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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영국 여대생이 직접 싸서 준 김밥, 감동이긴 한데

by 영국품절녀 2012. 3. 17.


제가 2월 말 쯤에 울 신랑의 점심 도시락 메뉴로 마약 김밥을 만든 적이 있었어요. 신랑의 영국 친구들은 마약 김밥의 맛에 홀려 폭풍 흡입을 했다는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지요. 그 당시 김밥을 먹었던 영국 여학생은 신랑에게 김밥 레서피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영국 대학생들이 폭풍 흡입한 저의 마약 김밥을 소개합니다.


일주일 전에 신랑과 함께 장을 보러 대형 마켓에 갔다가, 그 영국 여학생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녀의 쇼핑 카트에 김밥 재료가 들어있는게 아니겠어요. 그녀는 그 때 마약 김밥을 너무 맛있게 먹어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재료를 보니, 김, 쌀, 오이, 당근 등이 있었어요. (단무지, 시금치는 몰라서 못 산 것 같아요.) 그녀는 신랑에게 내일 자신이 직접 만든 김밥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말을 했지요. (얼마나 제 김밥이 맛있었으면 직접 만들 생각까지 했을까...좀 뿌듯했지요.)


뚜둥~~
그 다음날, 점심 시간이 좀 지나 신랑에게 전화가 왔지요.
신랑: "그 영국 여자애가 진짜로 김밥을 싸왔어~~~"
저: "진짜? 어때? 맛있어? "
신랑: 그냥 그래 ㅎㅎ  사진 찍어 갈께~~


전 너무도 궁금했어요. 김밥 마는거 솔직히 어렵잖아요. 특히 초보자는 말할 것도 없고요.
보통 영국 여자들 특히 여대생들 요리 자체 관심이 별로 없어, 진짜 음식 못 하거든요.

신랑이 찍어 온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
달랑 한장~~~
신랑 曰 " 음~~ 내가 사진 한 장만 찍은 이유가 있다."

 


                           모양과 맛이 그다지....  신랑은 표정 관리하며 "Oh, good" 했답니다.  
             

영국 여대생은 연구실에 다른 친구들도 서너 명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울 신랑한테만 김밥을 먹어보라고 했답니다. 그녀가 건넨 김밥을 맛 본 신랑 평가는 이렇습니다.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그런 밍밍한 맛" 김밥을 만들 때, 밥 양념 및 김밥 재료에 소금을 넣고 볶아야 하는데, 그 애는 중간 다 생략하고 그저 밥에 미림과 식초만 약간 넣은 후 김 위에 밥과 재료만 놓고 말아버렸나 봅니다. 신랑은 그녀에게 다음에 김밥을 만들때에는 밥에 참기름(세사미 오일)도 넣으면 확실히 더 맛있을 거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김밥은 단무지가 생명이므로, 꼭 넣어야한다고도 말해줬어야 했는데요.)


사실 그녀가 싸 온 김밥은 스시에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하고, 모양과 맛이 크게 좋았다고는 볼 수 없지만요, 제가 싼 김밥을 먹고 그 맛에 매료되어 직접 김밥 만들기에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전 기분도 좋고 무척 감동적이더라고요. 또한 김밥 모양처럼 만들려고 노력한 정성도 느껴지고요.

신랑은 영국 친구들에게 조만간 제대로된 한국 김밥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아~~~ 조만간 저 김밥 또 싸야 할 것 같아요...에이..팔 아픈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김밥을 영국인들에게 알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정성 다해 맛있는 김밥을 싸서 시식시켜 줘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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