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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집안일 잘하는 남편, 아내에게 욱해 던진 말

by 영국품절녀 2012. 10. 22.



저희 부부는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집안일을 함께 분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신랑이 일부 가부장적인 남자들하고는 다르게 사고가 참 개방적이고 유연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싫어하는 일은 남도 싫어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저에게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가사 및 양육은 여자만 해야한다"는 그런 개념도 없어서 아내인 제 입장에서는 정말 편합니다.

 

보통 부부싸움을 하는 이유 중 하나남편이 가부장적으로 남녀의 역할을 극명하게 구분 지으면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맞벌이를 하는 부부라면 더욱 가사일은 분담을 해야하는데, 그런 남편들은 온갖 생색을 내면서 가사를 가끔 도와주지요. 하긴 생색을 내면서도 잘 도와주기라도 하면 좋겠지요??

 

다행히도 울 신랑은 가사를 잘 분담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정말 소질이 없고, 하기 싫은 것인 바느질을 정말 잘합니다. 군대에서 배웠다고 하던데요. 저는 학창 시절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가정, 가사였는데, 유독 바느질 실기 점수가 무척 낮았어요. 이처럼 소질도 없다보니, 관련 취미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신랑이 바느질이 터지거나, 단추가 떨어지면 다 해결합니다. 저는 신랑의 바느질을 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워요.

 

 

아내를 위해 바느질 하는 남편 어떤가요?? (출처: Google Image)

 

그러면서 항상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나같은 신랑이 어디있냐?

네가 먹고 싶다면 다 만들어 주지... 바느질도 해주지..  다림질도 해 주지..

이렇게 말하면 자동 반사적으로 즉각적인 대답이 나와야 해요.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맞아 맞아 울 신랑 최고~

 

그런데,,, 사람이란... 편함을 느끼면 더욱 더 편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느 날 울 신랑이 저에게 기분이 팍~ 상해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겠어요...

네 몫인 집안일까지도 나에게 다 떠미는 것 같아...

난 그럴 때마다 화가 나~~

 

                                                                            (출처: Daily Mail.com)

 

그 말에 전 신랑에게 상당히 미안해졌어요. 신랑은 집안일을 일부 맡으니까, 상대적으로 저는 게을러졌거든요. 자꾸 제가 할 수 있는 일들도 신랑에게 시키려고만 하고... 시키면 투덜거리면서도 하니까요. 그럴 때마다 "고맙다"는 표현도 자주 해야 하는데, 그냥 당연시한 것이지요. 신랑은 참다 못해 점점 제가 해야 하는 집안일까지 다 자신에게 떠미려는 모습에 화를 낸 것입니다.

 

요즘 저희 부부가 많이 바빠요. 신랑은 박사 논문 마지막 학기라서 신경이 예민하고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논문에만 집중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힘이 든가 봅니다. 저 역시도 직장인이 되어 이른 출근과 함께 수업 준비도 만만치가 않거든요. 거기다가 이틀은 자원봉사에.. 매일 블로그 글도 써야 하고, 이웃 블로그 방문도 하고 싶은데 전혀 못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렇다보니, 제가 집안일을 좀 등한시 했답니다. 정말 가사는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안 하면 금방 표시나고... 정말 집안일은 네버엔딩 스토리~~

 

 끝이 없는 집안일~   (출처: http://www.michellehenry.fr/chores.htm)

 

갑자기 2010년 1월 울 신랑이 박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저에게 약속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난 가사를 최대한 많이 분담하면서, 박사 과정도 일찍 끝낼게~~

 

사실 일부 유학생 남편들은 자신의 학업을 이유로 양육, 가사 등을 오로지 부인에게만 다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남편을 따라 타지에 나온 부인들의 삶이 너무 버겁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또한 반대로 가족의 양육 및 집안일 등에만 너무 힘쓰다가, 학업 기간이 길어져 제때에 졸업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요. 다행히 저는 지금까지는 울 신랑이 그 약속을 잘 지켜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11월부터는 울 신랑논문 마무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라고 하는데요, 이제는 신랑에게 가사 일을 좀 덜 하도록 제가 더 많이 배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 그의 맛있는 음식도 덜 먹겠지만요, 울 신랑의 논문이 아주 훌륭하게 잘 마무리 되도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원 팍팍 해줘야겠습니다. 당분간 저는 현모양처 모드로 잠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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