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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영국 유학생 남편 두고 한국행 하는 아내, 어떤 심정일까?

by 영국품절녀 2011. 11. 13.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으실 때 쯤이면 전 아마도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을 거에요. 비행기에서 잠을 자려고 밤을 새고 출발하려고 12일 새벽에 전 깨어 있습니다. 피곤한 울 신랑은 일찌감치 자고요. 한국 갈 날이 가까워지니깐 그냥 마음이 급해지고, 바쁘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 가기 전에 청소, 빨래 등 다 해 놓고 오려고 했는데, 매일 흐린 날씨와 보일러 고장으로 그것 마저도 마음대로 안 되서 속상하기도 하고요. 작년에도 약 두 달 반 쯤 한국에 홀로 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또 가려고 하니 용무로 인해서 가긴 하지만, 마음이 크게 좋지는 않네요. 가족이 함께 지내야 할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및 1월 새해를 신랑 혼자서 쓸쓸히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거든요. 신랑은 저 걱정 안 시키려고 이번 겨울에 논문 챕터 하나를 마무리 하느라 무척 바빠서 괜찮다고 말하지만요, 그래도 늦게까지 공부하고 불 꺼진 추운 집에 들어와서 밥 해먹고, 혼자 자려면 좀 기운이 빠지지 않을까요?

                                                
                               제가 영국에 돌아올 때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저처럼, 신랑만 혼자 남겨두고 잠시 집을 비우는 한국 여자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해외사는 아줌마들의 카페 및 제가 만난 사람들의 경험을 비추어 말씀드릴께요.)


1위. 설마 굶어 죽는 거 아니야?

바로 먹는 걱정이 가장 많더라고요. 그래서 일부 주부들은 자신이 없는 동안 먹을 반찬 등을 미리 다 만들어 놓고 떠나기도 한다고 해요. 작년에 비행기에서 만났던 한국 학생도 남편을 위해 먹을 반찬 등을 미리 다 만들어 놓고 왔다고 했어요. 전 남편이 저보다 요리를 잘해서 솔직히 먹는 것은 걱정 안 합니다. 혼자서도 잘 해 먹고 살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요리를 잘 못하는 남편인 경우에는 아내가 없는 동안 외식 혹은 라면만 끓여 먹은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와 반대로 울 신랑처럼 걱정했던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더 잘 해먹고 살까지 찌는 경우가 의외로 많답니다. 아내 없다고 절대 굶어 죽지 않으니, 이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2위. 빨래 및 집안 청소 이런 것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남자들은 이런 가정 일 하는 것을 참 싫어하고, 잘 못합니다. 아내하고 살 때에는 어쩔수 없이 시키니깐, 안 해주면 화내고, 삐지니깐 하겠지만요, 혼자 있을 때에는 아내 눈치 볼 필요도 없으니 정말 대충하고 사는 남편들이 대부분 일거에요. (간혹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아야 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요.) 이 부분까지 생각하면 아내들은 머리가 아프니, 그냥 남편에게 맡겨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어떤 남자 분은 부인이 한국 간 동안 요리하는 것은 좋은데 설거지가 하기 싫어 처음에는 파운드 샵에서 싼 그릇을 사서 쓰다가, 나중에는 일회용 그릇들을 사서 썼다고 합니다. 집에 오니깐 갑자기 그릇들이 엄청 쌓여있었다고 하네요. 울 신랑은 집보다는 학교에 거의 있었던 터라 크게 지저분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귀찮았는지 빨래를 자주 안 했더라고요. 떠나기 전에 세탁기 돌리는 법 다시 알려줘야 겠어요.



3위. 혼자만 한국가서 미안한 마음

다들 개인적인 용무가 있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혼자만 가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잠시라도 한국에 같이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거에요. 저 역시 함께 가길 원했지만, 수업 및 논문 작업 등으로 인해 상황이 되질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따라서 가기 전에 충분히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잘 전달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며 편안해 지는 것이 둘 다에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마음도 가기 전까지는 막 들다가 막상 한국에 가면 싹 다 잊게 된 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오래간만에 한국에 가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너무 바쁘거든요. 저도 8주 동안 개인적인 용무 다 보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 잘 보내야 겠습니다. 몇 시간 후면 한국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네요.


오늘 댓글 승인은 울 신랑에게 맡겼어요.   전 한국 도착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및 방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