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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 사는 한국 여자, 귀국시 하는 일 3가지

by 영국품절녀 2011. 11. 16.
영국에서 장기든, 단기든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자들은 귀국하자마자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부분이 한국에서는 쉽게 할 수 있었던 것들인데, 영국에서는 할 수 없거나 아니면 하기 힘든 것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나이, 취향 별로 제각기 다르긴 하겠지만요, 저의 경험과 함께 제 주변의 한국 여자들의 모습을 바탕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목욕탕으로 직행 (때밀이는 필수)

한국에서는 보통 일주일에 한번씩 가던 목욕탕 혹은 찜질방을 영국에서는 절대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때밀이 수건을 영국까지 가져와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에요. 저의 경우에는, 때밀이 수건보다는 각질 제거제 용품으로 때를 미는 대신 사용했습니다. 전에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왔을 때에도, 이번에도 한국에 도착하고 그 다음날 바로 목욕탕으로 직행했습니다. 거의 1년 넘게 때를 밀지 못해, 저는 때밀이를 전문으로 하는 아줌마께 저의 몸을 맡겼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1년 내내 묵혔던 때를 제거하다보니 좀 창피하더라고요. 때밀이 침대 위 여기저기에는 회색 빛깔을 띈 지우개 가루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요. (더러운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아줌마가 속으로 "이 아줌마는 무슨 때가 이렇게 많나?" 하면서 저의 흉을 보지 않았을까 하셨을 정도로요. 목욕탕에 같이 간 엄마는 "때 밀이 아줌마에게 팁을 줘야 한다" 고 까지 말씀을 하시는게 아니겠어요.

이처럼 영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여자들은 그 동안 밀지 못했던 때들을 다 제거하기 위해 목욕탕으로 갑니다. 그 동안 맛보지 못했던 따뜻한 탕에 들어가 쌓인 피로를 풀 수도 있고요. 저도 이번에 목욕탕을 다녀오니깐 피부가 아주 매끄러워짐을 느낍니다. 역시 한국 목욕탕이 최고에요.



2. 미용실로 직행

영국에서 살다보면 비싼 미용실 가격으로 인해 한국처럼 쉽게 머리 스타일을 바꾸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또한 가격은 그렇다치고도 영국 미용사들이 한국 여자들의 머리카락에 익숙치 않아 원하는 스타일을 만드는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한국 미용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지요.

        
                                     한국인들에게는 한인 미용사들이 최고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 영국의 중소 도시에는 한인 미용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 곳에서 사는 한국 여자들은 본인이 직접 컷트를 하기도 하고, 그냥 계속 길어서 묶고 다니기도 하지요. 제가 사는 곳에도 한인 미용실이 없어서 런던까지 가서 파마를 한 번 하기는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한국에 오면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주고, 값이 다소 싼 한국 미용실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또한 영국 물로 인해 거칠어진 머리카락을 빛나게 하기 위해 영양 클리닉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다이어트 시작 혹은 먹고 싶은 것 왕창 먹기

영국에 사는 내내 한국 여자들은 대개 살이 찌기 마련입니다. 평생 말랐던 여자들도 살이 통통하게 쪄서 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아마도 채소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국 식단과 달리 영국 식단은 그렇지 않은 점도 있고, 심하게 단 디저트와 빵 등이 너무 많은 이유도 한 몫 하지요. 그래서 한국 가기 전에 많은 한국 여자들은 급 다이어트에 돌입을 합니다. 일부는 한국에 가서도 다이어트를 하느라 음식 섭취를 덜 하기도 하고요. 저 역시 석사 학위를 받은 후에 10kg나 불어 한국에 오자마자 약 세 달간은 다이어트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몇 달 후에 영국에서 만났던 여학생들을 모두 만날 기회가 있어 보니, 다들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한 몸매를 되찾은 것을 보았지요.

반대로, (몸무게 증가에 관계없이) 영국에서 그리웠던 한국 음식을 먹느라 정신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 갈 날이 가까워지면, 일부 한국 여자들은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 리스트를 써 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자마자 가장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먹으러 다니지요.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영국에서는 그렇게 먹고 싶었던 음식들이 한국에 오니깐 그냥 그렇네요. 다만, 시어머니와 엄마가 직접 해주시는 엄마표 음식들만 먹고 싶네요.

이처럼, 영국 뿐 아니라 해외에 살다가 한국에 들어오는 여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참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인데, 해외에 살면 제약을 받으므로 불편하기도 하고 또 그리운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영국에 있는 동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다 하고 돌아가야겠습니다. 그래도 영국에 돌아가면 이런 것들이 바로 그립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