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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인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카드, 인간적이야

by 영국품절녀 2012. 12. 24.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오늘 내용은 "크리스마스 카드" 에 관한 내용입니다.

 

영국 오기 전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열심히 주고 받았던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그때에는 학급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 받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남녀 할 것 없이 카드를 교환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중학교 가기 직전이라 모두들 그렇게 열심히 주고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온 초등학교 인원 100%가 같은 중학교(남녀 공학)으로 진학을 했습니다. ㅎㅎ 보던 얼굴을 또 보게 된 것이지요.

 

 

 

 

 

 

 

 

저희 부부도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카드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기도 하고 직접 주기도 했습니다.

 

 

그 때 받았던 카드를 서랍장 깊은 곳에 잘 보관해서 고등학생 때까지 가끔 생각날 때마다 열어보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찾질 못하겠더군요. 아마 이사하면서 버려졌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좀 아쉽네요. 그 때 이후로는 제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열심히 써 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아예 안 썼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억은 잘 안 납니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지 않게 된 것도 딱히 제가 게을러졌거나 각박해졌다기 보다는 한국 분위기가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영국인들이 크리스마스에 먹는 민스 파이 카드라는 문구로 만든 유머 카드에요. ㅎㅎ

 

 

그러다 영국에 오게 되니 크리스마스 카드를 많이 쓰게 되더군요. 원래 카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남기는 습관이 있는 영국인이니 성탄절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런데 영국인들도 일반적으로 카드에는 성탄 축복하고 새해 잘 보내라올 한해 고마웠다 정도의 간단한 내용의 카드를 주고 받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에는 조금 특별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았습니다.

 

학과 교수, 직원 및 강사들이 연말 회식을 한 후, 지도교수(여성)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았는데요, 작년에도 받았던 터라 집에 와서 책상 위에 일단 두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카드를 열어 보니 카드 외에도 두툼한 2장의 편지 글이 있더군요. 그 글을 읽어 보니 지난 1년 동안 영국인 교수님이 겪었던 일과 해 온 작업 등에 대해서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저에 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1월 초에 조금 큰 수술을 런던의 어느 병원에서 받았었는데, 제가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가서 교수님과 교수님 어머니 함께 수술실에 들어갈 때까지 대기실에서 함께 기다렸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이긴 했는데, 마침 런던에 볼일도 있었던 터라 병원으로 갔거든요. 영국의 큰 병원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답니다.

 

 

편지를 보면 제가 수술 받을 때까지 자신과 함께 있었던 것을 꽤 인상적인 순간으로 묘사 했습니다.

 

오후 4시에 있을 수술을 위해 새벽 6시부터 대기실에서 기다렸고 종종 이상한 검사를 받았다. 10시간이라니, 배까지 무척 고팠다. 그 날 나의 엄마와 나의 지도학생 XX – 일본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 - 가 와 주었다때때로 나는 XX와 일본어로 대화했고, 내가 검사 받으러 가면 그와 엄마가 대화를 나누었다. 그가 있어 오랜 기다림에 지치고 짜증 날 수 있는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번에 졸업한 학생으로부터 만년필을 선물 받았는데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펜의 가격이 무려 000파운드나 되어 놀란 나머지 총장실에 연락을 하여 "받아도 되는 지 확인했다" 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졸업한 이후에 받는 것은 뇌물이 아니어서 괜찮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 도대체 어떤 학생이 그랬는지... 이거 부담됩니다. ㅎㅎ

 

 

이 편지를 한참 읽다 보니, 갑자기 이 글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찾아 보니 크리스마스 카드에 첨부하는 이러한 편지를 "Christmas Round-Robin Letter" 라고 하더군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및 지인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낼 때 이러한 편지를 첨부해서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근황에 대해서 알려주는 뉴스레터 입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카드 대신 보내거나, 글 속에 사진을 넣어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작년에도 교수님에게 성탄절 카드를 받기는 했는데, 그저 카드만 있었는데요. 이에 비해 금년에는 라운드- 로빈까지 포함되어 있네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교수가 느끼는 사제 관계는 조금 더 가까워졌나 봅니다.

 

 

 

 

성탄절이 코앞으로 왔습니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인이 아니신 분들에게 큰 의미가 아닌 휴일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연말연시를 맞아 가까운 지인에게 카드(혹은 연하장)와 함께 "Round-Robin" 을 첨부해서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영국인들은 이처럼 지인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집에 진열해 놓더라고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도 끝났습니다. 이번 결과를 놓고 아쉬워 하시는 분들과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저도 이제 훌훌털고 저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오늘 한국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가 된다고 하는데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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