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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에서 가위 구입시 성인 인증이 필요하다?

by 영국품절녀 2012. 10. 8.



외국인으로서 영국에 살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은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동양인으로서 서양인보다 다소 어려보이는 외모 덕분에 본의 아니게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린 취급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 홍콩 출신의 여자가 새로 왔는데요, 영국인 교인 한 분이 그녀에게 비슷한 또래라며 저를 소개시켜 준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나이는 저보다 한참 어린 22살이었어요. 이런 경우에 제가 나이를 말하면 주위 사람들은 다들 쇼킹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사실 저를 보고 주변에서는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하기는 하지만, 이십대 친구들 옆에 있으면 확실히 늙은 저를 발견한답니다. ^^;

 

저번 추석 잔치를 위해 필요한 부엌 용품들을 사기 위해 전문적으로 부엌 용품만 취급하는 상점에 갔습니다. 저는 티 타월, 부엌 칼, 가위를 집어 계산대로 가져왔어요. 직원은 저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종종 마트에서 술 구입 혹은 펍 혹은 클럽 출입 시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 적은 있었지만요.

 

제가 너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니... 그녀는

이런 물건을 살 때에는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 필요해요~

 

Lakeland, Canterbury.

Lakeland      (출처: dlanor smada in Flickr) 

 

저는 그제서야 "칼 때문에"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알았답니다. 그런데 생년월일이 적혀있는 신분증은 저에게 있어 여권 밖에는 없는데..특정한 목적이 없는 한 여권을 들고 다니지는 않거든요. 여권이 없던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칼이 아닌 가위는 신분증 없이도 살 수 있겠지...' 속으로 생각하면서요.

그럼, 칼은 안 사고, 가위만 살게요.

그랬더니... 직원은

가위도 신분증이 없으면 안 됩니다.~~

허걱...가위도요??

 

(출처: Google Image)

 

직원은 판매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한국 주민등록증이 지갑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직원에게 여권 대신 그것을 보여 주었지요. 한국어로만 적혀 있는 신분증을 보더니 그 직원은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더군요. 그들은 한국 신분증을 보더니 좀 난감해 하더군요. 그리고는 제가 가리키는 생년월일을 보더니 처음에는 믿지 않으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거에요. 함께 있던 제 친구도 그것이 확실하게 맞다고 거들어 주었어요. 

그들은 깜짝 놀랐다는 듯이~~~

진짜 너의 생년월일이야?? 너가 30살이 넘는다고??  말도 안돼~~~~ 

 

영국인 직원들의 심하게 놀란 표정을 보니, 저도 갑자기 당황스럽더라고요. 처음에 그들은 안 믿는 것 같았어요. 하긴 주민등록증에 있는 사진도 제가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이지요. ㅎㅎ 아무튼 그들은 제 생년월일이 적힌 주민등록증을 자세히 본 후, 다행히 그것을 인정하겠다면서 가위와 칼을 내주더군요.

 

저는 신분증으로 인해 힘겹게 칼과 가위를 사가지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랑에게 "가위를 살 때에도 신분증이 필요해" 라고 전했어요. 그 말을 들은 신랑은 학교 매점, 파운드 샵 등에서는 신분증 없이도 가위를 살 수 있다고 하는 거에요. 영국에서도 상점마다 '칼, 가위 판매" 규정 방식이 조금씩은 다른가 봅니다. 아무튼 저는 이번에 영국에서 가위를 처음 샀는데요, 이렇게 가위를 살 때에도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다소 엄격한 영국의 "Health Security" ~ 여러분도 알아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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