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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왕실이 받은 핀란드 베이비 박스의 정체

by 영국품절녀 2013. 7. 3.

영국은 현재 곧 태어날 윌리엄 왕자 부부의 아기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매일 각 종 잡지 및 신문에는 임신한 케이트 미들턴의 사진이 첫 면을 장식하고 있지요. 아직 왕실에서 아이의 성별이 발표하지 않아서인지 그녀의 쇼핑 품목 색깔을 참고해 남녀의 성별을 맞추기도 하는 등 추측용 기사는 꾸준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BBC 기사를 보니, 핀란드 정부가 영국 왕실 예비 부모에게 출산 선물로 Baby Box를 보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태아 사망률이 가장 낮은 핀란드에서는 사회 보장 제도의 일환으로 (빈부에 상관없이) 모든 예비 엄마들에게 정부가 주는 "출산 꾸러미" (Maternity pack)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핀란드 베이비 박스(Finish Baby Box)

(출처: Image: Roni Rekomaa / Lehtikuva)

 

잠시, 핀란드 베이비 박스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 볼게요.

 

1947년대 핀란드 베이비 박스

 

1938년에 처음으로 핀란드 출산 보조금 법이 도입되어, 현금, 출산 패키지가 예비 엄마들에게 제공되었어요. 원래 베이비 박스는 아기가 잘 곳이 없는 홈리스 혹은 가난한 가정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점은 1940년대에는 전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계속 지속해 왔다는 것입니다. 

1949년부터는 수입에 상관없이 모든 예비 엄마들은 출산 패키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출산 품목이 조금씩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2006년에는 일회용 대신 천 기저귀가 다시 포함되었고요, 수유 장려로 인해 아기 우유병이 품목에서 빠졌다고 합니다.

 

  

이번 핀란드 정부에서 영국 왕실로 보낸 베이비 박스에는 아래와 같은 품목들이 들어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바디슈트ㅡ일명 우주복, 베딩팩, 작은 메트리스, 목욕 용품, 기저귀 등...

 

 

핀란드 정부는 축하 메세지와 함께 베이비 박스를 영국 왕실에 보냈으며, 윌리엄 부부는 베이비 박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흥미롭게 구경했다고 합니다. 사실 영국 정부는 사기업체 등에서 오는 선물은 일체 받지 않지만, 외국 정부 및 개인들로부터의 선물은 허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핀란드식 베이비 박스에 참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요, 바로 박스 자체가 아기의 첫 침대라고 합니다. 사방이 막힌 아기 침대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요.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베이비 박스는 홈리스 및 가난한 가정의 아기들을 위해 처음 제작된 것이거든요. 이 상자 안에 바디슈트를 입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눈도 뜨지 못하는 아기가 놓이는 것입니다.

 

 

 

영국 왕실이 받은 핀란드 베이비 박스를 두고, 사람들은 유독 두 가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왕실 아기가 보드지로 만든 침대를 사용할까?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네요. ㅎㅎ 

 

(출처: Google Image)

 

영국 로얄 왕실 아기라면 이 정도는~~

 

 

윌리엄과 해리의 육아실을 제작했던 Dragon 회사가 만든 

럭셔리 호텔 스위트룸처럼 생긴 육아실

(출처: news.com.au)

 

하나 더~ 핀란드 정부는 일회용 기저귀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베이비 박스 안에 포함된 면으로 된 기저귀를 왕실에서 사용할지도 궁금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BBC에서는 혹시 켄싱턴 궁전의 세탁실에서 면 기저귀가 드라이 되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바로 제보해 달라는 말 "send us a letter" 도 잊지 않았습니다. ㅎㅎ

 

핀란드 베이비 박스에 대해 어떤 외국인 블로거가 쓴 글을 봤습니다. 그녀 역시 기사를 통해 핀란드의 출산 선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75년간 꾸준하게 지켜 온 베이비 박스를 받는 핀란드 엄마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들이 아닐까 하더군요. 그들은 자신의 건강과 아기를 나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든든하겠어요? 그녀는 말미에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부를 떠나 모든 아기들이 이 사회로부터 출발점은 같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현실 상 불가능하겠지만, 가능한 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정부는 도움이라도 주어야 한다."

 

핀란드 베이비 박스는 전 세계의 부모들로부터 대단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베이비 박스가 홈리스 혹은 가난한 가정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필수품이지만, 그 자체로 예비 엄마들에게 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 나라가 내 자녀에게 주는 첫 선물이라고나 할까요? 저도 베이비 박스를 받는 핀란드 예비 엄마들이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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