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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명절과 기념일

영국 동짓날 상징은 음식 아닌 뜨개질이야

by 영국품절녀 2013. 12. 22.

영국은 어제가 동지였지만, 한국에서는 오늘 12월 22일이 공식적으로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긴 날로, 추운 겨울의 시작입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눈이 자주 오던데요, 올해 영국 겨울은 지금까지 제가 겪은 겨울 중에 가장 춥지 않는 해로 (아직까지는) 기억될 것 같습니다. 첫 눈이 오긴 했지만 새벽에 아주 잠깐 내려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요. 오늘 같은 날 한국에 있었으면, 시어머니표 동지 팥죽과 동치미를 맛있게 먹었을텐데 말이에요.

 

 

 

한국과 달리 영국은 동지라고 해서 특별하게 즐기는 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BBC Food 에서 본 바로는 11월 28일부터 12월 29일까지 약 한달 동안은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는다고 하네요. 아무튼 영국의 동지는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거나 혹은 준비하는 기간으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출처: BBC Food)

 

다만 영국에서는 동짓날에 스톤헨지에서 종교 행사가 있습니다. 영국 시간으로 동짓날인 어제 (12월 21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기념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출처: itv, Photo: Neil Munns/PA Wire)

 

그런데 어제 구글 홈페이지에서 재미있는 "동지를 알리는 구글 두들"  봤습니다.

 

구글 두들(Google Doodle)이란??

전 세계를 통틀어 역사적인 날, 인물 탄생일, 사건 등을 그 해당 날짜에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Google 문자를 이용해서 만든 그래픽이에요. 제가 구글 두들을 알게 되면서부터, 매일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하곤 하는데요,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답니다.

 

올해 2013년 동지를 알리는 영국 구글 두들은 특이하게 뜨개질(knitted)로 표현했어요. 독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Christoph Niemann 에 의해 고안된 애니메이션이에요. 아무래도 추운 겨울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뜨개질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3 동지 (Winter Solstice 2013) :

Shortest day of the year marked with 'knitted' Google Doodle

 

어제 구글 홈페이지에서는

장갑과 스카프를 빠른 속도로 뜨개질 하는 동작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것을 보면서, 영국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유독 제가 만난 영국 여자들은 뜨개질 솜씨가 참 좋아요. 특기이자 취미 생활로 여겨집니다. 영국 여자들이 모인 카페, 티 모임 등에서도 보면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또한 솜씨가 좋은 지인 몇 명은 아예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뜨개질한 작품들을 팔기도 하지요.

 

솔직히 저는 학창 시절에 뜨개질을 배운 기억은 있지만, 바느질도 잘 못하고 싫어하기 때문에 – 창피하지만 우리 집 바느질은 신랑 몫이에요 – 뜨개질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답니다. 사실 지금까지 배우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었고요. 그런 제가 뜨개질을 취미로 하고, 게다가 잘하기까지 하는 영국 여자들을 보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난생 처음으로 들게 되었어요. 

 

특히 영국 할머니가 손주 선물로 뜬 니트 이불을 보고 말이에요. 일부 영국 아줌마와 할머니들은 상대방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뜨개질을 자유자재로 하시는데요, 일년 내내 뜨개질로 만든 작품들은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혹은 출산 선물용이랍니다.

 

 

 

 

 

저도 시어머니께서 직접 짜 주신 목도리를 가지고 있지요. ㅎㅎ

 

 

 

종종 영국 여자들은 직접 만든 뜨개질 작품들을 거리에서 팔기도 해요.

 

 

 

그럼, 니트 장남감, 옷, 양말, 악세서리 등을 구경해 볼까요??

 

 

 

 

 

 

 

 

 

다들 너무 앙증맞고 예쁘지 않나요?

 

저는 내년 봄에 태어날 제 조카를 위해

아주 예쁜 여아용 포대기 겸 망또와 양말을 구입했습니다.

 

 

세트로 병아리같은 노란색 겨울 양말~

 

 

 

 

색깔이 알록달록하니 너무 귀여워요. ㅎㅎ

 

 

이처럼 저는 구글 두들로 영국 동지를 상징하는 뜨개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영국 여자들의 뜨개질하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녀들처럼 뜨개질을 할 줄은 모르지만, 운이 좋게도 멋진 솜씨로 만든 작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는 있었어요. 영국 할머니는 저에게 아주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시면서, 누구를 위한 선물인지 물어보셨답니다. 내년에 태어날 저의 조카가 이것들을 착용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되네요. 나중에 내 자녀에게는 영국 엄마들처럼 직접 뜨개질한 작품을 입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연 가능할지는 저조차도 의문이 들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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