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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장거리 영국 버스에서 만난 낯선 남자, 왜 이래

by 영국품절녀 2012. 11. 11.



제가 요즘 “여자 둘이 훌쩍 떠난 영국 여행” 연재 중입니다.

오늘은 "장거리 버스 안에서 만난 영국인들의 각양각색의 모습" 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30대 여자 둘이 떠난 스코틀랜드 여행, 런던에서 만체스터까지 가는 버스에서 한국과는 다르게 영국 운전 기사들의 잦은 휴게소 정차와 정확한 교대 근무를 보면서 한국인 여자 둘은 만체스터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버스 여행 시작부터 저는 황당한 영국인 남자를 만났어요. 4시간 정도의 거리이고 탑승한 사람도 많지 않아 저와 같이 간 동생은 서로 편하게 일부러 따로 앉았습니다. 런던을 출발하여 어느 새 버스는 버밍험 역에 잠시 정차를 했어요. 저는 그 때 잠깐 졸았던 것 같아요. 누군가 저의 어깨를 치더니 "빈 자리냐?" 고 묻더니 잠결에 저는 "그렇다" 고 하니까 제 옆 빈자리에 앉더군요.

주위를 보니 ‘다른 빈 자리도 있는데, 왜 굳이 내 옆에 앉은거야??’ 하며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그리고는 점점 제 코를 찌르는 그의 특유한 체취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버스 안이 어두워 얼굴이 잘 안 보였는데, 아마도 카레 향이 심하게 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인도, 파키스탄 출신인 것 같았어요.

냄새와 함께 참을 수 없는 한가지는 그의 행동이었어요. 그가 계속 제 쪽으로 몸을 밀착하면서 자는 건지…자는 척을 하는 건지… 통 모르겠고..  냄새는 참을 수 없고… 정말 이렇게 말이 나올 뻔 했어요. 

"제발 다른 곳에 앉으면 안 되나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니 후각이 둔해지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말을 거네요. 제가 예상대로 파키스탄 출신인 영국인이었어요. 전에 중국인 여자를 사귄 적이 있어서 그런지 한국인인 저에게 급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이른 저녁이라 잠도 안 오고 말 동무라도 하면서 가면 되겠다 싶어 그 남자와 대화를 하게 되었어요.  내용의 대부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만체스터에 살고 있는 그는 “오늘 밤에 자기 집에 가자”, “나 이런 사람이야~” 라며 저에게 들이대는 거에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만체스터 고속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타인의 나쁜 꼬임에는 넘어가지 마세요. ㅎㅎ (출처: 구글 이미지)

 

정말 황당했던 것은 만체스터에 도착하자 그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

너 정말 나랑 같이 우리 집 안 갈 거니?

"당연히 아니지… 나는 남편 있는 유부녀라고... 내가 너를 언제 봤다고 너희 집에 가니?"  이렇게 대화 도중에 수십 번 말을 했는데....  마지막 질문을 재차 하고 떠나더군요.

 

아무래도 혼자 여행하는 여자의 경우에는 낯선 외국 남자들의 접근이 쉬운 편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미혼 남녀 중에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이성과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하기도 하겠지만요. 그런 멋진 남녀들도 얼마든지 있지만, 그래도 조심합시다. 그렇게 저희 둘은 만체스터 역에 내려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에딘버러행 버스를 드디어 탔습니다. 아무래도 자정이 거의 다 되어 출발을 해서 그런지 전처럼 휴게소에 도착해 “차 마시러 다녀 오라”는 운전사의 말은 없더군요. 대부분 자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중간 역이 왜 이리 많은지 정차는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부 영국 젊은이들의 희안한 장면도 목격했어요.

북부 버스역에서 에딘버러행 버스에 올라타는 그들 손에 든 것은 다름아닌 "취침에 필요한 물건들"이었어요. 예를 들면, 큰 베게, 이불, 담요 등등 그리고 젊은이들은 다들 따로 앉자마자 바로 의자에 누워버립니다. 저 역시도 버스에 계속 앉아 있다 보니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옆 좌석에 다리를 쭉 펴보기도 하고, 옆으로 기대어 앉아보기도 하는 등 불편한 자세를 조금씩 바꿨지만, 아예 누울 생각은 전혀 못했거든요.

 

                 이렇게 누운 것은 아닙니다. ㅎㅎ 역시 김병만은 달인이에요. (출처: 김병만 트위터)

 

영국 젊은이들은 주변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취침 용품을 이용해 버스 좌석에 누워 목적지까지 자면서 가는 거에요. (단, 버스에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아니고요.) 돌아오는 런던행 버스에서도 영국인들 뿐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일부 유럽 젊은이들도 옷, 가방 등을 베고 누워버리네요. 역시 이런 장거리 버스 여행이 익숙한 유럽 젊은이들 힘든 버스 여정에 대처하는 자세가 돋보입니다. 특히 영국인들의 취침 용품이 참 인상적이긴 했어요.

다만 버스 출발 전에는 항시 안전 벨트를 착용해야 하므로, 누운 상태에서도 안전 벨트 잊지 마세요.

            저는 목 베게를 준비했는데, 참 잘 가져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처: buyking NEWS)

 

사실 10시간 이상을 버스로 이동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거든요. 저는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정말 힘들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정말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에게 있어 버스로 이동하는 스코틀랜드 및 유럽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물론 건강한 10~20대 유럽 배낭 여행객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으니 해볼 만 합니다.

 

                        장거리 버스 여행에서 이런 베게 어떤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저는 여자들끼리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배낭 여행하는 여자들은 무조건 낯선 남자는 조심해야 합니다. 여행 중에는 감정이 들뜬 상태여서 친절하게 접근하는 이성의 꼬임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배낭 여행객들은 버스로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에는, 영국 젊은이들처럼 베게, 담요 등을 챙기는 것도 좋겠지만요, 앞으로 간편하고 가벼운 목 베게 어떠신가요? 앞으로 유럽 배낭 여행족에게 취침 용품은 장거리 여행에 필수품이라는 것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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