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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언론의 한국 뉴스

한국 군대에 관심 많은 외국 친구들이 경악한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11. 5.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모이면, 절대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군대"이지요. 특히 여자들이 군대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일부 남자들은 자신의 군대 체험에 대해 더욱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말을 하기도 하지요. 그렇다 보니, 여자들이 싫어하는 주제 중에 하나가 군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영국에서 만난 유럽 남학생들 중에도 징병제가 있는 국가 출신인 경우에는 자신의 체험담을 이야기 하면서 한국 군대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울 신랑이 나름대로 육군 병장 출신이고, 최전방에 있었던 터라 유럽 친구들은 신기한지 신랑의 병역에 대한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고 해요.


                                            군복을 입어도 멋있는 현빈 해병대 복무 중



먼저, 영국에서 만난 유럽 남학생들이 체험한 군복무에 대해 알려 드릴께요.

벨기에서 출생 및 교육 받고,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 친구는 자신은 운이 좋게 군대갈 나이에 징병제가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요. 딱히 징병제라고 해도 짧기도 하거니와 대체 복무 기회도 많은 터였지만, 그래도 안해서 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간단한 당일 교육은 받았다네요. 육군 장교 - 그 친구 말로는 대령이었다고 하는데요 -는 벨기에까지 와서 프랑스 국적 젊은이들을 모아 놓고 간단한 교육을 했었다고 하네요.  

독일은 아직까지 병역의 의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프랑스와 같이 워낙 대체 복무(자원봉사나 관공서 근무 등)가 많고 다양해서 자신도 병역 대신 대체 복무를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울 신랑 합창단에서 만난 친구는 키가 거의 190이 넘는 친구인데,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주니어 육상 국가대표였다는데, 체육 특기자로서 면제받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올림픽 메달, 아시안 게임 금메달만이 정식 복무를 피할 수 있는데, 독일은 면제 사유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슬로바키아 친구 역시 병역 의무가 있지만, 자신은 대체 복무로 소방관 - 한국도 의무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어요 - 으로 일을 했다면서, 기간이 1년이 안 될 정도로 짧았다고 합니다. 근처에 화재도 별로 없어서 그냥 지루했었다고 하네요.



의외로 영국 남학생들은 군대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워낙 세계 여러 곳으로 파병을 많이 하며 종종 작전 중 사망 기사가 뉴스에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군대를 별로 달가워 하진 않네요. 이에 반해, 영국인 할아버지들은 병역 의무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군대 얘기가 나오면 한국 군대에 관심이 상당하십니다. 교회 및 지역 모임에서 할아버지들을 만나게 되면, 꼭 울 신랑에게 자신이 복무한 군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다들 해외 파병 경험이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교회에 젊잖으신 할아버지/할머니가 교회 멤버로서 열심히 나오시는데요. 그분들 집에 초대받아 가보니 말레이시아에 파병되었을 때 찍은 사진을 액자에 걸어 놓으셨더군요. 오래되신 분이라 그런지 아직도 말레이시아를 옛 이름인 말라야로 부르시더군요. 주특기가 사진병이셨다는데, 평생 사진사로 일하셨고 책도 한 권 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울 신랑에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군복무 했는지 자세하게 물으셨지요.


                일본 개그맨이 한국 해병대 체험하는 장면인데, 엄청 웃기던데요.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한국 군대에 관해 무엇이 궁금하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볼까요?

1. 복무 기간이 너무 길다.
짧은 군복무 기간을 가진 (혹은 모병제인) 유럽 남학생들은 울 신랑이 2년 2개월 병역의무를 졌다고 하니깐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너무 길다고 했다네요. 울 신랑이 이번 학기부터 동아시아 정치 세미나를 맡았어요. 한국 남북한 정치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남북한 모두 군대가 의무복무라고 했더니 영국애들이 놀랬다고 하네요. 그래서 신랑이 웃으면서 대꾸해 줬다네요. "북한은 10년이 넘어..."


2. 군대 생활의 궁금증
길고 긴 군대 생활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일본 친구들이 이에 대해 많이 물었다고 해요. 일본애들은 자기 나라 자위대처럼 일과 시간 끝나면 퇴근하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무엇을 먹고, 어떤 곳에서 잠을 자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30명이 한 공간에서 잔다고 했더니, 경악을 하면서 너무 불편할 것 같다면서 놀라더군요. 특히 일본 친구들에게는 한류 스타들이 군대 가는 것 조차 큰 이슈인 것 같아요. 신랑이 가르치는 일본 학생은 한국 해병대에 관심이 많아 해병대 캠프에 한 번 참가해 보고 싶다고 했답니다. 신랑이 한마디 했대요.  "방학 때 갔다와... 눈 빛이 달라질 거다." ㅎㅎ


3. 월급
울 신랑이 이등병 때 - 물론 10년도 더 됐네요 - 5파운드 (9,900원)이라고 했더니, 유럽 친구들뿐만 아니라 일본 친구들도 완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신랑 말로는 뭐 나라에서 다 주는데 딱히 돈 쓸일은 없었다고 했다네요. 특히 이등병때는 고참들이 항상 사줬다고 하네요. 그런데 최전방으로 가니 월급이 2배가 되더랍니다. 생명수당이라고들 들었는데 실제로는 격오지 수당이라고 하네요. 

  
4, 총기 사용 방법? 
일본 남학생들의 질문으로, 총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 합니다. 일본도 총기 소유가 불법이어서 그런지 자위대에 입대하지 않는 이상 총을 쏴 볼 일이 없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 여행오는 일본 남자들에게 권총 사격장이 인기 만점이라고 하네요. 부인이나 딸은 쇼핑 보내고, 남자들은 사격장으로 고고~ 씽~.


영국 할아버지들이 하셨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국 어르신들의 눈에 요즘 젊은이들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징병제를 시켜 규율 및 질서를 가르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시곤 합니다. 하긴, 구직 활동 안하고 실업자 수당이나 받으면서 빈둥거리고 놀거나, 밤 늦게 술 취해, 고성방가 하는 영국 젊은이들 군대 좀 보냈으면 합니다. 정신 좀 차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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