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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위(석사, 박사)

런던 학교만 고집하는 아시아 학생들

by 영국품절녀 2011. 5. 15.




비록 영국이라는 나라가 오늘날 세계 속에서의 위상이 예전 같다고는 하지 않지만, 이번 왕실 결혼을 보면서 느낌 점은 아직도 세계 속에서 이 나라가 가진 파워는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영어를 쓴다는 점 이외에, 우수한 교육 시스템 및 제도를 갖춰서 세계 많은 유학생들이 이 나라를 찾고 있다고 하니까요. 세계 대학순위 물론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 를 보더라도 미국 다음으로 좋은 학교들이 많은 곳이 영국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 학생들도 어학연수, 학부 및 대학원 유학 등 교육을 목적으로 영국으로 몰리고 있네요.

 

                       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학생들이 교육을 위해 영국을 온다고 해요. (출처: 구글 이미지)

 

아마 영국에 있는 한국 학생들 중 어학연수생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어학연수 생들은 막연히 런던을 가고 싶어합니다. 아무래도 영국의 수도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중의 하나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다른 도시, 지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또한 런던은 다른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는 다양한 문화,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이 있으니, 당연히 외국인들에 눈에는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답니다.

이곳 캔터베리로 어학연수를 하러 온 한국 학생들도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원래는 런던이 가고 싶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등으로 런던에서 가까운 캔터베리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런던을 몇 번 다녀오고 나서는, 다들 관광, 쇼핑으로는 좋지만,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너무 복잡해서, 캔터베리에 오면 너무 한적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평안히 찾아오거든요. ㅎㅎ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또 가고 싶은 곳이 런던이기는 해요. ^^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영국에서 학부를 시작하려 오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GCSE A-Level이 없는 한국 및 외국 학생들은 처음에는 Foundation Course를 듣습니다. 이 코스를 듣는 학생들을 0-year student라고 합니다. Foundation Course는 각 대학교뿐 만 아니라 Foundation Course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도 있습니다. 대체로 대학 부설 Foundation Course는 대부분의 경우 해당 대학에 입학할 조건으로 수업을 듣는 것 같아요. 물론 SOAS Warrick 대학의 파운데이션 코스의 경우에는 워낙 유명하고 퀄리티가 높아 다른 대학도 진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Foundation Course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은 여러 대학의 원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대학 부설보다 이 쪽으로의 선호가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일부 Foundation Course에서 공부중인 아시아계 학생들 중에서는 런던 대학만을 고집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런던대학은 30개가 넘는 칼리지들의 연합체라고 보시는 것이 타당합니다. 수준도 천차만별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명성을 가진 LSE, Imperial College, UCL과 같은 대학교부터 경영대학원으로 유명한 London Business School까지 여러 College들이 있죠. 이외에도 특화된 일부 College들은 훌륭한 교육 수준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모든 College들이 방금 열거한 학교들만큼 높은 명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많은 college들이 영국 내 순위에서도 50위 밖에 쳐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아시아 학생들은 왜 꼭 런던으로 가려고만 할까요?

 

아마 런던이라는 도시가 주는 상징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자국의 최고 대학이 대부분 수도의 이름을 갖고 있지요. 서울대나 도쿄대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되시겠죠. 또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유명 대학의 경우에는 수도에 좋은 대학들이 모여 있죠. 그래서 이들에게는 수도 런던에 있는 대학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몇 번 생각을 해 봐도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한국만 하더라도 일반 사람들은 Oxford Cambridge 정도를 제외하고 잘 모릅니다.래도 막연히 런던에 좋은 대학이 있겠다고 생각은 하지요. 런던만 선호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거기다가 어떤 College를 들어가든 런던대학이라는 간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제가 아는 어린 일본 친구도 무조건 런던대학의 college에만 원서를 썼었는데요. 다 떨어지고 다시 한 번 Foundation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아시아 학생들이 들어가고 싶은 런던 대학 중의 하나인 UCL의 전경이에요 (출처: 구글 이미지)

 

신랑 후배 중 한 명이 런던대학의 College중의 하나인 King’s college에서 공부했어요. College간의 교류도 분명 있고, 도서관도 서로 공유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분명히 런던에서 공부하는 장점은 존재합니다. 수도가 가져다 주는 이점도 있어요. 그래도 분명한 것은 런던만 고집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앞서 말한 일본인 친구의 경우에는 의대를 가고 싶어 한다는 군요. 그럴 것이면 꼭 런던이 아니더라도 의대가 있는 학교에 들어가면 되는 것 아닐까요? 제 신랑이 그러더군요. 그 친구는 자기가 런던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은지, 의대에 가고 싶은지 좀 헷갈려 하는 것 같다고 하네요. 어쩌면 런던에 있는 의대를 가고 싶은 것이 맞겠네요. 일반적으로 유럽, 영국인들은 학과의 수준을 학교 이름보다 더 중시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Foundation Course를 하시는 분들이나, 하실 생각이 있는 분들은 좀 고민하셔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