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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영국 시골에서 유럽 한류 팬들을 만날 줄이야

by 영국품절녀 2011. 8. 16.


한국 미디어에서는 프랑스 SM 타운 콘서트 이후로 유럽 한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쓰고 있지요. 영국 런던에서는 소수이긴 했지만, 샤이니, YG 콘서트를 해달라는 시위가 있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영국 시골에 사는 탓에 좀처럼 유럽 한류라는 단어가 저에게는 참으로 와 닿지 않은 말이었어요.

                          YG 공연을 해달라고 시위하는 런던 한류 팬들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 최근에는 제가 사는 이 곳까지 조금씩 유럽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몇 달전에 만난 프랑스 고등학생은 제가 한국인이라고 소개를 하자마자, 바로 "샤이니 좋아해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말하더니 샤이니의 루시퍼와 링딩동을 줄줄 외워서 부르는 거에요. 그러면서 자기는 한국 음식도 너무 좋아하고, 한국어도 배우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저만 유럽 K-PoP팬을 만난 게 아니더군요.

영국으로 어학 연수 및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이 저에게 생생하게 증언을 해 주었지요.

이번에 켄트 대학으로 석사를 온 한국 학생은 주말에 파티에 갔는데, 그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K-POP팬이라고 자칭하는 영국, 핀란드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데요. 보통 생각하기에, 아직 유럽 한류팬이라고 하면 좀 왕따(?) - 남들과 못 어울리고 아웃 사이더같은- 가 아닐까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영국 여학생은 예쁘고 활발하고 친구도 많은 그런 보통 대학생이었다고 했어요. 그녀는 소녀시대 팬이라고 하면서, GEE를 부르더랍니다. 그리고 옆에 핀란드 친구는 이번 9월 런던 템즈 페스티발에 한국 가수가 초청되었다고 해서 꼭 보러 간다고 했대요. 그 한국 학생은 영국에 온 지 이제 약 2주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것이 낯설어 있는데, 이런 상황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던 것 같아요. 



                                      이태원 프리덤을 좋아하는 팬도 있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울 신랑이 어느 날 청소 알바를 마치고 와서 오늘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는 거에요. 함께 청소 알바를하는 불가리아 출신의 학생이 말하길 자신은 JYP 노래 중에 이태원 프리덤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대요. (박진영이 UV 이태원 프리덤에 나오잖아요. 아마도 그걸 보고 그런것 같아요) 그러면서 가사의 의미는 잘 모르지만, 멜로디가 너무 중독성이 있다고 하더래요. 하긴 석사과정에 있는 리투아니아 친구는 자기 고향에 있는 베스트 프렌드가 아이돌 그룹 2pm에 빠져서 매일 2pm 영상 및 노래만 듣는다고 했어요. 이뿐만이 아니라 어학 연수로 온 이탈리아 여학생은 한류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올해에 혼자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내년에 또 갈 거라고 말했다는 군요.


이렇게 최근 들어, 영국에 온 유럽 친구들의 K-PoP 사랑은 이제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직접 듣고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디어로 한류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랍, 브라질 등으로까지 점점 퍼져간다는 말이 저에게는 와 닿지가 않았었는데, 이제는 그 광경을 제가 직접 라이브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참 낯선 광경이 아닐 수 없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요즘 한국 학생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주제가 유럽 한류가 될 정도로, 주변 유럽 친구들의 한류사랑이 대단하네요. 그런데 저희들은 아직은 이런 상황이 "적응이 안 된다는" 것 입니다. 아시아계 유럽인들은 뭐, 그럴수도 있지만, 유럽계 백인 친구들이 K-PoP을 따라 부르면 무척 신기하거든요. 아마도 이런 모습을 본 지가 최근의 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이러다가 몇 년 안으로 곧 유럽 나이트와 클럽에서 K-PoP이 나오는 것은 아닐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