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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해외에서 본 동양인의 음식 싹쓸이, 도 지나쳐

by 영국품절녀 2013. 4. 4.

저는 화요일마다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엄마와 아이들이 모이는 놀이 그룹인데요, 그 곳에서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고, 엄마들에게 차 서비스를 하는 일을 맡고 있지요. 대부분이 영국 및 유럽 출신의 엄마들이고요, 종종 아시아 출신도 있습니다. 보통 이 곳에서는 아이 당 입장료 1파운드 (1800원) 만 내면, 약 3시간 동안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아이들은 징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미술, 요리 등 액티비티를 하기도 하고요, 또한 동화책을 읽어 주는 시간도 있습니다. 그 시간에는 쥬스, 과일, 비스킷 등 간식 타임도 있고요. 엄마들에게도 역시 차(커피)와 비스킷이 제공되지요.

 

어느 날 자원봉사를 하는 영국 할아버지가 저에게 웃으면서 조용히 이렇게 말을 하는 거에요.

저기 보이는 중국 할머니 있지?

저 할머니가 저번 주에 차를 세 잔이나 연거푸 마시더라. ㅎㅎ

 

그러면서 저 뿐 아니라 다른 영국인 자원 봉사자들에게도 중국 할머니가 한번에 차를 세 잔이나 마셨다는 말을 전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영국 할아버지가 놀랄 만도 한 것이 그 곳에서 지금까지 제가 그곳에서 2년 넘게 일하면서 그 누구도 차를 두 잔 이상 마시지 않았다는 거에요. 물론 찻잔이 작으면 두 잔 정도 마실 수도 있겠지만, 큰 머그 잔에 차 혹은 커피를 가득 담아 제공하고 있어요.

 

                                                    (출처: Google Image)

 

저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어요.

중국 사람들이 차를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그 날도 그 중국 할머니는 머그잔에 한 가득 담긴 차를 한 잔 마시고, 또 달라고 해서 마신 후에, 또 달라고 세 번 오셨지요. 저는 아무리 차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때 마침 차가 더 이상 남지 않아 드릴 수가 없었지요. 가만히 보니 차뿐 아니라 손자가 마시는 쥬스도 항상 더 달라고 하는 등 무조건 쥬스도 두 잔은 기본입니다. 거기다가 과일, 비스킷 등도 항상 더 달라고 하는 거에요.

 

저는 그 중국인 할머니가 왜 그러실까? 고민해 보다가 떠오른 것이 있었는데요, 중국에서는 부페를 차리면 망한다는 말이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제한이 없으니 무조건 많이 먹기 때문이래요. 어쩌면 그 중국 할머니도 이것이 공짜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할머니가 차를 좋아하신다고 해도 말이 안되지요, 항상 두 세 잔은 기본이고요, 손주에게 주는 과일, 비스킷, 쥬스도 항상 더 달라고 요구하십니다. 그것도 아이 쥬스가 1/3 정도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더 가득 부어 달라고 하세요.

 

또한 다른 동양 할머니는 항상 손자의 간식을 너무 많이 챙겨갑니다. 특히 과일만요. 그리고는 항상 다 먹지도 않고 가득 남겨 가지고 버리게 만드는데 가끔 짜증납니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가야지 욕심만 많아서 왜 이리 많이 챙기는지요. 그러면 다 먹기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유럽 출신 엄마들도 아이들의 간식을 더 달라고는 하지만, 정말 한 두개 정도만 더 가지고 갑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영국 엄마들이었어요. 모든 영국 엄마들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타 국가와 비교해 보면 좀 다릅니다. 아이에게 줄 만큼만 딱 챙깁니다. 그리고는 절대 음식을 남기지 않아요. 또한 아이에게 더 이상 주지도 않아요. 그런게 확실하더라고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지인 분에게 했더니, 그 분 말씀이 동양인들이 좀 그러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요, 유럽여행을 가면, 패키지로 온 한국인들 때문에 창피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고 하시네요. 이를 테면 아침에 호텔 부페 조식에서 얼마나 남은 음식들을 냅킨에 싸서 주머니 혹은 가방에 넣는지요.

 

(출처: tripadvisor.com)

 

전에 유럽의 한 호텔에서는 이런 한국인 관광객들의 행동문제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출처: Google Image)

 

일부 한국 관광객들이 부페에서 음식을 싸가지고 나중에 먹으려고 방에 그것을 놔둔 것이 화근이었지요. 호텔 측에서는 청소를 하러 들어갔다가 그 음식을 보고 문제를 삼았다고 하네요. 호텔 측은 부페 음식을 싸가지고 나간 것 자체에는 큰 문제를 삼지 않았지만, 그것을 호텔 방에 둔 것은 규정 상 절대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해외 여행까지 올 정도면 다들 먹고 살만 할텐데요, 아마도 이것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매너의 문제로 이해해야 겠지요.

 

이처럼 해외에서 본 동양인들의 음식 싹쓸이는 도가 지나칩니다. 중국인 할머니의 공짜 차 사랑을 본 자원 봉사자들의 시선은 과히 좋지 않습니다. 제발 동양인들 매너 좀 챙겼으면 좋겠어요. 보통 한국인들은 중국인들 매너없다고 욕하는데, 제가 영국에서 본 바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차라리 일본인들은 그런 매너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직 한국인은 선진 시민이 되기에는 멀었습니다. 제발 공짜 혹은 부페라면 사죽을 못 쓰고 음식 싹쓸이 하거나 챙기는 그런 창피한 행동들,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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