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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영국 - 한국 임산부 뱃지, 닮았지만 다르다.

by 영국품절녀 2014. 8. 20.

영국에서 임신을 하고 축하 인사를 받을 때 쯤,  런던에서 사는 지인이 제가 사는 곳을 방문했어요. 그녀도 출산을 한 지 약 5~6개월 정도 되었어요. 영국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던 그 동생은 유용한 정보들을 들려 주었지요. 저 역시도 그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련 정보들을 많이 들었던터라 대부분 아는 내용들이었지만요, 이것 만큼은 처음 알게 된 것이 바로 "임산부 뱃지" 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이름만 들어도 짐작하시겠지만, 설명을 해 드리자면요.

 

영국은 런던 교통국 (Transport for London)에서 대중 교통(버스, 지하철, 기차, 배)을 이용하는 "모든 임산부 및 (런던 방문 시)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 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뱃지로서, 꼭 런던 거주자 혹은 통근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국 내에서 사는 임산부 및 아기 엄마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뱃지의 용도와 목적은 이들이 대중교통을 편안하게 이용하기 위함입니다. 다른 승객들에게 좌석을 직접 양보해 달라고 요청하기 보다는, 이 뱃지를 통해 우선적으로 좌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출처: Google Image)

 

저에게 임산부 뱃지에 대해 알려준 지인은 런던에서 거주하며 대중 교통을 매일 이용하는 통근자인데요,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런던 지하철에서 임신 사실을 알리고 공짜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 뱃지를 달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아주 편하게 통근을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저는 솔직히 런던까지 갈 일도 별로 없고, 직장에는 걸어다니기 때문에 임산부 뱃지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뱃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어떻게 생겼나 인터넷으로 검색 해 봤지요. 지하철에 가면 공짜로 주는 임산부 뱃지를 아마존에서는 몇 가지의 모양으로 팔더라고요. 물론 값도 싸고, 기념품으로 하나 쯤은 있어도 좋을 것 같아서 하나 구입할까 망설이다가 ......

 

아마존에서 팔고 있는 임산부 뱃지

(출처: Google Image)

 

아주 유용한 정보를 알아 냈지요.

 

런던 내 지하철 역에 가서 임신 사실을 알리면 임산부 뱃지를 바로 받을 수 있는데요, 저처럼 런던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에게는 런던 교통국에서 직접 우편 배달을 무료로 해 줍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3일 내로 말이지요. 저는 당장 런던 교통국으로 이메일을 썼어요.

 

(출처: tfl.gov.uk)

 

저는 10월 출산인 예비 엄마입니다.
저에게 임산부 뱃지를 보내 주세요....

그리고 저의 주소와 이름을 메일에 적어 보냈어요. (위 이메일 주소 참조)

 

몇 분 후에 저에게 런던 교통국에서 확답 메일이 왔습니다.

정말로 3일째 되는 날에 저희 집으로 조그만 봉투가 도착했어요. 런던 교통국으로부터 말이지요

 

 

단순하게 제작된 영국 임산부 뱃지

 

사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는 작고 단순한 모양의 임산부 뱃지지만, 저에게는 참 재미있고 친절한 선물이 아닐 수가 없었답니다. 한동안 간직만 하다가 영국에서 직접 사용해 보지는 못한 채 한국으로 가지고 왔지요. '우리도 이런 임산부 뱃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왔는데, 우리도 지하철 역 및 보건소에서 임산부 뱃지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알고 참 반가웠지요.

 

 

 

 지하철 역에서 받은 임산부 뱃지

 

두 나라의 임산부 뱃지 모양을 비교해 보니, 영국인의 뱃지 사랑이 떠올랐어요.

흔히 영국인들은 뱃지를 옷에 달고 다니는 일이 흔합니다. 특별한 행사는 물론이고요, 생일이나 기념일 뱃지도 달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하지요. 저도 신랑에게 결혼 기념일에 wonderful wife 뱃지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한국인들은 옷감 상할까봐 뱃지를 옷에 다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국과 달리 임산부 뱃지도 가방에 달수 있는 고리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영국에서도 뱃지를 옷이 아닌 가방에 달기도 하지만요.

 

(출처: Google Image)

 

(출처: http://goham20.com/1925)

 

 

(출처: Google Image)

 

일부 임산부들은 배에 임산부 뱃지를 달고 다니나 봐요.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하네요.

 

지난 2013년에 여왕과 함께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임산부 뱃지 홍보를 대내적으로 했는데요, 이처럼 런던 지하철을 타고 임산부 뱃지를 소개한 이유는 그 목적과 용도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런던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며, 그 곳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했던 횟수도 적어 임산부 뱃지의 효과가 얼마나 높은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어요. 우리도 그렇지만 영국인들도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에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가 봅니다. ----> click!  임산부 좌석은 있으나 마나, 외출이 겁나

 

 

왕세자비를 모델로 임산부 뱃지를 알리는 영국 정부의 노력이 보기 좋습니다.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홍보를 좀 더 아낌없이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임산부 뱃지 유무조차 모르고, 어디서 받는지도 잘 모르더라고요.

(출처: itv) 

 

 

영국과 한국의 임산부 뱃지를 비교해 보니, 닮았으면서도 다릅니다. 임산부 뱃지는 임산부의 대중교통 편의성을 목적으로 만든 것은 비슷하나 차이는 분명 있지요. 뱃지 효용에 따른 정부의 노력은 한국보다는 영국이 높은 편인듯 합니다. 영국 "Baby on Board" 뱃지는 지하철 뿐 아니라 교통국에서 직접 무료로 지역에 상관없이 영국에 사는 임산부 혹은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까지도 우편 발송을 해 준다고 합니다. 즉 단순한 임산부를 위한 뱃지가 아닌 말 그대로 어린 아이를 동반한 부모까지도 대중 교통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