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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실시간 영국 소식

자녀 무단 결석으로 벌금 무는 영국 부모들, 난감

by 영국품절녀 2013. 3. 21.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이 학교 수업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년 동안 3번 빠져서 정근상을 받았던 창피한(?) 기억이 나는데요, 그 당시 저희 반에는 약 70% 이상이 결석없이 100% 출석으로 개근상을 받았었거든요. 그 정도로 학교를 빠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국은 한국과는 참 다른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자녀들의 등교는 부모의 의무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녀의 등하교를 부모가 직접 시키기 때문인데요, 학교에 알리지 않고, 자녀가 무단 결석을 하면 부모가 벌금을 내야합니다. 물론 한 두번 빠진다고 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요, 기준이 있답니다. (결석률 15% 이상)

 

이렇게 후드티 혹은 츄리닝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 있지요?

(출처: Google Image)

 

참 당황스러운 것이 영국 학교들은 얼마나 학생들의 무단 결석률이 높으면 부모들이 벌금을 물도록 하는 걸까요?

 

실제로 며칠 전 발표된, BBC 기사를 보고 저는 또 한번 깜짝 놀랐습니다.

 

잉글랜드에서는 부모들의 자녀 무단결석 (Truancy) 벌금을 무는 비율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2011/2012년에 41,224건이 신고되어 있는 상태로, 작년에 비해 약 10,000 건이 늘었다고 합니다.  현재 6,300 명 이상 부모들이 벌금을 내지 않은 상태로 기소 중에 있으며, 22,043 명은 28일 내에 벌금을 내지 않아 두 배가 늘어난 벌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벌금을 내지 않는 부모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녀 양육 보조금(Child benefit)에서 차감한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고 해요.

다행히 작년에 비해 (학교에 알리지 않고) 지속적인 결석을 한 학생들의 수는 다소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잉글랜드에 있는 학교에서 약 333,850명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결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출처: Guardian Photograph: Bubbles Photolibrary /Alamy)

 

영국은 양극화, 계층화가 큰 사회라서 그런지,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자녀들의 등교조차 관심을 갖지 않는 한심한 부모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특히 동거 및 이혼이 잦은 저소득층 가정들의 경우에 아이들의 교육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크게 나타납니다. 제가 아는 분의 옆집에도 소득이 거의 없는 부모가 허구한날 매일 싸우고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있어 자녀 4명이 그저 집에 방치되어 있기도 했으니까요.

 

또한 일부 영국 부모들의 경우에는 학교 방학 혹은 휴가 기간에는 여행 비용 특히 비행기 표가 크게 비싸므로, 아예 아이를 결석시키고 휴가 시작 전에 여행을 떠나버리는 일도 잦다고 합니다. 물론 영국에서는 약 9% 는 가족 휴가로 인해 결석을 용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도 모자라서 장기간 휴가 및 여행을 하는 경우도 많나 봅니다. 휴가에 앞서 비행기 값의 차이로 인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휴가를 미리 떠나는 경우 하루 이틀 정도는 괜찮다고는 보이지만, 비일비재 할 경우 학교 및 교사들이 싫어한다고 하네요.

 

영국 교육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으면, 그들은 배울 수 없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결석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의 결석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영국 교육부 관계자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 학교들은 학생들의 지나치게 높은 무단 결석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 빠져서 제대로된 기초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글씨를 쓰지도 읽지도 못하며 사칙 연산도 할 줄 모르는 등... 나중에 그들은 일자리를 잡고 싶어도 잡을 수가 없답니다. 따라서 학교 결석은 장기적으로 놓고 봤을 때에는 국가 노동력의 최대 손실일뿐 아니라 영국 지역 사회의 문제를 키우는 꼴이 되고 있지요.

 

제가 사는 곳에도 오전에 나가보면, 학교에 있어야 할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러한 무단 결석은 부모와 학교의 책임이 클 것 같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어린 학생들이 학교를 거부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들은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살고 있는 거겠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정부가 돈을 주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돈을 주지 말고 스스로 일을 해서 벌어 먹게 하도록 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점점 학교에는 더 이상 적응하지 못하고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아이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13년 블로그 어워드 후보에 올랐어요. 한 표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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