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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난생 처음 맛본 한국 음식, 환호하는 유럽인

by 영국품절녀 2013. 3. 20.

영국은 언제쯤이면 따뜻한 봄이 올까요? 주말부터 어제까지 약 먹고 푹~ 쉬었더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걱정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드려요, 얼른 나을게요. ^^

 

영국에서 만난 외국인들 특히 "유럽 젊은이들" 에게 아시아 음식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중국, 일본, 인도, 태국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사는 영국 시골에도 이런 아시아 음식들을 파는 레스토랑이 다 있습니다. 이런 유럽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에 대해 아냐고 물으면, 물론 아는 친구들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친구들도 상당합니다. 저는 아무리 한국 음식에 대해 잘 몰라도, 김치 정도는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작년에 제가 사는 곳에서는 국제 학생 모임의 여름 행사로 "A Taste of Korea" 가 있었습니다. 그 행사를 담당하는 영국인 부부는 저희에게 부탁을 했어요. 한국을 알리는 행사인데 좀 도와줄 수 있겠냐고요. 한국 음식을 소개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가능하다면 한국 음식을 준비해 줄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그 부부는 이미 한국을 다녀온 경험이 있고, 저희와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 한국에 대해 꽤 잘 아는 영국인입니다.

 

행사 2주일 동안 무슨 일인지 몰라도, 한국의 밤에 사람들이 제일 많이 왔답니다. ㅎㅎ

 

저희 부부는 흔쾌히 그들의 부탁을 수락하고, 저는 제 주변의 한국인 여학생 두 명과 함께 한국 음식 두 가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물론 음식 재료 비용은 제공되었지요. 이와 함께 신랑은 한국과 관련한 퀴즈 및 한국을 소개하는 영상, 놀이 등을 준비했답니다.

 

 

저희가 준비한 것은??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잡채와 매운 맛의 대표 음식인 떡볶이

 

제가 그동안 영국 및 유럽 친구들을 초대해서 음식 초대를 한 경험을 비추어 보면, 반응이 좋았던 음식이 바로 (채소 재료만 넣은) 잡채입니다. 특히 채식주의자 혹은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요. 반면에 한국 음식에 대해 알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매운 맛을 상당히 기대하거든요. 그래서 매운 맛의 대표격 음식인 떡볶이를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는 잡채는 집에서 만들어 가져가기로 하고, 떡볶이는 행사가 열리는 곳의 부엌에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한국 음식 퀴즈도 풀어보면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신랑이 준비한 한국과 관련한 퀴즈

 

한국 음식을 가지고 온 저희들의 등장에 외국인 친구들의 눈은 온통 부엌으로 쏠렸습니다. 일부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 중국 아시아 친구들은 떡볶이와 잡채를 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고요. 떡볶이를 직접 만드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는 영국 대학생들은 한국 음식을 처음 본다면서 신기해하는 눈치였어요. 빨간 떡볶이를 보면서 과연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는 이들도 있었지요. 한 영국인 남학생은 고추장을 맛 볼 수 있느냐면서 고추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더군요. 또한 중국 여학생은 떡볶이를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서 요리하는 동안 제 옆에 달싹 붙어 있었답니다.

 

그렇게 떡볶이와 잡채는 완성되어, 유럽 및 아시아 친구들에게 선보였습니다. 그 날 대부분의 유럽 젊은이들은 난생 처음으로 한국 음식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요.

 

 

 

저는 돌아다니면서 "떡볶이 맵지 않니??" (사실 덜 맵게 했지만..)

그렇게 물으면  "맵지만 또 먹고 싶어~~", "아니 전혀 안 매운데.."

다만, 일부 여자들은...
"떡볶이는 매워서 못 먹겠고, 잡채가 너무 맛있어...어떻게 만드는 거야??"

 

 

 

 

순식간에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 음식이 담긴 접시는 깨끗이 비워졌습니다. 그리고는 저희들에게 "너무 맛있었다"면서 고맙다고 칭찬을 해주는 거에요.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 동유럽 여학생이었는데요, 갑자기 저에게 오더니 이렇게 묻는 거에요

 

음식들 다 네가 만든 거니?

나 한국 음식 오늘 처음 먹었는데, 이제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한국 음식이야.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알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워~~

그러면서 저를 꽉~ 안아 주는 거에요. 아주 뜨겁게요~~

 

 

그녀의 뜨거운 허그와 감사 인사를 받는데, 무한 감동이더라고요. 요즘은 신랑이나 저나 너무 바빠서 전에 비해 외국 친구들에게 식사 초대를 거의 못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 친하게 지내는 일본 친구들이 학업을 끝내고 돌아간다고 해서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때도 일본 친구들이 이렇게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면서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가 만든 우리 음식을 외국인들이 좋아해주고, 맛있다고 해 주면 정말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역시 음식을 대접하면 상대방과 금새 친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역시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가 봅니다. 더욱이 조금이나마 한국 음식을 외국인 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좋고요, 상대방도 한국 음식을 대접해 주는 것에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기회를 통해 한국 음식이 맛있다는 사실이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 꼭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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