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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에서 신랑에게 부탁했다 망친 앞 머리가 최신 유행이 된 황당 사건

by 영국품절녀 2011. 5. 9.


영국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는 내 맘대로 기분에 따라 머리 스타일을 쉽게 바꾸면서 살았었는데, 이곳에서는 머리 스타일 하나 바꾸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요. 결혼 전에는 부모님께 받는 용돈으로 런던에 가서 기분도 풀 겸 머리도 자르고 오고 그랬는데, 결혼 후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쉽지가 않네요. 여자들은 헤어 바꾸는 것도 하나의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 중에 하나잖아요.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던 찰나에, 어느 날 인터넷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 왔어요.



동안 헤어 스타일로, 박소현, 성유리 등이 앞머리 하나로  5살 정도 어려 보이는 효과에 대한 내용이었지요.
또한 요즘 여자 연예인들이 다들 앞머리를 내리고 나오더라고요. 갑자기 저도 '앞머리를 내 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머리가 있으면 좀 불편하긴 한데 등등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잘라야 겠다는 결짐을 하고, 앞머리 하나로 미용실에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저보다 손재주가 좋은 신랑에게 부탁을 했어요.

 

                                           저에게 앞머리를 자르도록 유혹한 사진들이에요.
                                정말 앞머리 하나로 실제 나이가 무색하게 어려보이지 않나요?

나: 오빠, (전 여보 라고 못하겠어요. ㅋㅋ) 나 앞머리 만들어 줘~
울 신랑: 
그래~ (선뜩 해주겠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이때 다 싶어 신랑과 함께 화장실에 들어갔지요. 그리고 자르기 시작했어요. 신랑은 자기 머리 아니라고
, 싹뚝 싹뚝~ 
막 자르는 거에요. 정말 무섭웠어요.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약간 길게 눈썹 아래까지 잘라주었어요. 그런데 숱이 많아서 그런지 너무 답답해 보이는 거에요
.

나: 너무 답답해 보이지 않아? 꼭 가발같아. 숱가위로 좀 가볍게 해줘. 넘 똑바르면 이상하니깐 약간 언발란스하게.
신랑: 그래, 언발란스한게 이쁘지.. (말이 통해서 살기 참 편한 신랑이에요. ^^)

그러더니 숱 가위로 그냥 머리 자르듯이 팍팍팍~ 빛의 속도로 앞머리 숱을 쳐버린 것이지요. 아뿔싸~
신랑이 숱 가위를 써 본적이 없다는 게 문제였어요. 거울을 보면서 제가 조금씩 쳐야 했었는데,, 신랑이 잘 자르길래 너무 믿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나서 거울을 보니, 이건 왠 영구 머리~~ 띠리리리리~ 반토막이 되어버린 채, 모든 길이가 제 멋대로 삐뚤빼뚤~ 정말 너무 놀래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실실 나오더군요. 울 신랑은 미안했는지, 너무 귀여워~” 이러는 거에요. 내 참,,, 제가 눈을 흘기니깐, 자신은 원래 숱 가위를 쓰기 싫었다는 둥, 네가 하라고 해서 했다는 둥 책임을 회피했어요. , 어쩌겠어요. 벌써 제 앞머리는 우습게 잘렸는데요.. 붙일 수도 없고요.


더 이상 손을 대면 댈수록, 앞 머리가 사라질까봐, 대충 길이만 맞게 다듬었지요. 그리고 이 머리를 어떻게 손질해야 할지 고민을 하면서 인터넷을 뒤졌지요. 그런데 갑자기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가 떠오르면서 저의 머리와 비슷하더군요. 거기다가 최근 드라마에 나오는 공효진, 유이, 가수 이소라 등등 짧은 앞머리의 소유자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안도감이.."그래 요즘 유행하는 앞머리를 내가 했구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자신감까지 생기지 뭐해요. ^^


                                           짧으면서, 언발란스 한 앞머리가 대세인가봐요.

앞머리를 만든 후 교회에 갔더니, 아는 한국인 아줌마가 요즘은 앞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고 괜찮다고 하시는 거지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도 삐쭉 빼쭉 가라 앉지 않고 뜨는 저의 앞머리를 보면 '왜 잘랐나 싶기도 하고, 좀 더 길면 나아지겠지' 라는 바람도 가지면서 살고 있습니다. 항상 앞머리는 없을 때는 있으면 하고, 있을 때는 없었으면 하는 딜레마인 것 같아요.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빨리 앞머리 길어서 넘겨 버려야지 그런 생각이 간절하네요. 


 







                   공효진 앞머리와 비슷하나, 숱이 제가 많네요. ㅋㅋ 더울 때는 공효진처럼 핀으로 올려버려야 겠어요. ㅋ
                   이제는 망친 앞머리가 아닌, 공효진 앞머리라고 해야 겠네요. ^^

신랑은 지금도 자신은 절대 저의 앞머리를 망친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진짜 짧은 앞머리가 맘에 들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너 앞머리 생기니깐 진짜 귀여워 졌어" 라는 말을 해 주네요. 하지만, 신랑은 저에게 절대로 자신의 머리는 안 맡기겠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복수 할 까봐 두려운 거겠지요. ㅋㅋ 어찌되었든 엉겹결에 신랑에게 맡겼다가, 최신 트렌드 앞머리 생겼네요. 이거 좋아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앞머리 볼 때마다 난감하긴 하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이런 상큼한 느낌이 나도록 앞머리를 스타일링 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오늘의 교훈 하나!
앞머리 하나도 잘 고민해서, 솜씨 좋은 헤어 스타일리스에게 맡깁시다.
고작 앞머리 하나로 여러분의 스타일과 느낌이 180도 달라질 게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