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주인도 먹지 않는 영국의 중국집, 불편한 진실

by 영국품절녀 2012. 10. 9.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오늘은 영국에서의 중국 음식입니다. 영국에서 살다 보니 저녁 식사를 만들어 먹기가 귀찮은 날이 종종 있습니다. 하긴 영국에서 살아서 그렇겠습니까? 한국에 있을 때에도 밥 하기 싫은 날에는 종종 치킨 등을 시켜 먹을 때가 있었죠. 어쨌든 돈이라도 풍족하다면 나가서 쉽게 외식을 하겠지만 영국의 물가를 고려하면 그것도 한 두 번입니다. 그래도 저녁 하기가 귀찮다면 결론은 – 적어도 지금까지는 – "중국 음식"이었습니다.

 

중국음식이 그나마 가격도 만만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영국에는 –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중국 음식점도 꽤 많기 때문인지 영국 사람들도 중국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현지인들은 주말에 중국 음식을 시켜 먹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영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국 부페 레스토랑~

 

그런데 며칠 전에 친구로부터 중국 음식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몇 달 전부터 중국 음식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답니다. 임금 문제 때문에 주인과의 관계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과연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더군다나 그 곳은 제가 현재 집으로 이사오기 전에 종종 이용했던 음식점이기 때문에 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국 음식점의 불편한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의 신선도 문제입니다. 주인은 아르바이트 하는 그 친구에게 절대 주방에 못 들어가게 했다는데, 주인이 없던 어느 날 우연히 주방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방이 지저분한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언제적 음식인지 날짜도 알 수 없는 식재료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볶음밥은 큰 찜통 같은 곳에 산처럼 해 놓긴 한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오늘 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고 해요, 고기는 그냥 상온 상태로 통에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다음 부분입니다.

주방에서 본 음식이야 그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하루 종일 주방에 있었던 것이 아니니 오늘 꺼내놓은 것이라면 믿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과도한 조미료 사용입니다. 주방 곳곳에는 종류도 다양한 각종 하얀 가루들이 가득 담긴 정체 모를 플라스틱 통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주방장은 요리할 때마다 그 가루들을 상상이상으로 음식에 넣어가면 튀기고 볶고 하더랍니다.

더 황당한 것은 주인 자신도 여기서 만든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면서 그 친구에게 웃으면서 “이건 비밀이야” 라고 말했다는 것이죠. 나중에 그 친구가 그만 두는 날 사실대로 고백하더랍니다. "여기 음식에는 조미료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기름기 역시 너무 많아서 난 딱 질색이야~~"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주인조차 먹지 않는다는 음식이었다니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곳 중국요리를 먹을 때마다 맛있게는 먹었는데,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하루종일 물을 마셨던 것 같았습니다. 이제야 드디어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조미료를 아예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심한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그 곳 중국음식이 제일 낫다고 추천까지 해줬는데... 

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이번 여름 한국에 있을 때 종편의 한 채널에서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음식점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 만큼 한국인의 입맛이 조미료에 중독되었다는 것과 정직하게 음식 장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음식점이 그렇지는 않겠지요. 영국에 있는 모든 중국 음식점도 그렇게 요리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동안 갔던 중국집의 실체를 알고 나니 괜히 다른 중국 배달 음식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네요.

 

아무튼 중국인 주인은 자신은 절대 먹지 않는 그런 불량 음식을 사람들에게 팔았습니다. 정말 양심 불량이지 않나요? 다행히 그 주인과 주방장은 한달 전에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주인과 주방장은 아무쪼록 양심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저희 부부는 중국 배달 음식은 사절입니다. ^^;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