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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인이 영국 날씨를 보고 하는 말, 흥미로운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9. 22.



영국의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은 아시지요? 얼마 전 캔터베리 날씨는 비가 오면서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었지요. 정말 한 주간 캔터베리 날씨가 너무 안 좋았어요. 아침 일찍 약속이 있어 나갔는데, 거센 비바람 때문에 우산이 뒤집히면서 우산대가 다 휘어져 버린 거에요. 파운드 샵에서 1 파운드 주고 산 우산이어서 그런지 정말 싼 것은 비지떡이라는 후회를 하는 순간이었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완전 고장 난 우산을 버리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이리저리 쓰고 다녔어요. (남 신경 크게 안 써도 되는 영국이 이럴 때는 편해요.) 

 
영국 BBC 뉴스를 보면, 기상 예보가 시간대 별로 나옵니다. 물론 너무나 쉽게 자주 변하는 영국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우리 집 주인 아줌마는 날씨 예보를 절대 안 믿으세요. BBC 예보가 자주 틀리다고 불평을 하시더라고요. 차라리 영국 아줌마의 감이 무섭네요. 어떤 분은 기가 막히게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를 알아 맞춘다고 해요. (하긴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비가 올것 같다" 말씀하시면 어김없이 비가 오긴 하더라고요.)


영국인들은 만나면 항상 안부를 물으면서, 날씨에 관한 말을 꼭 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는가 봅니다. "When two Englishmen meet, their first talk is of the weather."
날씨가 좋은 날에는, "It's sunny, isn't it?" 그러면서 밝은 미소를 짓지만, 요즘처럼 비바람이 자주 내리는 날에는 다소 찡그리면서 "It's horrible weather" 이라고 불평을 합니다. 영국 날씨에 적응이 될 법한 영국인들이 변덕스럽고 궂은 영국 날씨에 대해 불평을 하는 것을 보면 의아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캔터베리에 비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이에요. 
우울한 캔터베리 시내 감상해 보세요. 


        영국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 대신 비옷을 입거나
, 그냥 옷에 달린 모자를 쓰고 다니곤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우산보다는 방수 자켓과 모자를 쓰는 편이 훨씬 나아요.

 

                        이 날은 비가 참 많이 와서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쓰긴 했어요

 
                        이렇게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고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요.

 
                                           비 오는 캔터베리 시내의 울퉁불퉁한 바닥


 

주말이지만, 신랑이 바쁜 관계로, 혼자 캔터베리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요. 점심 먹으러 오라는 소리에 전 너무 좋아 친구 집으로 향했지요. 아줌마들은 누가 밥 해준다고 그러면 진짜 행복하거든요.

 

친구 집에 도착했더니, 한국에서 비 오는 날에 먹으면 좋을 음식인 수제비를 끓이고 있는 거에요. 그 친구가 요리를 참 잘해요. 이 날은 녹차 가루를 넣은 수제비 반죽을 한 뒤, 새우와 홍합, 각종 야채를 넣은 국물 맛이 진한 해물 녹차 수제비를 끓여 주었어요.

 

 

        비 오는 창 밖을 바라 보면서, 저희 둘은 해물 수제비와 친구가 직접 담근 김치를 먹었어요.
                      정말 얼마나 맛있었는지
,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후루룩~~ 먹었지요.


                                      통통한 새우와 홍합이 가득 담긴 해물 녹차 수제비

 

          친구가 만들어준 커피와 이탈리아 친구가 직접 구운 티라미슈 케이크까지 다 먹고 왔네요.


       비바람 때문에 힘든 날이었지만, 완전 맛있는 수제비와 디저트까지 준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역시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으니깐, 영국 끔찍한 날씨 아무것도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