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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에 남고 싶어하는 일본 여성, 알고보니

by 영국품절녀 2013. 1. 17.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한국은 다시 추워졌다는 뉴스 기사를 봤는데요, 제가 사는 이 곳도 꽤 추워졌답니다. 한국에 비해 온도는 꽤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영국은 해가 짧아서 그런지 그래도 꽤 춥게 느껴집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지난 토요일 저녁 오랜만에 일본인 친구들과 펍에서 맥주 한 잔을 했습니다. 제가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요즘 논문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자리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눈 다래끼 – 저는 눈 다래끼가 표준어인지 오늘 처음 알았어요 - 때문에 누워 있는 품절녀님을 집에 두고 혼자 놀러 나갔어요. 눈 다래끼에 대해서는 품절녀님이 할 말이 많으신 듯 하니 조만간 포스팅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날 술자리에는 저를 포함해 일본인 4명 – 여자 3명, 남자 1명 – 이 있었습니다. 저와 일본인 남학생이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마침 그 중에 나이가 조금 지긋한(?) 일본 여성 분이 한참 이야기를 주도 하고 있었지요. 그 분은 주말마다 런던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서 중학교 수준의 일본어를 가르친다고 합니다. 그 학교 학생들은영국에 파견 나온 부모를 따라왔거나 혹은 부모 중 한 명이 일본인이어서 주말마다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국제 결혼한 부모들의 자녀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이 조금 어렵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돌다가 나온 것이 일본인의 보수적인 성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일본과 중국 관계가 꽤 미묘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나름 정치학을 공부한다는 저에게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저 역시 조금 조심스러웠던 터라 대충 설명하고 넘어갔습니다. 양쪽 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라 일단 국내적으로 정권 지지기반을 확실히 다지기 위한 "기 싸움" 정도로 보인다고만 이야기했지요. 더 할 이야기는 많았습니다만 술자리까지 와서 골치 아픈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저 개인적으로는 일본인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최대한 말을 아꼈습니다.

 

방문자의 추천은 저에게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특별히 관심있게 들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보면, 영국 어학연수(유학) 혹은 워킹홀리데이를 목적으로 온 일본 여성들이 일본으로의 귀국을 꽤 꺼린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인들과 꽤 접촉을 해 왔던 터라 딱히 새삼스럽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일본 여자들이 많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었죠.

그런데 그 이유가 "일본 남자와의 결혼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답니다.

같이 있던 일본인 여학생 한 명이 그러더군요.

 요즘 일본 남자들에게는 매력이 별로 없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가 접해본 결과 한국 남학생들에 비해서도 일본 남학생들에게는 에너지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일본 남자들이 점차 "초식남"이 되어간다는 기사를 예전에 접한 적은 있었습니다만, 일본 여자로부터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놀랍더군요. 성격은 온순하며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며 개인의 취미와 여가 활동에만 힘을 쓰는 일본남자들이 늘다 보니, 일본 여자들에게 이런 초식남은 매력을 느낄래야 느낄 수 없는 상대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군다나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는 일본 남자들의 성향은 평생의 배우자로서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혼자있는 시간을 우선으로 꼽는 일본 20대 남성 (출처: SBS)

 

그래서 많은 수의 일본 여자들이 영국인 혹은 유럽인과 결혼해서 영국에 남고 싶어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만 본다면 일본이 아무리 쇠락해 간다고 하더라도 영국보다 못할 것이 없겠지요. 따라서 일본 여자들은 자신의 배우자로서 타국 남자 선호는 영국에서 직접 체험해 보고 겪으면서 더욱 확고해 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본의 초식남 현상이 일본 여자들의 결혼관까지 바꾼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일본에 계신 분들이 일본의 초식남 현상 – 그 원인과 결과 - 에 대해서 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영국에서 20~30대 일본 여자들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국적을 떠나 같은 남자로서 조금 씁쓸해 졌습니다. 초식남 현상의 원인이 지난 20년간의 경제 불황의 결과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경제 사정이 그렇게 좋지 않은 한국에서도 초식남 현상이 일어날까요? 아니면 그 자리에 있었던 일본 여학생의 말대로 "군대" 때문이라도 우리는 일본과 다를까요? 초식남화 현상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았기에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딱히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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