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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해외에 나가면 그래도 기댈 곳은 한국인

by 영국품절녀 2014. 8. 1.

어제 서울은 종종 소나기가 내리기는 했는데요. 오히려 습도만 올려 숨쉬기만 힘들어졌네요. 날씨에 대해서 말하기 좋아하는 영국인들이 이런 날씨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 할지 약간 궁금하네요. 몇 년 전, 한국인과 결혼한 영국인 친구는 한국의 첫 여름을 지내면서 수박을 껴안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했던 말이 바로 "이 나라에서 여름에는 먹을 것이 수박 밖에 없다" 였습니다. 요새 들어서 비로소 왜 이 시기에 바캉스를 떠나야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요즘 남들은 다 쉴 수 있는 이 시점에 첫 유학길을 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국가들은 주로 9월에 학기를 시작하므로, 이 7월말~8월초는 첫 학기를 시작하는 유학생들이 이미 해당 국가에 도착해 적응을 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직장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기 시작 전에 급하게 출국을 하는 학생들도 있긴 하지만요.

 

그런데 뒤늦게 지원 대학 오퍼를 받고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각 학교들이 Clearing 을 통해서 추가 합격자를 받습니다. 이 때 오퍼를 받게 되면 그 짧은 시간에 비자 준비부터 기숙사 신청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할 것입니다. 가장 문제는 바로 기숙사입니다. 이 시기에는 기숙사가 이미 학생들로 가득찬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 시동생은 미국에서 공부했는데, 8월에 입학허가가 난 바람에 기숙사 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지요. 운이 좋아서 기숙사는 정해졌더라도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현지 분위기에 대해 걱정이 생길 수도 있지요.

 

 

(출처: Google Image)

 

이런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 분들을 위한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1) 현지 한인 학생회와 접촉해 보기

웬만한 해외 대학에는 한인 학생회가 거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한인 학생회와 접촉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학부생들의 경우에는 방학 기간이라 거의 한국으로 돌아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학교의 International Office에 연락해 한국 학생들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의 경우에는 한국학생 대표 계정이 있어서, 그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면 전체 한국인 학생에게 도착한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입장에서는 꽤 유용할 듯 합니다. 특히 운이 좋다면 학업을 마무리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생활용품 등을 인계받을 수 도 있겠지요.

 

(2) 현지 한인교회와 접촉해 보기 

전 세계에 어디가나 한국인을 만날 수 있듯이, 한국인들이 많은 곳은 항상 교회가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캔터베리는 한인 수가 적어 교회는 없지요. 저희 부부도 석사 시절 브리스톨 한인 교회를 다니면서 꽤 많은 생활용품을 받기도 했었고, 생활에 유용한 정보 등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출국 전에 미리 교회 위치와 목사님의 연락처를 알고 오는 것이 좋고요, 문의할 것이나 도움을 요청하실 분들은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하시면 될 것입니다.

 

사실 외국에 나오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로 "한국 사람을 조심해라" 인데요, 그래도 타지에서 도움을 많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 역시 한국인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해외에서 오래 살다보면 도움을 주고도 욕을 먹거나 아쉬울(?) 때에만 연락을 하다가 안면몰수하는 등 매너 없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도 저희의 경우에는 주변 한인 분들로부터 워낙 도움을 많이 받았던 터라, 저희 역시도 아낌없이 남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며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경험해 본 바 앞으로 유학 및 어학연수를 가시려는 분들에게 이렇게 고하고 싶습니다.

 

타지에서 한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받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매너 있는 태도로 감사히 도움을 받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그렇듯이, 해외에서 오래 사신 한인 분들은 대부분 같은 동포들로부터 물질/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꼭 있거든요. 상대방에게 꼭 감사 인사를 하시고, 작은 선물 혹은 식사 대접이라도 하면 서로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외국에서 살면서 남을 돕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것도 어떠한 대가없이 무료로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니까요.

마찬가지로 해외에 사시는 한인 분들도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해외에 나오기도 전에 이미 해외사는 한인들이나 선배 유학생들에게 실망감과 불쾌감을 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출처: Google Image)

 

저희 부부는 다행히도 영국에서 참 좋은 지인분들만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되네요. 그래서 저 역시도 그분들이 대가없이 저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신 것처럼, 지난 4년 반동안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어린 유학/어학연수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 위해 노력했답니다. 제 블로그 운영의 한 목적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은 동포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