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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무료 혜택만 받으려는 외국인, 영국인의 시선

by 영국품절녀 2013. 3. 13.

오늘은 "세금 안 내고 교육, 의료 등 서비스를 공짜로 받는 외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따지고 보면, 저희 부부도 신랑이 Full time student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운실 택스 면제와 의료 무료 혜택을 받습니다. 물론 신랑과 제가 일을 하고 있으므로, 약간의 세금을 내긴 하지만 워낙 받는 액수가 작다보니 세금 역시 얼마 되지 않지요. 

 

참고로, 부모 중 한 명이 학생 비자를 받고 영국에 온 경우에는 이런 혜택을 받습니다.

1. 무료 의료 혜택 (치과, 안과 제외)

2. 자녀가 있는 경우 공립 학교(State school) 전액 무료 (유치원 포함)

3. 카운실 택스 (자신이 주거하는 집의 가치에 의해 매겨지는 지방세) 무료

 

그나마 비싼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가난한 외국인 유학생 부부들에게 무료 의료 및 세금 감면 혜택은 참으로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습니다. 물론 3년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은 고작 한 두 번이고, 신랑은 한번도 간 적이 없지만요. 또한 대다수의 한국 유학생 가정들은 어린 자녀들을 공립 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사립 학교의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게 비싸니까요. 다만, 부모가 학생 신분이 아니면 당연히 아이들은 사립학교에만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전에 영국 아줌마들과의 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 드려 볼게요. 그 때 저는 "일부 영국인들이 외국인들을 보는 시각" 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그 모임에는 아시아 출신의 기러기 아줌마가 있었어요. 남편이 보내주는 돈으로 영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줌마는 영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두 아이를 공립 학교 (중 고등학교) 에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 영국인 할머니가 그 아줌마에게 이렇게 말을 하는 거에요.

너는 왜 아이들을 사립 학교에 안 보내는 거니??

(다른 기러기 아시아 아줌마를 가리키면서)

저 집은 아이들을 다 사립 학교에 보내잖아...

 

그 말에 그 아줌마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개지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답니다.

영국인 할머니 질문의 의미는 "너는 영국에서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왜 아이들을 다 공짜로 학교에 보내고 있니??" 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 분은 단지 카운실 택스만 낼 뿐, 여기서 생산 활동을 하지 않으니 세금을 내지 않거든요. 영국 영주권이 있으니 아이들을 공립학교에 보내도 무방하고요. 그런 일이 있은 후에, 화가 난 그 아시아 아줌마는 다시는 영국 아줌마의 모임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 아줌마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왜 너희는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느냐??

어떤 분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도둑" 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고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영국에서는 최소한의 비용만 가지고 생활하면서, 자국으로 돈을 다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네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꼭 영국인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영국 남자와 결혼해서 꽤 오래 이 곳에서 살고 있는 한국 분을 만났는데요, 제가 영국 비자 신청 비용이 왜 이리 맨날 오르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더니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당연한 것 아니니..

영국에서 공짜로 아이 교육시키고,

무료로 병원 치료도 받으면서.. 그것도 안 내려고 하니?

 

저는 순간 말문이 확~ 막히더군요.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구나..' 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저는 이런 일들을 겪고 난 후, 제가 전에 손을 다쳐서 무료로 치료 받았다는 후기를 자랑 삼아 올린 행동이 다소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처럼 영국에서 "무료" 로 자녀 교육 및 의료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 신나게 후기를 올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독 영국 교육과 의료가 "무료" 라는 점을 강조해서 글을 쓴 것이 대부분이지요. 

그렇게 "무료" 를 강조해서 올리는 이유는 뭘까요?

물론 대부분은 그저 자신의 경험 및 정보 차원에서 쓴 글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글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공짜" 를 찬양합니다.  

"한국도 그렇게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건가요?"

 (영국처럼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아니면서요.)

"한국을 떠나서 무료 교육 및 의료를 제공하는 영국으로 이민 오세요?" 

라는 의미에서 쓴 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표현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거에요.

사실 공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당연히 한국에서는 비싼 비용을 지불했지만, 영국에서는 의료 혜택을 무료로 제공하니 좋을 수 밖에 없겠지요. 전에 영국에서는 치과 의료까지 무료로 혜택을 줬을 당시에 일부 한국 부모들은 굳이 안 해도 되는 아이들에게 치아 교정까지 다 시켰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요, 역시 공짜라면 무조건 하고 본다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결국 치과 무료 교정 서비스는 없어지고 말았지요. (단,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는 예외이지요.)

 

이러니 세금을 많이 내는 일부 영국인들은 세금은 별로 내지도 않으면서 무료 혜택은 무조건 어떻게든 다 받아 챙기려는 외국인들을 보는 시선이 차가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영국의 상황과 똑같지는 않지만, 요즘 한국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그들을 위한 복지 및 제도에 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왜 우리가 낸 세금으로 그들을 위해 사용하느냐, 역차별이다' 등의 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제 한국에서도 이러한 외국인을 보는 시선이 점점 나빠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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