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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산후 육아 우울증, 남의 일이 아니야

by 영국품절녀 2014. 12. 21.

얼마전 힐링캠프에 출연한 션은 아내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하루 정도는 온전히 여자로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하던데요. 제가 육아를 직접 해 보니 정말로 자유가 그립습니다. 이제 꼴랑 40일 정도 육아를 하는 초보 엄마지만 말이지요. 주변에서 육아 지옥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요.

 

(출처: Google Image)

 

'애 보느니 차라리 밭 맨다' 라는 옛말이 있듯이, 육아 지옥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아기를 키우는 행복감도 엄청 나지만요. 결혼하고 한참 만에 출산을 해서 그런지 가끔씩 옆에서 쌕쌕~ 자는 사람이 남편이 아닌 아기일 때 깜짝~ 놀라곤 합니다. ㅎㅎ 또한 오늘 같은 주말에 여기저기 놀러다니던 제가 아무 데도 나가지 못하고 집에 콕 박혀서 24시간 아기에게만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정말 답답합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육아를 위한 생활

(출처: Google Image)

 

그렇다보니 육아는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쑥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게 되네요. 다행히 저는 친정에 있어서 가족들이 도와주고, 특히 가까이 사는 여동생과 조카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긴 하지만요, 그래도 아미 뒤치닥꺼리를 하루 종일 하다가 어느새 어두워지는 창밖을 보면 급 우울해지네요.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눈물이 나는 등 감정이 시시각각 변하기도 합니다. 아미를 낳은 후에 둘째도 얼른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당분간 둘째 출산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산후 우울증 (PostPartum Depression: PPD)

(출처: Google Image)

 

저희 엄마는 자기 자식을 키우는데 무슨 우울증이 생기냐면서 이상하다고 하시면서, 요즘 사람들은 너무 약하다고 하십니다. 사실 우울증이라는 단어조차도 그 당시에는 모르셨다고 하시네요. 반면에 저도 그렇지만 요즘 젊은 여성들은 워낙 자유롭게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살다보니 아기에게만 얽매여서 사는 삶은 힘들기만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자유라는 단어가 이렇게 소중하고 그리울 줄은 몰랐지요.

 

   아기를 보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게다가 저는 모유 수유까지 하고 있어서 아무 것이나 막 먹을 수도 없습니다. 요즘에는 왜 이리 맥주가 마시고 싶은지... 남들은 송년회다~ 뭐다 해서 즐겁게 먹고 마시고 있는데 저는 추운 날씨에 산후풍 및 감기 걸린다고 해서 봄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집에만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또한 출산을 하고 정신을 차린 후 제 얼굴과 몸매를 보니 한숨이 나옵니다. 살은 축축~ 늘어져 있고 왜 이리 각질은 심한건지... 피부는 쩍쩍~ 갈아지고 매일 물에 닿는 손은 건조한데다가 아프기까지 하네요. 살은 이제 딱 10킬로 빠졌고요. 앞으로도 뺄 살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통통한 볼살이 자랑이었던 제 얼굴은 살이 쪽~ 빠져서 이제 나이도 엄청 들어보입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도움이 되어야 하는 사람은 신랑인데요, 아기 낳기 전에는 모유만 먹이면 나머지는 자신이 다 알아서 키우겠다라고 호언장담하던 신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강의, 학술지, 채점 등으로 인해 아기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해 저는 스트레스 지수가 갈수록 높아져만 갑니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아빠한테만 가면 바로 울어버립니다. 신랑도 그런 아기의 모습이 서운했는지 이제부터라도 아기와 시간을 많이 보내겠다고 하는데 두고 봐야 알겠지요.

 

우리 아미는 언제 이렇게 아빠하고 자볼까요?

(출처: Google Image)

 

산후 우울증이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더니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특히 아기가 밤이나 새벽에 계속 울어대면 저 역시도 감정 조절이 힘듭니다. 어쩔 때에는 말도 못 알아듣는 아기한테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그냥 무턱대고 울려 보기도 하고... 안고 왔다갔다 하기도 하는 등... 정말 심신이 만신창이가 되지요. 

 

그 동안 출산을 한 후 약 40일 동안 육아를 하면서 하루에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아무리 육아가 힘들어도 소중한 딸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감사하나..그래도 심신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기분 좋게 낮잠을 자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기분 전환에 무척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해 본 바 임신 중이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많이 자유를 최대한 누리세요. 또한 산후 육아 우울증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 및 대화가 큰 도움이 되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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