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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명품 드는 한국 - 명품 없는 영국 여대생, 왜?

by 영국품절녀 2012. 2. 16.



한국 여자 = 명품 백 중독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참 낯설지 않을 정도로, 각 종 미디어를 포함해 블로그의 글 소재거리로 단골 손님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매 년 천장부지로 오르는 샤넬 백 (특히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품목) 가격이 또 인상된다는 소리에 샤넬 백을 사고 싶어하는 한국 여성 고객들은 또 아우성입니다.

국내 샤넬 백의 인상 정책에 대한 패션 관계자 말에 따르면, "지하철 타는 한국 여대생들이 샤넬 백을 들고 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하네요.  이 말이 정말 사실일지는 알 수 없지만, 샤넬 측에서는 희소성을 높인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명품은 비싼 가격에 상응하는 희소가치가 있어야지 살 맛 나니까요.


                                                            (출처: chosun.com)

                          “샤넬 측의 매년 가격 인상은 매출 올리고, 고객 선별까지 일석이조네요. 
           여전히 샤넬은 한국 신부 혼수 필수품으로 한국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백으로 자리잡고 있지요.
                                                   
                               
명품의 희소 가치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가격 인상을 한 샤넬 측의 입장은 이런 것일까요? 

이번 한국 방문 시 가장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명품 백에 관한 것이었어요.
길거리에서 본 대다수의 한국 여대생 혹은 20대 초반의 여성들의 가방이 거의 다 명품 브랜드더라고요
.
한국 신문 기사를 보면 다들 경제사정이 어렵다고 하는데
, '왜 다들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닐까' 참 의아했지요 요즘에는 명품을 들었어도 자꾸 이미테이션처럼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길거리에 널렸으니까요.

그런데, 한국 뿐 만이 아닙니다. 영국에 나오는 한국 어학 연수생들도 마찬가지에요. 이들은 대부분이 대학생들입니다 (특히 저학년들). 간혹 직장을 다니다가 온 나이 많은 여성들도 있긴 하지만요. 많은 어린 여대생들의 가방은 보통 외국 비싼 브랜드 혹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십에서 수백만 원에까지 이르는 명품 브랜드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을 다닐 때와 현재의 대학생들의 처지는 참 많이 다르지만요. 어린 여대생들이 가지고 다니는 가방 브랜드를 볼 때마다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제는 중 고등학생들마저 명품에 눈을 일찍 뜨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연예인처럼 샤넬 백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것이 부러운가요?    (출처: Glamour.co.uk)

계속되는 샤넬 등을 비롯한 명품 백 가격 인상에, 일부 한국 여대생들은 영국 어학 연수를 마치고 들어가면서 하는 일이 명품 가방을 싼 값에 구입 하는 것 입니다. 특히 샤넬 가방을 사려고 하지요. 물론 저는 그들이 명품 백을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보다 유럽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싸기 때문이지요. 다만, 많은 비용을 명품 구입에 모조리 지출하는 모습을 보면 좀 씁쓸합니다.
(
, 자신의 돈이면 뭐라고 할 말이 없겠지만요, 부모님의 돈으로 명품 백에 많은 비용을 소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참고로, 인천 공항 세관에서는 어학 연수 및 유럽 여행하고 귀국하는 한국 어린 여성들의 소지품에 대한 검열이 종종 엄격해 지기도 합니다. 워낙 세금 신고없이 명품 백들을 많이 구입해서 들어오니까요.


이에 반해
, 거리에 다니는 영국 및 유럽 여대생들의 가방을 보면 상대적으로 명품 백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고그녀들이 명품 백을 전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있어요. 하지만, 그 수는 한국 여대생들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지요. 다만, 중년 부인들 혹은 30~ 40대 중반의 전문직 여성들의 명품 백 착용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한국과 비교해) 영국 및 유럽 여대생들의 명품 백 착용이 왜 눈에 띄지 않을까요?

그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사지 못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보다 명품 세일 폭이 크고, 매 년 복싱데이가 있어 한국보다 더욱 쉽게 명품 가방을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워낙 최저 임금비가 높기 때문에 방학동안 두 달 정도만 풀타임(하루 6~7시간)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도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 돈으로 약 3~4 백 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습니다. 전에 신랑과 함께 방학 동안 기숙사 청소 일을 같이 한 중국 여대생은 두 달 동안 번 돈으로 명품 백을 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보통 중산층에 해당하는 영국 대학생들은 "자신이 현재 경제적인 능력(직업)이 없으므로, 비싼 옷, 신발, 가방 등을 사는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한 또래 집단에서도 부모 돈을 펑펑 쓰는 친구들은 "철이 없다"라고 생각한다고 해요.  (물론 부모 돈 막 쓰고 다니는 영국 대학생들도 있지요.)



매 년 천장부지로 가격 인상하는 샤넬의 정책도 분명 문제이긴 하지만요,
영국 학생들의 논리에 의하면 우리 한국 여대생들은 참 "철이 없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명품을 구입할 만한 경제적 능력 없이 부모 돈으로 명품 백 사는 한국 여대생들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