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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영국 부재자 기적의 투표율, 정말 뿌듯해

by 영국품절녀 2012. 12. 14.

영국 품절남입니다.
발표를 마치고 잠시 쉬고 있습니다. 연말이고 추워서 그런지 집에서 늘어지고 싶기만 하는 요즘입니다.

 

지난 월요일, 해외 체류 중인 한국인에 대한 부재자 투표가 끝이 났습니다. 부재자 신고를 한 투표권자중 약 71.2% (세계 평균)가 투표를 했다고 하네요. 지난 총선(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정당 투표밖에 할 수 없어서 그런지 열기가 그렇게 뜨겁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 대통령 선거는 직접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그런지 열기가 상당히 높았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부재자 신고를 이메일로 할 수 있었기에 젊은 사람들의 참여열기가 더 높았던 것이 아닌가 하네요.

 

                      올 여름 런던 올림픽 웸블리 구장에서 펼친 태극기, 해외에서 보면 뭉클해요.  

 

제가 살고 있는 영국의 투표율은 78.22% 라고 합니다.

(주요 국가인 미국 71.6%, 일본 67.8%, 중국 68.2% 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하네요.)

 

저희야 런던에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라 그나마 투표소까지 가는데 힘들지 않았지만, 런던에서 멀리 떨어진 스코틀랜드, 영국 북부 뉴카슬, 만체스터, 셰필드, 요크 등지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네요. 몸은 비록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항상 조국을 향해있는 우리 한국인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글라스고에서 12파운드 (편도 2만 4천원) 주고, 밤새도록, 버스타고 왔어요.

체스터에서 가족여행 겸 자가용으로 왔어요.

새벽 5시 반, 노팅엄에서 출발하여 왔어요.

선더랜드에서 7시간 걸려서 기차타고 왔어요.

뉴카슬에서 새벽 기차타고 왔는데 시험 때문에 곧바로 돌아가야 해요.

 애딘버러, 던디에서 왔어요.  등등...

                                                                                               (출처: 주영 대사관 재외선거 안내 57호 일부 내용)

 

많은 분들이 선거가 처음은 아니시겠지만, 이번 대선이 인생의 첫 투표인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먼저 투표를 한 사람으로서 팁~  몇 가지 설명 드릴께요.        (출처: 주영 대사관 재외선거 안내 57호) 

 

 

 

투표지에 기표된 인주가 옆 칸에 묻어나면 무효가 되나요?

이번에 투표를 하다 보니, 투표소에 있는 도장으로 투표용지에 적혀 있는 후보자들 중에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찍습니다. 이후 투표용지를 봉투에 집어 넣게 되는데, 보통 반으로 접어서 넣지요. 이 때 반으로 접다 보면 다른 곳에 인주가 묻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막상 투표하다 보면 계실 것 같네요. 저도 첫 투표도 아닌데 빨리 마르라고 훅~훅~ 불기도 했으니까요. 품절녀님은 말리느라 한참 있다가 나오더군요. ㅎㅎ 그런데 이번 영국 선관위에 활동하신 분들의 말씀으로는 특수 인주여서 즉시 마른다고 하네요. 또한 도장 모양 - O안에 ㅅ자 – 에 의해 누구를 선택했는지 바로 구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선택한 후보자 칸에 도장 꾹 누르시고 곧바로 반으로 접어서 봉투에 넣으셔도 된다는 말씀입니다.

 

영국에서 투표한 투표지는 한국까지 제대로 가나요? 혹시 문제라도??

이번 해외 부재자 투표를 국내에서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인터넷으로 한국 대선 뉴스를 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현장감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대선이 박빙이다 보니 해외 부재자 투표 결과에 민감 혹은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어떤 분들은 투명성을 위해서 UN으로 하여금 감시하게 해야 한다고 까지 할 정도니까요. 그 만큼 이번 대선 결과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우려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해외 부재자 투표는 온전히 한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의 직원들만이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양대 정당(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추천한 위원들이 참관 하에 6일 동안 모든 투표봉투를 외교 행낭에 담아서 한국 직항 항공기에 실어서 발송했고, 외교 행낭의 수령도 두 정당에서 나온 참관인이 참여한 가운데 다시 한 번 손상이나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 옮겨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투명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재외 선거가 관리되고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제가 투표하러 갔을 때에도 대사관 직원 뿐만 아닌 재외선거 과정에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한 교민이나 학생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부정의 소지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이번 선거는 정치학을 공부하는 저로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저는 이미 투표를 해서 그런지 결과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번 해외 부재자 투표인이 158,234명이라고 집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거의 16만 명에 가까운데,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기에는 미약해 보여도 함부로 무시하기도 어려운 숫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때문에 한가지 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긴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까지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해외에서 살면서 국적도 바꾸지 않고 한국인으로 꿋꿋이 사는 분들의 애국심도 부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십사 합니다. 몸은 밖에 있지만 마음만은 한국에 있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이제 대선 투표일이 1주일도 남지 않았네요. 여러분의 선택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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