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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한국인이 감동한 영국 미용실 서비스 방식

by 영국품절녀 2013. 4. 28.


해외에서 처음 살게 되면, 대부분의 정보는 이미 그 곳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의 직/간접 경험들을 통해 얻어지게 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런 정보들이 대체로 정확한 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현지 미용실 가기" 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제가 이미 "미용실" 관련 포스팅을 몇 번 한 적이 있는데요, 영국 미용실 이용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쓴 글을 읽으셨을 거에요. 그런 저이기에 그 동안 영국에서 살면서 현지 미용실을 전혀 간 적이 없으며, 런던에 있는 한인 미용실만 일부러 찾아가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한국인들로부터 꽤 많은 영국 미용실의 좋지 않았던 경험들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약 한달 전쯤에 난생 처음으로 영국 현지인이 하는 미용실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의 마지막 미용실 이용은 작년 여름이었어요. 10개월이 지나니 숱이 많은 제 머리 상태는 더 이상 통제 불능이 되고 만 것입니다. 런던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왕복 런던 교통비에 컷트를 하려면 적어도 십만원이 훌쩍 넘고, 게다가 런던을 가면 점심도 먹어야 하고 한국 음식 재료도 사고 싶어지기에 적어도 약 이십 만원 이상이 들거든요. 컷트하러 런던 한 번 다녀 오는게 이렇게 힘들답니다. ㅠㅠ 경제적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은 저는 장고 끝에 어쩔 수 없이 동네 영국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간 곳은 아니랍니다.

 

 

 

참고로, 영국 현지 미용실 예약 정보를 알려 드릴게요.

먼저 "예약제" 입니다. 종종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요. 요즘 한국에서도 미용실을 예약하고 가는 분들이 많은데요, 보통 현지인들은 예약을 합니다. 예약 방식은 전화, 이메일, 직접 방문이 있으며, 예약 시 이용 목적 및 시간과 원하는 스타일리스트를 정하면 됩니다. 쓰다보니 한국과 별 다를바가 없네요. ㅎㅎ

한국도 큰 미용실은 마찬가지겠지만, 영국 미용실은 보통 헤어 스타일리스트의 등급이 있어요제각기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참, 학생인 경우에는 보통 10~30% 정도의 할인이 있으므로 미리 확인 차 물어보세요. (단, 학생증 필수 지참) 가끔 미용실마다 특별 할인 오퍼(파마, 염색 등)가 있으므로 잘 찾아 보시면 됩니다.

 

 

제가 예약한 미용실은 전에 신랑이 몇 번 컷트를 했던 곳이라서 살짝 안심하고 선택했습니다. 그 곳은 소규모 미용실이라서 딱 두 명의 스타일리스트(남자1, 여자1)가 있어요. 저는 저렴한 스타일리스트로 정했지요. 예약 시간에 맞춰서 갔더니 젊은 영국인 여자 스타일리스트가 제 컷트를 담당한다고 했습니다. 그 미용실은 철저한 예약제라서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요, 그저 제 담당 스타일리스와 고객인 저, 다른 남자 스타일리스트와 고객, 의자에 앉아 책을 보며 기다리는 신랑 이렇게 미용실에는 5명만이 있을 뿐이었어요.

 

 

 

저는 도착하자마자 예약 이름을 확인하고 겉옷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나서 컷트를 어떻게 할 것인지 스타일리스트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그녀에게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을 가져가 보여주면서, "다소 짧고 가볍게 잘라 달라, 하지만 너무 많은 숱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요구했습니다. 전에 영국 미용실에서 어떤 한국 학생이 단발로 잘랐는데 아무런 숱도 치지 않고 그저 싹둑 단발로 자른 경우와 다른 학생은 숱을 쳐달라고 했더니 레이어드를 너무 많이 해서 헤어 관리의 어려움을 목격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영국인 미용사는 저를 머리 감는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조심히 정성껏 머리를 감겨줬는데 약간 아쉬움이 있었어요. 한국 미용사들은 머리에 지압을 하면서 시원하게 감겨주는데 여기는 그런 맛은 없더라고요. ㅎㅎ 드라이로 머리카락을 말리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을 했어요.

 

먼저 네가 원하는 헤어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해

고데기로 컬을 다 펴서 생머리로 만든 후에 자르도록 하겠다.

 

드라이로 머리를 말린 후, 약 30분 이상을 고데기를 이용하여 생머리로 만들어 주었어요. 얼마 만에 생머리를 해보는지.... 최근 몇 년사이에 생머리를 했던 기억이 전혀 나질 않을 정도로 거울에 비친 저의 모습이 상당히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컷트가 시작되었어요. 머리를 자르면서도 안심이 되지 않은 저는 이렇게 물어봤지요.

 

동양 사람들의 머리카락이 두꺼워서

서양인보다 컷트 하기가 좀 어렵지 않나요?

 

 

보브 단발 같은 것은 좀 어렵지만두상의 차이가 커서..

그 외에는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요.  

 

 

 

한국에도 동네마다 미용실이 많잖아요.

영국도 동네마다 미용실, 이발관이 정말 많습니다.

 

 

그녀의 자신감 있는 모습에 저는 다소 안심을 하고 이제부터는 "될대로 되라 난 너를 믿는다" 그렇게 마음을 놓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컷트를 하면 한 시간 이내로 끝났던 것 같은데요, 여기 영국 미용사는 얼마나 정성스럽게 조금씩 신중하게 자르는지요. 컷트한 시간이 무려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숱을 쳐도 대부분 숱가위을 사용해서 팍팍 쳐버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녀는 대부분을 그냥 가위로 부분적으로 머리카락을 조금씩 잡아가면서 계속 다듬었는데요, 그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인지요. 그녀의 정성스런 손길과 꼼꼼함에 감동이 백배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영국에서 컷트를 하고 나서 마음에 든 적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컷트는 너무도 만족스러웠어요. 울 신랑 역시 저를 본 첫 마디는 "너무 예쁘다." 였어요. 또한 만나는 한국 친구들 일부는 "머리 어디서 했냐?" "예쁘게 잘랐네" 라는 반응인 거에요. 영국 미용실에서 했다는 말에 다들 의아해하면서 "정말? 어딘데? 영국인도 잘 자르네…"

 

 

얼마 전에 영국에서 오래 산 지인 분에게 "저의 첫 영국 미용실 경험"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 역시도 자신의 경험과 비슷하다고 하시면서, 확실히 영국 미용실을 갈 때에는 컷트를 하는 정성에 감동을 받는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스타일이 아닐 경우가 꽤 있어서 문제이지만요. ㅎㅎ

 

솔직히 파마도 아니고 컷트 시간이 거의 2시간이 넘으니 지루하고 힘들긴 해요. 제가 미용 기술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직접 경험을 해보니 영국과 한국의 컷트 기술이 좀 다른 것 같고요. 확실히 영국 미용사들의 컷트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영국 미용실이 가장 좋았던 점을 꼽자면요, 제가 정한 스타일리스트가 머리 감기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정성스럽게 서비스를 해 준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컷트 가격이 강남 일류 미용실 정도이지만요. 컷트에 지불한 비용은 £32 (6만원 정도) 입니다.

 

☞ 영국 미용실은 스타일리스의 경력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보통 £25~65 (5만원~ 13만원) 

 

저의 경우에는 한인 미용실을 가는 것보다는 이 곳 서비스가 훨씬 좋았고, 가격 면에서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제가 갔던 한인 미용실도 약 £30 정도 하거든요.

 

 

 

 

비달 사순     (출처: Google Image)

 

저는 이제 단골 동네 미용실이 생겼습니다. 이제 런던 한인 미용실까지 굳이 갈 필요도 없고요. 이번 일로 인해 이런 가르침을 얻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의해 얻어지는 정보들은 위험 부담이 적으므로 큰 도움이 되겠지만, 때로는 모험도 필요하다. 만약 제가 영국 미용실을 찾는 모험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여전히 런던까지 갈 비용과 시간이 없어 컷트를 망설이고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계속 받고 있었을 거에요. 그렇지만 실패를 무릅쓰고 시도를 해 본 결과, 비용도 덜 들고 만족스러운 컷트 결과까지 얻었습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손 기술이 좋아, 보통 영국인들에 비해 미용 기술이 휠씬 좋다" 라고요.

물론 맞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영국 미용사들이 동양인 헤어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는 미용 기술을 배운 적도 없고 아는 바도 없으므로, 한국과 영국인의 미용 기술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경험해 본 바, 모발의 차이에 따른 컷트 방식과 시간 소요가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또한 고객인 제가 느끼기에는 확실히 영국 미용실은 제가 선택한 스타일리스트가 오로지 나만 담당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서비스를 정성스럽게 해 준다는 점이 참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과는 다른 영국인의 헤어 스타일을 해 볼 수 있는 기회였고요. 물론 영국과 한국의 컷트 비용만을 놓고 비교해 본다면, 영국 컷트 비용 정말 비싸네요. 역시나 한국 미용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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