 믿지 말라. ㅎㅎ

 

아무래도 국내파들과 유럽 거주파들의 여행 맛집 후기들을 보면 꽤 다릅니다. 그 이유는 익숙함의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국내파 중에도 유럽 여행을 자주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유럽에 살거나 유럽 여행을 자주 다닌 사람들은 뭐든지 크게 새롭지도 않고, 음식 평도 더욱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2. 유럽 음식 맛을 제대로 잘 몰라

사실 외국인들이 우리 음식 맛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먹을까요? 우리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아무리 국내에 수많은 외국 음식점들이 있다고 해도 이미 한국식 입맛으로 길들여진 또 하나의 퓨전 음식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먹어 본 외국 음식은 현지 음식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맵고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은 간이 약하거나 혹은 우리와는 다른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유럽 현지 음식들이 맛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영국 아침식사를 처음 접했을 때 정말 맛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뭐.. 별 것 없다라는 반응도 있기 마련이지요.

 

일부 유럽 맛집 후기들을 보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뭔가 대단하게 포장해서 쓴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유럽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고 적기 보다는 굉장히 자신의 취향에 따라 주관적인 감상으로 후기를 작성하고 있으므로, 그런 후기만 신뢰하고 음식점을 선택한다면 복불복입니다.

 

 

피쉬앤 칩스 역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3. 음식은 비싸거나 아니면 싸거나~~

유럽 여행을 하는 (이른바 블로그를 하는) 젊은이들은 극과극입니다. 일부는 먹는 것마저도 최대한 아끼려고 싼 음식들만 먹는가 하면, 일부 호화족들은 미슐랭 가이드 등을 통해 유명지의 비싼 레스토랑만 찾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보면 현지인들과 외국 여행객들이 가는 음식점을 꽤 차이가 있듯이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런 극과극인 블로그 후기들은 일반 여행객들에게는 도움이 별로 안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진정한 유럽 맛집을 찾는 팁~  

 

1. 현지인이 많은 음식점이 맛집이다.  (트립 어드바이저 이용)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후기 사이트는 단연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인데요, 이것 역시도 후기 신뢰도와 관련하여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단언하기에 국내 블로그 유럽 맛집 후기보다는 훨씬 믿을 만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동안 트립어드바이저를 통해 호텔, 음식점들을 찾았는데요, 실제로 이용해 보니 후기와 정말 다를바가 없다는 점에 깜짝 놀랐답니다. 확실히 트립 어드바이저에게 인기가 많은 음식점들은 현지인들의 비율도 높습니다. 그러니 꼼꼼하게 읽어보고 선택하세요. 

 


2. 여행 경험이 많은 지인 혹은 현지인에게 부탁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직접 묻는 것은 다소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동양 여자들에게 일부러 접근하여 레스토랑 호객 행위를 하는 유럽 남자들이 있다고 하거든요. 저와 친구는 전에 벨기에에 갔었을 때에 바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그 곳 바텐더에게 맛집을 소개해 달라고 했었는데요, 그 곳에서 가장 맛있고 가격도 괜찮은 홍합집을 소개해 주었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현지인 및 여행객들에게 아주 유명한 곳이었지요.

  

유럽 여행 경험이 많은 지인에게 묻는 것도 좋아요. 저도 지난 번 니스 여행 때 자칭 프랑스 여행 전문가인 영국인 할머니께 맛집을 소개받았는데 그런대로 만족했답니다. 아울러 국내보다는 현지에 살고 있는 블로거들 (특히 현지 배우자를 가진)의 후기를 참조하는 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유럽 맛집 블로그 후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국내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유럽 여행을 하는 2-30대 젊은이들은 넘치지요. 물론 이들의 맛집 후기가 여러분들의 입맛에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복불복이라는 점은 명심하십시요. 물론 제가 지금까지 쓴 몇 개의 맛집 후기들도 어디가지나 제 취향이므로, 그저 참고만 하세요. 일부 블로거들의 자정 능력이 점점 해이해짐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그대로 떠넘겨지는데요, 유럽 맛집 후기평들을 취사 선택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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