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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영국 신문에 실린 한국 전쟁 재연, 방남 스타일

by 영국품절녀 2013. 6. 26.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어제는 한국 전쟁 발발 6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한국 언론 기사를 얼핏 보니 한국 전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젊은층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좌우 이념을 넘어서서 한국 현대사에 당시에도 큰 사건이었지만, 현재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한국 만큼은 아니지만 이 시기가 되면 외국 언론에서도 한국 전쟁 관련 기사가 나오긴 하는데요.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어 소개시켜드리고자 합니다.

 

영국의 대표 신문이라고 하면 The Times, The Guardian 및 Financial Times 등이 있습니다. 각각 색깔과 언조가 분명한 언론이지요. 이와 함께 영국 타블로이드지인 더 선(The Sun)은 신문과 잡지 중에 판매 수와 구독률에서 앞서 말한 신문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합니다. 이 신문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항상 첫 장을 넘긴 3면에 낯뜨거운 여성의 나체 사진이 전면에 등장시켜 남성 독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대형 마켓에서 보면 남녀 할 것 없이 이 신문을 장바구니에 넣는 모습을 보면, 아마도 영어 문장 자체가 평이하고 자극적인 정치 및 연예계 가쉽 기사가 많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출처: Google Image)

 

종종 이 신문에는 한국 기사가 실리기도 합니다. 어제 우연히 읽다가, 한국 군인의 사진이 실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전쟁 63주년 기념으로 열린 춘천지구 전투 기념 행사 관련 기사였습니다.

잠깐!! 춘천지구전투에 대해서 잠깐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전쟁에 발발하고 난 3일만에 서울에 북한군에게 함락되었고, 줄곧 한국군은 밀리기만 했지요. 그런데 한국 전쟁 초기, 한국군이 거둔 몇 안되는 - 그렇지만 굉장히 중요한 - 전투가 춘천에서 벌어졌습니다. 이 당시에 만약 한국군이 춘천에서 며칠 동안 북한군을 막지 못했으면, 북한군이 서울 및 수도권을 사방에서 포위하게 되어 한국군 자체가 붕괴되어 UN연합군의 참전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과연 Sun紙답게 춘천지구 전투에 관한 기사를 실으면서 이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고, 행사 사진 중 일부를 유명 노래 제목에 패러디하거나 빗대어 신문에 실었습니다.

 

 

일단 기사 제목이 한국 노래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한 Bangnam Style 입니다.

"Bang"이라는 단어 의미는 총이나 대포소리 "탕" 혹은 "쾅"의 의성어 입니다.

 

(출처: thesun.co.uk)

북한군과 싸우는 한국군의 재연 퍼포먼스를 빗대어 Bangnam Style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The SUN 에서는 아래 사진들을

팝송의 제목들로 절묘하게 패러디해서 각각의 사진 제목을 붙여 놨네요.

 

(출처: thesun.co.uk)

 

Moves like dagger

"Maroon 5 - Moves Like Jagger"

 

 

(출처: thesun.co.uk)

 

Ring of ire

"Johnny Cash - Ring of Fire"

 

 

(출처: thesun.co.uk)

Skyfall

영화로 인해 친숙한 아델(Adele)의 스카이폴~

 

(출처: thesun.co.uk)

Tank you for the music

"ABBA - Thank you for the music"

 

영국 The Sun 에서 한국 전쟁에 대한 심도 깊은 기사나 내용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전쟁 시기에 맞춰 기사를 냈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역시 Sun紙답게 관련 사진들을 독자의 수준에 맞춰 흥미있게 제목을 붙였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전쟁이므로 별 고민없이 그렇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는 한국 전쟁을 너무 딱딱한 과거의 일로서 엄숙하게만 배웠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해 봤습니다. 수백만명이 죽고, 다치고, 이산가족을 야기시킨 이 전쟁을 영국인들처럼 희화화 시킨다는 것 자체가 큰 무리는 있겠지요. 다만 한국 전쟁이 잊혀진 과거의 전쟁이 아닌 오늘날 현재의 사건이라는 의미를 한 번 더 강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즉, 이념을 넘어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 그리고 조금 유쾌하고 재미있는 - 방안도 한 번 간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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