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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원어민 영어 강사 댓글 반응, 한숨 섞인 하소연

by 영국품절녀 2011. 9. 30.



제가 며칠 전 올렸던 "한국에 오는 영어 강사들, 그 이유가 기가 막혀" 라는 글이 이렇게까지 큰 관심거리가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왜냐하면, 원어민 영어 강사에 대한 문제는 새로운 토픽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종종 뉴스, 신문에서 볼 법한 내용이었으며,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 폐해를 직접 목격하거나 들어서 알고 있잖아요. 간혹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런 내용의 글들 및 관련 사진들이 난무하기도 했으니까요.

이번 제 블로그를 통해 이 글을 읽은 블로거의 수가 대략 십 오만명 이상이었다는 거에요. 다음뷰와 야후에서 들어 온 유입량이 이렇게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기도 했고요. 이번에 전 너무도 많은 댓글을 읽고 승인을 하면서 정말 힘든 이틀을 보냈습니다. 


분명하게, 저는 국제 결혼 및 연애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저의 다른 글들만 봐도 아실 수 있겠지만요. 제가 그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일부 한국 여자들과 일부 원어민 강사들이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서로 잘못된 관계를 갖는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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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말하려는 의도와는 상관없는 댓글들이 왜 난무하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댓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어떤 사람들이 댓글을 남겼는지 바로 알 수 가 있었지요.


1. 국제 결혼 혹은 연애를 하는 한국 여자들의 댓글

이 분들이 저에게 "실망했다"라는 말을 하시더군요. 솔직히 저도 이 분들에게 실망을 했습니다. 그저 저는 외국인과 잘못된 관계를 맺는 일부 한국 여자들을 비판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분들은 정상적인 관계를 통해 국제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셨을텐데, 왜 발끈 하셨을까요? 제가 비판한 부류들과는 다른 분 들일텐데, 왜 저의 의도를 흐리는 것 일까요?

제가 국제 결혼을 했거나 연애중인 사람이라면, 차라리 댓글에 "나는 국제 결혼한 (연애중인) 사람으로서, 단지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가볍게 접근하는 그런 일부 몰지각한 한국 여자들이 우리까지 욕을 먹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아요." 이런 식의 댓글을 쓰는 것이 더 맞지 않았을까요?


2. 국제 결혼 혹은 연애를 혐오하는 분들의 댓글

이런 댓글을 다는 분들은 다수가 한국 남자들 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자신들의 여자들을 빼앗겼다는 기분이 드나 봅니다. 일부 한국 남자들의 욕설 및 비속어가 들어간 내용의 댓글은 무척 많아 삭제했습니다. 한국에 외국인 남자와 한국 여자들과의 만남 자체를 싫어하는 한국 남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싫다고 해서, 사랑해서 만나는 국제 커플과 부부들에게 왜 말도 안되는 욕을 하는지요. (물론, 한국 남자들을 외국인 남자와 비교해서 기분 나쁘게 말하는 한국 여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것은 제가 한국 남자가 아니라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저 상대방의 기호와 취향을 인정해주는 한국 남자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한국 남자들이 쭉쭉 빵빵한 백인 여자들과 연애 및 결혼을 하려고 한다면, 우리 한국 여자들도 이런 한국 남자들을 막 욕할까요?

                
             백인 여자들이 한국 남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한국 여자들의 기분은 어떨까요? 
               최근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남자 만나고 싶다는 유럽 여자들도 몇 명 만났거든요.
                                (출처: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sirace)


3. 원어민 강사들의 문제를 목격하거나 알고 있는 혹은 부인하는 분들

저의 글과 가장 관계가 깊은 댓글 중에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현재 원어민 강사의 문제는 진행중에 있으며,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언급한 저질 원어민 강사들을 목격하거나, 같은 직장 동료로서 그들에 대한 실태를 써 주시는 분들도 있었지요.

또한 단순한 원어민 강사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부 및 그들을 고용하는 한국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좋은 댓글도 남겨 주셨지요. 물론 맞는 말이고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원어민 강사 문제를 전면 부인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솔직히 이런 댓글에 저는 놀랐습니다. 솔직히 미디어를 통해 이런 원어민 강사의 실태 및 자질 문제가 종종 나오잖아요. 이런 댓글은 원어민 영어 강사를 남편으로 둔 한국 여자들이나, 좋은 영어 강사를 만난 학생들의 댓글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 있는 모든 원어민 영어 강사가 그렇다고는 전 안 그랬어요. 일부라고 했지요. 자신의 남편 및 그 주변인들이 그렇지 않다고 해서, 원어민 강사의 문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지요.
솔직히 이들의 과민반응은 이해가 갑니다. 자신의 남편 및 강사는 그런 저질이 아닌데, 같이 폄하되곤 하니까요.


제가 약 7 개월 동안 블로그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난독증 증세를 보이는 한국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글의 전체 내용 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거든요. 그저 자신이 보고 싶은 일부만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요. 그래서 동문서답 댓글이 글의 의도를 흐리면서, 글과는 전혀 무관한 댓글들을 양산시키거나, 다툼을 유발시키지요. (제가 이런 댓글들은 승인을 시키지 말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놔둬야 하는건지 아직 판단이 안 섭니다. )

댓글은 공감, 비판, 조언, 칭찬 등 다양한 내용이 존재하는 곳은 맞습니다만, 글을 읽고 자신과 다르다고,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그런 자신의 개인적인 기분을 그대로 표출하는 그런 통로는 아니라는 겁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인신 공격성 발언들을 서로 뱉어가면서 상대방을 끌어 내리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직접 만나서는 하지도 못할 그런 욕설들을 배설하면서요. 


이렇게 댓글로 하소연을 하는 저는 아직도 갈길이 먼 초보 블로거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슈가 되고, 댓글이 달리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는 것은 너무 감사하지만, 댓글 창을 전쟁터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좀 자제해 주세요. 지금까지 저의 긴 하소연을 들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