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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정보

영국인과의 동거시 한국인이 지켜야 할 에티켓

by 영국품절녀 2011. 8. 7.


영국에 어학 연수(유학)를 하러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영국 현지인 가족과 함께 사는 홈스테이 방식을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영국에 온 이상 현지인들과의 생활, 문화 및 언어 습득을 위해 좋은 기회라고 여겨지기 때문일 거에요. 저 역시 영국은 아니었지만, 대학 때 캐나다 여행 중 캐나다 현지 가족 집에서 몇 달간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어요.


    영국인들과의 동거는 쉽진 않으나, 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1.     통보(공지) 문화 


영국에서는 항상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만약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한다거나,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늦게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물론 여러분들이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미리 아침에 호스트에게 오늘 저녁식사를 함께 못 한다든지, 오늘 좀 늦을 것이다 등 이렇게 정확한 공지를 해 줘야 합니다. 그래야 호스트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늦은 귀가에 대한 궁금증이나 걱정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제 주변에서 보면, 일주일 중에 하루 정도는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내가 돈을 낸 만큼 다 먹어야지 그런 생각에 일주일 내내 호스트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은 그들에게 살짝 부담을 주는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주변의 학생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알아서 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더군요.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홈스테이를 하다가 플랏이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고 싶을 때에는 적어도 2주 전에는 주인에게 통보를 해야 합니다. (학교 기숙사가 아닌 플랏에서 사는 경우는 최소 한 달 전에는 주인에게 알려야 합니다.)

 

 

2.     욕실 사용 및 청소 문화 


영국의 욕실은 한국과는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 보통 대부분의 한국 욕실은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어서 물청소를 하지요. 그런데 영국은 대부분 집이 나무로 지어진 형태가 많아서, 물로 절대 청소를 하지 않습니다. 또한 샤워를 할 때에도 욕조 밖으로는 절대 물을 배출시켜서는 안되지요. 그래서 한국인으로서는 가끔씩 화장실 청소를 할 때 성에 안 차기도 합니다. 따라서 욕실 사용 문화도 보통 한국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 무조건 영국에서는 샤워(목욕)를 한 후에, 벽부터 욕조 안에 있는 머리카락, 물기를 깨끗이 제거하고 나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 건조한 상태로 해 놔야 한다는 거에요.

 

영국 현지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한국 여학생의 사연입니다. 그녀의 방 안에는 욕실이 있어서, 그 곳을 혼자 이용했다고 합니다. 일 주일에 한번씩 욕실 청소를 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자신은 욕실 청소에 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해요. 여느 때처럼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하수구에 있는 머리카락을 모아서 밖에 놔 두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생각은 밖에 놓아두면, 청소부가 와서 치우겠거니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주인이 욕실 사용법에 대해 지적을 했다고 하더래요. 하긴 제가 영국 대학생들과 함께 살 때에도, 청소도 잘 안하는 더러운 학생들이었지만, 샤워하고 나올 때에는 정말 물기, 머리카락 하나 없더라고요.



 

3.     문제 해결 방식 문화

 

영국인들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문제가 생겼을 시에 직접 말하는 것보다는 노트를 이용합니다. 제가 영국 학생들과 살 때에 그녀들은 저에게 할 말이 있거나, 무슨 문제가 생기면, 항상 제 문 앞에 쪽지를 붙여 놓거나, 편지를 이용하여 넣어 두더군요. 저도 마찬가지로 그녀들에 대한 불만과 시정사항을 그렇게 했지요. 앞에서 말한 영국 욕실 사용 문화를 잘 몰랐던 한국 학생도 집 주인이 자기에게 욕실 청소에 관한 시정 사항을 쪽지에 남겼다고 해요

하지만, 이것이 한국 학생들에게는 다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좀 기분이 나쁠 수가 있거든요. 저도 그 당시에 그녀들의 쪽지를 받고 기분이 좋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들의 문화이기에 그냥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만약 집 주인이 자신에게 쪽지로 불만을 이야기했을 때, 너무 기분이 나빠서 혹은 집 주인 보기가 불편해서 집을 옮겨 버릴까 하는 그런 생각도 가지기 마련인데요, 꼭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냥 작은 선물 (초콜렛)과 함께 쪽지에다가문화 차이에서 온 나의 실수였다, 앞으로 시정하겠다뭐 이러면 됩니다. 다소 다혈질이고 직선적으로 말을 해 버려야 성이 풀리는 한국 분 들로서는 이런 문화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트러블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어 가며 글로 쓰다 보면 분도 풀리기도 하고, 너그러운 마음도 들기도 한답니다. 

 

영국인의 생활 방식이 Global Standard는 아닙니다. 물론 한국인의 방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영국에 온 이상 - 장기든 단기이든 - 영국의 문화를 수용하고 적응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